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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ing in America

가난한 이들을 위한 추수감사절

by Deborah 2008. 11. 27.

미국에는 매년 추수감사절 때가 오면 이렇게 자선 단체에서 가난한 이들을 위한 식료품을 준비하고 그들에게 나누어 줍니다. 여기서는  food pantry(음식을 저장하는 곳) 라고 해서 음식을 보관해서 가난한 이들에게 나누어 줍니다. 가정 형편이 넉넉하지 못한 이들을 위한 미국의 배려라고 하면 될는지 모르겠습니다. 올해는 추수감사절의 음식을 배급받으러 온 사람들의 행렬이 아주 길었습니다. 줄 선 사람들을 대부분이 실직하는 가정들이 많았고 그중에서도 하루 일당으로 사시는 분들이 줄을 서서 음식을 받으려고 아침 8시부터 와서 있었다는 분의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당장 교통수단이 없는 친구의 운전사로 나선 필자는 긴 줄을 늘어선 사람들 사이로 함께 줄을 섰습니다.
처음으로 이런 광경을 봤기에 그 줄 선 사람들 가운데 있었기에 부끄러움이 먼저 앞섰습니다. 친구를 따라나섰을 때의 기분은 그곳에 가서 사진을 많이 찍어서 블로그에다 올려놔야겠다는 생각이 가득했지만, 막상 그들의 생존현장을 보고 난 필자의 마음은 그다지 사진을 찍고 싶은 마음이 사라졌습니다.

음식 창고에 식료품을 배급받으려고 줄을 선 차들입니다.



식료품 배급을 받으러 오신 분들은 신분증과 사는 거주지가 적혀 있는 우편물을 지참해야 합니다. 긴 줄 서기에 통과된 사람들은 입구에 서 있는 자원봉사원에게 신분증과 현 거주지 우편물을 보여주고 그것을 확인하고 나서야 음식 창고 안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그리고서 주의 상항들이 적혀진 안내 용지를 나누어 주고 번호가 적혀진 용지를 건네줍니다. 그리고 다른 문으로 들어갑니다. 그곳에는 두 명의 자원 봉사자가 컴퓨터에 입력된 빈민 대상자들을 일일이 확인합니다. 번호를 부르면 컴퓨터에 입력된 정보를 확인하고 음식창고에 대기하는 자원 봉사자가 번호를 다시 부릅니다. 음식창고가 있는 방에는 번호를 가진 사람만 들어갈 수 있습니다. 그곳에서 가격이 매겨진 것 중에서 균일하게 포인트가 줍니다. 어떤 것은 포인트가 높습니다. 3~4가지 정도의 물품을 가져 올 수 있습니다. 뒤편으로 보면 헌 옷가지들과 장난감들이 있습니다. 뒤편에 있는 것들은 포인트가 주어 지지 않기에 마음에 드는 것만큼 집어 갈 수가 있다고 합니다. 친구가 물품을 고르는 중에 필자는 친구 아이들과 함께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한 20분 정도 지나니 그녀가 음식창고에서 나오더군요. 물건을 다 고른 사람들은 앞자리에 앉아 있습니다. 조금 기다리고 있으니 자원 봉사 아저씨께서 차를 음식창고 앞에다 주차 시키라고 하십니다. 알고 보니 상자에 담긴 식료품을 차에다 싫기 위해서였습니다. 차에 다 실려진 식료품을 가지고 떠나려는 순간 한국 분으로 보이던 아주머니가 보여서 잠시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음식 창고 안에서 가져온 아기용변기를 보고 장난감인 줄 알고 만지고 노는 라이언의 모습입니다.



안녕하세요? 혹시 한국분 아니세요?
한국 분이시군요. 여기서 이렇게 자원 봉사를 하시나 봅니다.
정말 감사하네요. 우리 한국분이 이곳에서 자원봉사를 하고 계시다니 참 보기 좋습니다.

50세 정도 되어 보이든 아주머니는 이렇게 자원 봉사하러 매주 화요일마다 오신다면서 한국분이란 것을 미리 알려 주셨더라면 다른 것들 좀 챙겨 줄 것인데 너무 늦게 알게 되어 챙겨 주지 못했다고 미안해하십니다. 사실 제가 음식을 받으러 온 것이 아니라고 이야기를 했지만, 그분은 친구 분에게 다른 것들 좀 챙겨 주신다면서 다음에 올 때는 꼭 이야기를 먼저 해 달라고 하십니다. 너무 마음씨 좋은 한국 아주머니를 만났습니다.이렇게 보이지 않는 곳에서 불쌍한 빈민들을 위한 자원 봉사를 하시는 아름다운 한국인들이 많이 계십니다. 그중에 한 분을 만나 뵈오니 하루의 시작이 즐겁기만 합니다. 내가 봉사를 하지 않았는데도 그분이 자랑스럽고 우리 한국인임이 자랑스러운 순간이었습니다.


음식 창고를 나오면서 생각했습니다. 그들이 정말 굶주림에 허덕여서 이곳을 찾아온 것일까? 어느 사이트를 가 보니 음식창고 줄을 서 기다렸지만, 음식을 받아 갈 수가 없을 정도로 음식이 부족했다는 글에 대한 댓글을 단 사람이 있었습니다.  "정말 당신네가 굶주림에 대해서 안다면 아프리카를 가 보라고 권하고 싶군요. 솔직히 미국은 너무 배불리 먹고 더 많은 것을 먹으려고 하는 것이 문제라고 봅니다." 라는 글을 보면서 공감이 갔습니다. 정말 굶주려서 음식창고를 찾는 이들은 얼마 없습니다. 그들이 원하는 것은 추수감사절 때 공짜 칠면조요리로 포식해 보겠다는 것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정말 가난해서 이렇게 음식을 구하러 오는 사람들이면 얼마나 좋을까요? 하지만, 이곳에 오는 사람들 대부분을 보면 정말 살기 어려워서 오는 경우보다 음식을 살 돈으로 마약과 술 그리고 다른 용도에 돈을 쓰고 있기에 문제가 되는 것 같습니다. 한 예로 저의 친구 경우만 해도 그렇습니다. 이렇게 여기 와서 음식을 받지 않아도 될 형편인데 남편의 낭비벽 때문에 음식 살 돈조차 없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 일수밖에요. 친구는 빈민들을 위한 음식창고에 와서 음식을 받을 자격이 미달 되지만, 친구의 딸 쇼설워크에 특별한 배려로 말미암아서 여기 와서 음식을 받아 가나 봅니다.

특이 할만한 것은 음식창고에 식료품 배급을 받으러 온 사람 중 동양인이 없었다는 점입니다. 열심히 사시는 분들은 이곳에 와서 식품을 배급받지 않습니다. 일하지 않는 게으른 분들이 많이 왔습니다. 대부분 흑인과 멕시코인들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더 안타까웠던 음식창고 방문이었습니다.


가난은 어쩌면 스스로 만들고 그 환경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도 다 스스로 책임이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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