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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ing in America/The Two of Us

은퇴하는 남편

by Deborah 2021. 1. 2.

남편은 오늘 은퇴하는 날이 정해졌다고 한다. 더디어 남편의 은퇴 날을 미국의 도날드 트럼프 대통령의 직접 한 사인이 담긴 우편 소포물을 받았다. 처음 소포물을 받고 뭐냐고 물었더니, 자신의 시원 섭섭한 군대의 은퇴 날자가 확정되어 이렇게 미 군 정부에서 공식적 소포물을 보내왔다. 내용물은 사진을 보면서 설명하겠다.

 

우선 남편의 군대 생활은 필자를 만나기 위해서 첫 소위 임관식을 마친 후, 발령지가 한국이었다고 한다. 물론 남편 말로는 하나님이 필자를 만나기 위해 한국을 보내 줬다고 말을 한다. 그 말이 빈말이라도 듣기 좋았다. 사실 그 당시 남편의 나이 22세었고, 필자는 25세였다. 그런 어린 나이에 외국인을 만났다는 자체가 인생을 건 모험이었다.

 

그 당시만 해도 사회적 분위기로 외국인과 결혼한다는 자체를 좋은 마음으로 봐주시는 분들이 많지 않았다. 심지어 친정아버지는 외국인 남편감이 인사하러 집을 방문한다고 하자, 데리고 오면 다리몽둥이를 뿔어 트린 다는 말을 했던 것 같다. 이런 이야기를 전해 들었던 남편은 친정아버지를 보기 전까지는 정말 마른 무우 모양새로 졸아 있었다. 그러나 실제로 본 장인어른의 모습은 스타워즈(남편 광팬임)의 나오는 요다 같았다고 한다. 하하하 그러니 속으로 얼마나 웃었을까나.

 

그 당시 키가 너무 커서 천장을 닿았던 멀때 같은 외국인의 모습을 보고 아버지는 할 말을 잃었다. 그리고 한 마디 물었던 것이 성이 뭐냐고 했다. 필자가 번역해서 보약이라고 했더니, 아버지의 호탕한 웃음이 그 방을 가득 채웠다. 그리고 난 후, 하시는 말이 일생일대 축복의 말이 되고 말았다. 

 

친정아버지 왈, "넌 남편이 보약이라서 좋겠다. 보약을 평생 안 챙겨 먹어도 이 사람만 있으면 될 거다. 잘 살아야 한다. 이 사람의 보약처럼 여기면서 살면 된다."

 

아직도 기억에 선했던 남편이 졸아서 집안 방문턱을 들어 서고 키가 멀때 같은 외국인 사위를 쳐다보던 아버지의 황당함과 호탕한 웃음이 지금 추억을 달리는 나의 컴퓨터 자판에 힘을 가동한다. 사랑은 그렇다. 지나고 나면 서운했던 모든 감정들이 그의 부재가 큰 힘으로 작용해서 아쉬움이 남았던 장면을 오블 랩처럼 처리되어 내 마음의 영상을 가동시켰다.

 

아.. 이야기가 삼천포로 가고 있다. 하하하 오늘의 본론이 바로 은퇴 관련 글이다.. 집중하자.... 은퇴식을 원래는 군대에서 성대하게 한다. 하지만 망할 이 역병 때문에 은퇴식은 없다. 그냥 이런 소포로 대통령의 친필이 사인이 담긴 감사장을 받았다. 참고로 남편은 28년의 군 복무를 무사히 마쳤다. 미 육군  현역(Active) 14년, 예비역 (Reserve) 14년을 보냈다. 

 

상자에 뭐가 있나 볼까?

 

이것은 미 육군의 트레이드 마크다.

맨 앞에 사인이 대통령 사인이라고 한다. 남편 말로는 도날드 트럼프 대통령 임기 마지막에 자신이 은퇴하게 되어 기쁘다는 말을 했다. 오바마 대통령 당시 중령을 달았고 트럼프 대통령 때 대령을 달고 이제 군대 은퇴를 한다.

아주 시원 섭섭한 눈치다.

헉 이건 내 이름이잖아..라고 했더니 육군 장군이 이렇게 친밀 사인으로 부인이 되는 필자에게 감사장을 보낸 것이다. 가보로 보관해야 할 각이다.

그래 당신도 수고 많았어.

이것은 무엇일까?

이렇게 성조기가 있다.



이렇게 보니 새롭네.

아빠가 자랑스러워요.

장래의 육군 사병으로 군대 입대를 희망하는 가온이다.

 

겹겹 경사가 났다. 이번 우편물은 남편이 온라인 하모니카 수업을 받고 있는데 그곳에서 레벨 업을 한 소식이다.

6개의 컬러가 있으면 온라인에서 하모니카 강좌를 해도 되는 수준이다. 그래서 얼른 유튜브에다 동영상 올려서 하모니카 선생을 하라고 부추긴다.

영광의 하모니카 계급이 주어진 색깔이 있는 칸을 보니 대단하다 생각하다. 무엇이든지 열심히 정성을 다하던 당신의 모습이 오늘날 보상을 받고 있다고 생각한다. 남편의 정식 은퇴 날은 2월 1일로 정해졌다. 그때가 되면 이미 2021년 대통령이 확정이 되어 있을 것이다. 

 

 

 

"당신 정말 장 하오. 수많은 날 군대에 충성을 다해서 가족을 희생하면서 까지 해 왔던 일의 보상을 이렇게라도 받는구려. 끈기는 역시 당신을 따라잡을 사람이 없구려. 행복한 때도 있었고 힘든 때도 있을 그 힘든 군 복무의 미종의 미를 잘 거둔 당신에게 내가 주는 훈장이 있소. 그것은 영원한 사랑을 대여받을 훈장이오. ㅋㅋㅋ 이 훈장만 받으면 내 사랑은 무료, 무한대로 받을 수 있소." (필자의 마음의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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