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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ds

아빠는 컴퓨터 안에 있는거야!

by Deborah 2010. 1. 11.

컴퓨터 안에 있는 아빠와 이야기해요.



우리집의 예쁜 막내가 들려준 말 때문에 가슴이 좀 아픕니다. 그 사연을 들어 보실래요? 남편이 멀리 쿠웨이트에서 군복무를 다하고 있습니다. 그런 남편은 가족이 보고 싶을때는 스카입이라는 메신저를 이용해서 가족과 만남을 갖게 됩니다. 아빠의 모습이 웹캠을 통해서 보이면 나린이는 외칩니다.

"아빠다!! 엄마! 아빠야..~"

엄마를 재촉하듯 부릅니다. 그리고 나린이는 언제나 한결 같이 아빠에게 말합니다.

"아빠. 안녕.."
"응 나린이도 안녕."
"뭐하고 지냈어요?"
"아빠..중얼 중얼..."

아빠도 알아 듣지 못하도록 수십간에 랩을 해버리는 나린이를 보면서 아빠도 웃습니다. 이렇게 부녀는 멀리 떨어져 있는 아쉬움을 달랩니다. 이렇게 컴퓨터의 도움을 받아서 통신을 하고 지낸지도 9개월이라는 시간이 지났습니다. 그런 나린이가 엄마에게 무심결에 던진 말이 안타까움이 남습니다.

"아빠.. 중얼 중얼"( 이렇게 나린이의 속사포 랩이 시작된다.)



엄마는 컴퓨터를 평상시처럼 켜놓고 사이트에 로긴을 하고 있었죠. 갑짝이 나린이는 엄마에게 말합니다.


나린: 엄마. 아빠있어."
엄마: "뭐? 아빠가 어디 있는데?"
나린: "컴퓨터 안에 있어."
엄마: "엥.. 컴퓨터 안에 아빠가 있는거야?"
나린: "응 아빠는 컴퓨터안에 있어."
엄마: "그럼 나린이는 어떻게 아빠 만나지?"
나린: "아빠있는 컴퓨터 안으로 들어가야지."


어린 나린이 생각에는 아빠를 항상 메신저를 통해서 보고하니, 아빠는 늘 컴퓨터 안에 살고 있는줄 알고 있습니다. 컴퓨터만 켜놓으면 아빠가 보이는줄 아는 나린이를 보면서 마음 한구석은 아련해 옵니다. 얼마나 아빠가 보고싶을까. 어린것이 아빠 보고싶다는 표현도 안합니다. 혼자서 꾹 참고 있는지. 나린이의 이런 모습이 안스럽기까지 한 오늘 하루였습니다.

마이크를 가까이 대고 이야기 하는 모습이 마치, 아빠를 가까이에서 느끼고 싶어하는 모습처럼 보였습니다.


나중에 남편에게 이런 이야기를 했더니, 남편도 마음이 아프다고 했습니다. 남편도 힘든것이 나린이와 많은 시간을 보내지도 못한채 쿠웨이트로 가셨기에, 더 보고 싶은 마음이 간절할것이란 생각이듭니다. 남편은 나린이를 보면 항상 공주라고 한국어로 말합니다.

"우리 공주마마..!!"

늘 이렇게 가까이에서 불러줬던 아빠의 모습을 이제는 컴퓨터를 통해서만 보게 됩니다. 그러니 작은 가슴에도 아빠를 그리워하는 마음이 자라나고 있었습니다. 아빠가 보고 싶어도 보고 싶다는 말도 안하고 잘 참아주는 나린이가 대견스럽기도 합니다. 우리 예쁜 나린이는 마이크를 오늘도 꼭 잡았습니다. 그리고 아빠에게 마마미아 노래 한 소절을 들려줬습니다.


"나린아.. 우리 조금만 참자? 응? 엄마도 잘 견디고 인내할게. 알았지?"


"아빠 빨리 오세요. 보고 싶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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