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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ing in America

첫 오디션

by Deborah 2020. 1. 10.

처음으로 하는 오디션 떨린단 말이야.

 

어떻게 해. 나 잘할 수 있을까.

그래 나린아. 넌 할 수 있어.

딸의 첫 첼로 오디션을 보는 날이다. 마음이 얼마나 떨렸을까. 

긴장된 마음을 가지고 오디션을 보는 곳으로 향했다. 여기서는 지역 청소년 오케스트라 단원을 뽑는 오디션을 중학교에서 하고 있었다. 심사원들은 대부분 음악 선생님과 오케스트라와 관련된 일을 하시는 분들이었다.

 

두건 거리는 마음과 발걸음을 따라 가본다.

이렇게 먼발치에서 보니 제법 키가 커 보였다.

이제는 몸도 마음도 다 커져 버린 나린이 뒷모습을 보고 있노라니 마음이 복잡했다.

 

긴장을 풀기 위해서 첼로 연습을 조금이나마 하려고 하는 모습이 보였다.

우리가 먼저 왔나 보다. 이렇게 나린은 떨리는 가슴을 진정시키고 있었다.

마음이 콩닥 거리 텐데 엄마를 향해 미소를 보여주는 예쁜 나린이다.

 

 

나린은 오디션을 보고 난 후에 하는 말이 있었다.

 

"엄마 나 실수했으니까, 꼭 오케스트라 단원이 안되어도 실망하지 마."

 

어린 마음에 엄마가 실망할까 봐 그 생각부터 들었나 보다. 처음이라 떨려서 실수할 수도 있다고 말해주고 달래주었다. 나린의 첫 첼로 오디션은 떨림으로 엉망이 되었다고 하지만 그래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준 모습이 자랑스러웠다.

 

나린아.

정말 오랜만에 엄마가 편지를 쓴다.

오디션 망쳤다고 안타까운 눈빛을 보냈을 때

너의 마음이 얼마나 힘들었을지 이해가 갔단다.

사실 엄마가 너한테도 말해줬지만

우리가 살아가는 인생은

오디션들로 가득 차 있는지도 몰라.

네가 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에서 첫 직장을 

구할 때도 면접(오디션)이라는 것을 

봐야 한단다. 우리는 이런 삶에 대해서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는 일뿐이란다.

결과에 대해서는 너무 큰 의미를 두지 않았으면 한단다.

많은 사람들은 과정보다는 결과를 중요시 하지만

엄마 생각은 다르단다.

아름다운 결실을 맺기 위해서 노력과 인내하는 그 시간들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알았으면 한단다.

너의 수많은 날들이 연습과 인내함이 

좋은 결과를 내지 못했다고 실망하지 말았으면 한단다.

언젠가는 빛을 낼 때가 온다고 본단다.

우리 딸.. 많이 떨렸지?

그래. 이제는 마음을 편안히 생각하렴.

사랑해 우리 딸.

 

 

너의 오디션 보러 가는 날을 기억하며.

2020년 1월 10일, 오전 6: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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