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태어나서 누가 좋으냐고 묻는다면, 당연히 일 순위는 엄마, 아빠죠. 그다음은.. 좀 애매하지만 할아버지, 할머니가 되겠습니다. 왜냐면요. 할아버지는 잘 놀아 주세요. 할머니는 제가 원하는 것을 귀신처럼 알아내서 잘 맞춰 줘요. 그래서 좋아요. 아직 말 못 하는 나를 잘 이해해주는 분이죠.
말을 못 하니 울음으로 나의 고민을 털어놓습니다. 으앙.. 배고파요. 으앙.. 아래 소변을 봤어요. 빨리 갈아 주세요. 으앙.. 놀아주세요. 심심해요. 으앙... 몸이 아파요. 이런 신호를 울음으로 다 표현을 하다 보니 울는 소리의 강도가 다 달라요. 할머니는 그것을 잘 알아내고 내 기분을 잘 맞추어 주시는 분입니다.
할아버지는 오늘도 재미있게 놀아 주세요. 이상한 소리도 내시고 무슨 외계인 언어도 사용하시고 무슨 말인지 하나도 못 알아 들었어요. 하지만 그 말은 나를 좋아한다는 뜻이라고 생각해요. 그냥 모르니 그렇게 해석할래요. 할아버지는 안아 주시는 자세도 완벽하셔서 제가 얼마나 편안한지 몰라요. 삼촌 하고는 백배 차이가 나요. 삼촌이 안아 줄 때는 떨어질까 봐 겁이 났어요.
아직 연약한 나를 잘 이해해주시는 할머니, 할아버지가 있어 좋아요. 오늘도 할머니 집에서 신세를 지고 있네요. 할머니는 나를 쳐다만 봐도 좋은가 봅니다. 자꾸 웃으시고 뭐라고 외계인 언어도 자주 하시고 그런 말에 웃으면서 반응하면 더 좋아라 하십니다. 그래서 자주 웃기로 했어요. 혹시나 나를 돌볼 때 힘들까 봐 웃음이라도 공짜로 많이 해드리고 있어요.
웃음이 천냥 빚도 갚는다는 말이 있잖아요. 사실은 이 말뜻은 몰라요. 할머니가 제 마음을 대필하는 것이라. 하하하 그냥 그런 게 있다고 생각해요.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있어 참 좋아요. 나를 많이 아껴주시고 사랑하고 있다는 것이 느껴져요. 오늘 밤은 할아버지가 절 데리고 주무시고 있어요. 할아버지는 뭐든 완벽하게 잘하시네요. 잠을 재우는 기술도 보통이 아니에요. ㅎㅎㅎㅎㅎㅎㅎㅎㅎ
노엘 성장기 74일
할아버지가 놀아 주셨어요.
할아버지 뭐해요?
널 보고 있단다.
앗 코를 찌른다.
이런.. 하하하 웃고 말았어요.
이런 놀이도 재미있군요.
또 웃겨 주세요.
자 간다. 잘 봐라.
뭐예요? 안 웃긴데요?
아. 이건 웃기네요.
할아버지...
왜.. 노엘아.
할아버지 많이 사랑해요.
할아버지도 노엘 많이 사랑해.
할아버지가 나를 잠재우려고 하네요. 잠자기 싫어요.
그런데 졸려요.
눈싸움 시작했어요
초집중 눈싸움
아 내가 이겼다.
할아버지 눈감으면 진거야.
그래 노엘아 눈싸움에서 할아버지가 졌다.
사랑하는 손자의 성장하는 모습은 온 집안의 신선한 바람으로 행복한 향기를 품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