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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ds

미국 이발관에서

by Deborah 2009. 2. 9.
마지막이라는 단어는 우리를 슬프게 한다. 이라크 가기 전에 마지막으로 그의 머리를 늘 만져 주던 이발사를 만났다.
그의 이름은 빌이였다. 우리가 방문했을 때 빌의 이발소는 많은 사람이 대기 하고 있었다. 노소 구분없이 많은 남자
들이 줄어지어 기다리고 있었다. 빌은 미국의 금발 소년 머리를 바쁜 손놀림으로 갂고 있었다. 앉아 있던 소년은 지루한지 몸을 비틀어 대기 시작했다. 빌은 그 소년이 무엇을 좋아하는지를 잘 알고 있다. 재빠르게 텔레비전 채널을
소년이 좋아하는 프로로 바꾸니 아이의 얼굴에 화색이 돈다. 빌의 빠른 손놀림이 무사히 금발의 소년 머리를 완성하자 그의 아버지가 빌에게로 다가와서 아들의 머리 갂은 모습을 보더니 만족하는 눈치였다. 빌은 금발 소년아버지께
일정한 이발료를 받고 그들과 작별인사를 했다. 이런 일을 반복적으로 하는 빌은 40년 이발 경험을 토대로 그가 평생 손을 잡고 하던 이발소 그대로 모습을 간직하고 있었다. 빌에게 살짝 다가가서 오늘이 남편이 이라크 가기 전에 마지막 이발이 될 것이라는 말을 하자 그의 눈빛은 나를 향해 안타까움으로 가득했다. 먼저 그는 우리 두 녀석의 머리를
갂아주고 난 다음 남편의 머리를 능숙한 솜씨로 이발을 했다. 

유진이 머리를 만지고 계신다. 유진이는 핸섬하다.



빌은 이발을 하면서 손님과 많은 대화를 나눈다. 마치 손님은 그날의 하루 이야기를 다 털어놓는 셈이다.
그런 면에서 빌의 직업은 단순한 이발사는 아니었다. 그는 다른 손님의 이야기들 들으면서 살아온 경험을
토대로 그의 조언도 들려주고 때로는 그들이 삶에 대해서 푸념을 늘어 놓을 때는 말 없이 들어주는
그런 사람이었다. 즉, 그는 심리치료사처럼 그들의 마음을 아는 듯이 말하고 있었다.
하루 맞이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끝이 없다. 그가 일을 마치고 난 후에야 그들이 이야기는 끝이 난다.
머리를 만지는 손과 말을 하는 입은 제각기 구실을 제대로 하고 있었다. 그의 한 치의 오차도 없는
머리를 다루는 솜씨를 보면서 40년 경험이 그대로 묻힌 것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해 주고 있다.
이제 70세를 훌쩍 넘어선 나이에도 그의 직업에 손을 놓지 못하는 이유야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로 친다면 그가 사랑하고 애착을 두는 이발에 대한 열정이 아닌가 생각된다.

빌과 남편..빌은 자상한 아버지 같다.

머리를 다루는 능숙한 솜씨

머리를 만지면서 대화를 한다.

 

헵시바양은 책을 본다.

옷걸인줄 알았더니, 큰아들도 있다.

여기를 봐..하니 돌아 서서 본다.



이발소에서 깍았던 머리가 마음에 안 드나 보다. 모자를 샀다.


저녁 노을이 아름다웠다.

하늘도 노을빛으로 물들었다.

해는 저물어 간다.



오늘날 사라져 가는 한국의 이발관의 모습과 미국의 오래된 이발관은 여전히 사람들로 붐비고
있음을 볼 때 옛것을 찾는 사람들에게는 향수를 불러 일으키는 장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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