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 20
엄마도 이리로 와서 냄새 맡아봐.
친구 집에서 리오를 처음 만났을 때 사랑을 받고 싶어 하는 리오의 모습을 발견했습니다. 리오는 나를 보자마자 어깨 위에 올라타고 옆에 붙어서 "나를 안아주고 쓰담어 주세요"라는 표현을 그렇게 했습니다.
그런 리오와 함께 한지 20일이 지났습니다. 리오가 가진 허니아라는 병 때문에 먹는 음식도 조심해야 합니다.
리오는 특별한 음식을 먹고 디어트를 하는 중입니다. 문제는 엄마 몰래 다른 음식을 먹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이런 행동이 위험하다는 것을 리오는 알 리가 없습니다. 리오의 허니아의 크기가 처음 리오를 데리고 왔을 때보다 더 커지고 말았습니다. 커져 버린 허니아 부분을 보니 도저히 보고 있을 수가 없어서 의사 선생님께 이야기했더니 당장 수술하지 않으면 더 위험해 질 수 있다고 합니다. 수술 날짜를 화요일날(한국 날짜로 수요일)로 잡았습니다.
문제는 리오가 수술을 제대로 견디어 줄지 의문입니다. 생명에 위험을 가져다주기는 마찬가지인 수술 때문에 걱정이 앞섭니다. 허니아 부분을 그대로 두면 나중에 수술할 시에는 그 부분이 더 커져 버려서 결국 리오를 잃게 되는 비극을 보게 될 것이고, 지금 수술을 하면 너무 이른 시기에 해서 수술을 잘 이겨 낼 지가 의문입니다.
병원에 오니 병원 냄새가 나.
돈이 너무 비싸다 보니 남편과 상의를 했습니다.
"의사선생님이 리오 수술을 해야 한데요. 안 그러면 생명이 위험할 수도 있다고 하는데 어떻게 하면 좋죠?"
"그럼 수술을 시켜야지 않겠어?"
"그런데 문제는 돈이 너무 비싸요.ㅠㅠ "
"돈이 문제 군아. 그래 어쩔 수 없지 뭐..생명은 살리고 봐야 하니까. 적금을 해지해서라도 리오 생명을 살리자."
남편의 결정에 따라서 리오를 수술을 시키는 쪽으로 했습니다.
장애가 있는 고양이를 키우는 일은 쉽지만 않습니다. 정성과 사랑으로 보살펴야 함은 물론이고 돈도 있어야 하는군요. ㅜㅜ 요즘 같은 불경기에 참 힘든 결정을 내린 남편에게 고마움을 표시하고 싶었습니다.
사실 리오는 친구 집에 그냥 두고 왔더라면 몇 달 안에 죽을 운명을 가진 고양이였지만, 우리 큰아들이 리오를 보는 순간 원했기에 우리 고양이가 된 것이었습니다. 큰아들에게도 장애가 없는 건강한 고양이를 권해 봤지만, 리오를 보는 순간, 이 고양이 어야만 된다는 것입니다. 이미 우리 가정으로 선택을 받은 리오였기에 우리와 함께 하는 동안은 온 정성을 쏟아 건강을 회복시키고 함께 할 것입니다.
엄마. 이렇게 표정을 지으면 되는 건가요? 나 예뻐?
우리 리오에게 모두 응원을 보내 주실 거죠? 이제 며칠이 지나면 수술을 하게 됩니다. 아주 중요한 수술이고 생명에 지장을 가져다줄 수술입니다.
엄마 무릎이 좋아. 올라가고 싶어.
수술을 잘 받을 수 있을까.
허니아(hernia):기관이나 조직이 정상적으로 위치해야 할 체내 공간[腔]으로부터 튀어나와 돌출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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