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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ing in America

압정을 삼켜 버린 황당한 이야기

by Deborah 2009. 2. 5.


외국에 거주하다 보니 주변에 친구들이 외국 사람들이 많습니다. 며칠 전에 외국 친구 트리샤로부터 전화가 왔습니다.


" 내일 우리 작은딸 좀 봐 줄 수 있겠니?"
"왜. 무슨 일 있어?"
"응 내 딸 제시가 액자를 걸다가 압정을 삼켜 버렸어."
"헉.. 입에다 압정을 넣어서 그런 거야? 아니면 도대체 어찌된 거야?"
"너도 알다시피 딸아이가 근육을 움직이는데 장애가 있잖니. 그래서 무의식중에 입을 벌리고 있었는데.
달력을 위치를 조절 하다 거기에 꽂혀 있는 압정이 떨어졌는데 제시 입안에 들어가서 삼켜 버렸어."
"헉. 제시는 괜찮은 거니? 어때 지금은?"
"괜찮기는 토하고 해도 압정이 안 나오고 가슴이 아프다고 말을 해서 병원에 데리고 가서 엑스레이 찍었더니
압정이 가슴을 약간 빗나간 자리에 있더라고."
"그럼 그때 빼냈어야지. 왜 안 빼고 여태 기다린 거야."
"응 다 병원비 때문에 진료를 그곳에서는 못 받고 오늘 병원에 가서 수술을 받아서 꺼내야 한다고 하네."
"그렇구나. 그래 그럼. 작은딸 데리고 와. 내가 하루 봐줄게."
"언제 집에 올지는 모르는데..미안하다. 집에 오게 되면 연락 줄게."
"알았어. 염려 말고 다녀와. 아무 일 없었으면 좋겠다."

아..이런 황당한 일도 있군요. 주위에 워낙 일도 많고 사건이 끊이지 않는 친구입니다. 그녀의 딸 제시가 이번에는
압정을 입에 삼켜서 병원에 데리고 갔습니다. ㅡ.ㅡ
친구는 그녀의 딸 제시를 데리고 오후에 왔습니다. 제시의 압정은 가슴 깊이 들어 있어 긴 튜브를 연결해서 끄집어 냈어야 한다고 합니다. 제시는 목이 많이 아프다고 호소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것도 그럴 것이 목에 긴 튜브가 연결되어 압정을 빼내었으니 그럴 만도 하죠. 며칠 지나면 괜찮을 것인데, 지금은 어리광을 많이 피우는 모습이 보입니다. 제시는 요즘 환청으로 말미암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그녀의 엄마가 하소연을 했다.


"내 딸은 무의식중에 6살 된 사내아이와 대화를 하나 봐. 그런데 그 사내아이가 자꾸 나가서 사람을 죽이라고
 한다네."

"헉.. 그건 또 무슨 말이야? 그럼 직접 그 아이 얼굴도 봤다니?"
"응 아이 얼굴도 보이고 옆에서 자꾸 자살하라고 이야기를 한다네."
"정말 정신이 제대로가 아닌 것 같은데. 정신병원에 연락을 해야 하는건 아닌지 모르겠다. 그러다 정말 네 딸을 잃어 버리면 어쩌려고. "
"나도 그게 두려워. 정신병원에서 나왔다가 지금 상태가 좋아진 것도 아니고 아주 악화 되어 가는 상황이야."
"내가 보기엔 정신질환이 있는 것 같아. 직접적인 치료를 병원에 입원하고 치료 받아야 해."
"안 그래도 며칠 전에 또 자해를 해서 물어봤더니, 그 자해도 옆에서 자꾸 하라고 목소리가 들린다고 해. 그래서 했다고 하더라고."
"정말 심각하다. 병원 좀 알아보고 해야 하는 거 아니야?"
"병원을 알아보려고 해도 병원비를 감당을 못하니 문제지."
 "그럼 정신과 상담 의사에게 이야기해서 병원 입원이 필요하다는걸 이야기해 보는 수밖에 없네. 정말. 그 이야기 들으니 안됐다."

그녀의 딸이 정신 질환을 앓고 있는데, 이런 정도의 수준인지는 몰랐다. 이제는 귀에 다른 사람의 목소리가 들린단다.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는지 어떤지는 모르겠지만, 그녀의 표현 하는 바로는 옆에 사람이 보이기도 하고 주변 인물을 죽이라고 까지 이야기하면서 계속 자해하게 하는 행동을 만든다고 한다.
정말 제시의 머릿속에 자리 잡는 또 다른 악한 기운이 있는 것일까. 이런 문제에 대해서 전문가가 아니니 뭐라 말은 할 수 없겠지만, 제정신이 아님은 확실한 것 같다. 미국에 살면서 어려운 점이라면, 의료 보험에 대한 혜택이 되는 부분이 있고 아닌 것이 있어서 설령 아프다 할지라도 다 혜택을 받고 병원에 입원할 수 없는 노릇이다.
문제는 의료 보험 회사에서 병원비 부담을 하지 않으면 심각한 상황에 몰릴 수밖에 없다. 오바마 대통령이 비민자층을 위한 의료보험 무료 제도를 시행 한다고 이야기는 했지만, 지금 당장 실행 되는 것도 아니다. 시스템으로 연결하기에는 시간이 걸린다고 한다. 이런 작은 것에 희망을 걸고 사는 평범한 미국 시민인 그녀의 삶을 돌이켜 봤을 때, 병원이란 문턱도 가난한 이에게는 너무나 높은 성벽과도 같다.

아무쪼록 그녀의 딸 제시가 정신적인 치료를 잘 받고 건강한 청소년기를 보내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부모 마음이 다 같듯이 자식 하나가 병으로 힘들어 할 때 부모의 마음은 헤아릴 수 없을 만큼 아파져 옴을 느낀다.
그녀도 그런 고통 속에서 그녀의 딸이 밝은 모습으로 청소년기를 보내기를 바라는 마음일 것이다.
앞으로 어떤 일이 그녀의 가정에 닥칠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분명한 것은 그녀가 딸을 위해 온갖 노력을 다하고 희생을 마다 하지 않겠다는 마음이 그대로 보여서 보기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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