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소포가 왔다.  알고 보니  스마트폰을 친정언니가 보내왔다. 조카님이 전화기를  며칠 전에   분실하셨다.  그래서 새로 하나 장만해서  보낸 것이었다.  



25년의 세월을 이곳에서 살면서 조현병이라는 의학 용어에 대해서 관심을 가진 적도 없었고 무엇인지도 알고 싶지도 않았다. 하지만, 그 병에 대해서 관심을 갖게  된 근본적 이유는 따로 있었다. 조카님을 통해서 알게 된 위의 병은 심각할 정도였다. 정신분열 증세로 보면 되는데 이것으로 끝이 나는 것이 아니라 없는 사람이나 사물 등 이상한 것이 보인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런 현실상에 있지 않은 대상과 대화를 나누는 모습도 보였다. 이런 상황을 지켜보는 입장에서는 황당하고 어떻게 대처를 해야 하는지도 몰랐다. 

이런 상황을 겪고 보니, 어떤지를 대충은 알 것 같았다. 평상시 약을 주면 받아서 잘 먹었는데, 알고 보니 다 먹지 않고 일부는 화장실에 가서 토해내고 어떤 약은 먹지도 않았다. 약 복용의 중요성을 깨닫은 어느 날 일어난 사건을 통해서 증세의 심각성의 신호를 알게 된다.

화장실에 누군가 있다. 무서워서 샤워를 못하겠다. 같이 위층에 올라서가 확인해 본 결과는 화장실에는 아무도 없었다. 물론 그 보이는 형태의 사물은 조카 눈에만 보이는 것이었다. 한국에서 올 때 조현병의 판명을 받고 완치되었다고 말은 했지만, 환경적 변화로 인해서 그 병세가 악화되는 현상을 보게 되었다. 남편님께 조카님이 약을 먹지도 않고 있다는 이야기를 했더니 화를 내면서 직접 대화를 시도해 보겠다고 하셨다. 그러시면서 내가 통역을 하고 남편님은 영어로 줄곧 말을 하셨다.

우리집에 있으려면 지켜야 하는 룰이 있어. 첫째 학교를 가야한다. 둘째 학교갈 시간에 스스로 일어나야 한다. 세째 약을 먹어야한다. 거짓말 해서는 안된다. 넷째 꼭 네 방의 침대에서 자야한다. 거실의 쇼파에서 자는것은 용납이 안된다. 다섯째 학교의 과제물 숙제를 꼭 해야한다.

통역을 조카에게 해주었더니 아주 간단한 반응이 왔다.

넵.

정말 알아 들었다는 말인지. 아니면 그냥 알았으니 잔소리 그만 하라는 뜻인지 알 수는 없었지만 일단 이렇게 이야기를 끝을 맺고 아래층으로 내려오면서 남편님께 한마디 해버렸다.

자기는 꼭 아이를 다그치듯이 해야겠어. 지금은 약도 잘 먹지 않고 해서 정신적으로 힘든 상태일텐데. 얼마나 속상하겠어. 그래도 너무 심한거 아니야?

그럼 내가 어떻게 말을 해야 할까? 지금 성인 대접하듯이 했더니 하나도 되는 것이 없잖아. 나이는 많지만 정신적인 연령은 

자신을 지키지 못하는 상태인데 이럴 땐 일일이 알려줘야 되는 거잖아.

남편님은 성인 대접을 하지 못하는 이유는 조카님이 하는 행동이 중학생 수준이라는 식으로 말을 하셨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훈계를 하듯 말할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아휴... 그래도.. 그렇지.. 난 속으로 그랬다. 그래도 마음은 아프다. 앞으로 미국 생활을 어떻게 적응을 해낼 것인지. 잘 극복했으면 하는데. 조카님에게는  하루가 가시밭길을 걸어가는 기분일지도 모를 텐데. 그 마음을 이해를 하지를 못하니 그것 또한 힘들게 다가온다.

남편이 아침에 조카님과 대화를 나눈 것으로 오늘의 글의 마침표를 찍는다.

남편님: 나이가 어떻게 되지?

조카님: 27살요

남편님: 27살이면 성인이야. 성인은 자기가 할 일을 알아서 해야 하는 거라고. 하지만 네 스스로 하지를 못하니까. 앞으로 내가 성인남자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줄게.

조카님: 넵 알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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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_Chemie_ 2019.06.13 23:17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조카분이 조현병이 있으시군요!
    저도 조현병의 경우 약만 잘 먹어도 일상 생활에는 큰 무리가 없다는 얘기를 들었어요.
    약을 잘 먹어야 할텐데...
    정말 Deborah님이 이래저래 신경쓰실 일이 너무 많으시네요.........

    • Deborah 2019.06.14 03:03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네 감사합니다. 염려덕분에 오늘은 약을 잘 챙겨 먹었네요. 그러니 사람이 달라 보이네요. 말도 잘하고 혼자 있는 시간도 줄고요.

  3. 키리나 2019.06.13 23:24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오늘은 조금 심각한 이야기네요. 약을 잘 챙겨 먹는 수밖에 없는 것같네요. 조카님이 잘 적응하길 바랍니다.

  4. jshin86 2019.06.13 23:28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저는 이웃님 남편말에 완전 동의 합니다.

    27세이면 완전 성인이죠 게다가 남자이고...나는 정말 불편 할거 같아요 같이 산다는게...

    한국사람들은 그냥 숟가락 하나 더 얹는거다 생각하고 누군가를 미국에 사는 사람한테 부담없이 보내는거 같은데 제 대답은 NO 입니다.

    내가 감당을 못할거 같아요.

    • Deborah 2019.06.14 03:02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ㅜㅜ 어쩌겠어요. 제가 이곳에 오라고 했고 그래서 책임을 지고 해야죠. 정 안되면 마지막 방법이지만 아직까지는 기다려 보는 중입니다. 그런 상황이 오면 안되겠지요.

  5. 장대군 2019.06.14 00:22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조카분이 잘 이기낼 수 있도록 기도드리겠습니다. 힘내시구요.. 응원드립니다.

  6. 키리 2019.06.14 03:10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데보라님 예전부터 코멘트 한번 달지 않았지만 데보라님 블로그 글들을 쭉 구독하던 구독자에요~ 오늘 이글을 보고 남일 같지가 않아서 처음으로 글을 남깁니다. 제 가족 중 한사람도 조현병이고, 조현병이기에 미국으로 갔어요. 현재 뉴저지 거주중이구요. 조현병에는 완치가 없어요. 원래는 소위말하는 엘리트인 사람이 한순간에 주변사람들에게 조현병으로 비추어지는게 힘들었기 때문이죠. 약물로 조절하여 증상이 가라앉기도하고 또 재발하고 그 반복입니다. 한번 재발 할 때마다 지능은 심하게 떨어지구요. 제가 해드리고 싶은 말은 이건 절대로 절대로 이모가 옆에서 도와주고 생활을 서포트 해줄수있는 병이 아닙니다. 절대로요. 부모가 24시간 온신경을 환자에게만 집중하고 지켜봐도 모자라요. 저희 가족은 10년째 조현병 환자를 지켜봤어요. 조카분은 한국으로 돌려보내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그리고 조현병이 발병하면 학문의 학습이 거의 불가능해집니다. 책이 읽히지않고 집중이 불가능해지기때문이죠.. 절대 데보라님이 같이 지낼수 잇는 상태의 조카가 아닙니다.. 조카를 위해서라도 꾸준히 한국말로 치료를 받을 수 있게 한국에 가는 쪽으로 도와주셔요... 보통 조현병이 발병하면 해외로떠나는 것을 의사들은 말리는 편인데... 진심으로 데보라님의 가정이 걱정이되어요.. 쓸데없는 참견일ㅈ도 모르겠지만 오랜 데보라님의 팬으로 코멘 남깁니다...

    • 행인1 2019.06.15 00:32  address  modify / delete

      동감입니다. 병명이건 경중이 어찌 되었건 멘탈 문제가 있으면 직계가족이 아닌 한 케어가 어렵습니다. 직계가족도 케어 그만두고 싶을 정도로...

      그리고 조카가 약을 먹었는지 그 자리에서 반드시 구강을 확인하셔야 합니다, 성인이긴 하지만!
      약을 안 먹거나 버리는 걸 보니 병식이 없거나 떨어진 상태 같네요. 이 상태가 지속된다면 어떤 사태가 날 지 두렵습니다.

      글에서 ‘한국에서 올 때 조현병의 판명을 받고 완치되었다고 말은 했지만, 환경적 변화로 인해서 그 병세가 악화되는 현상을 보게 되었다.’ 라고 하셨는데, 완치되었다는 말은 누가 했는지 궁금합니다.
      조현병이 완치가 되는 병이라면, 완치되게 만드는 약을 낸 제약사나 치료법 개발한 의사는 노벨상 따고도 남았을 겁니다. 완치는 어렵지만 조절은 가능합니다.
      https://radio.ytn.co.kr/program/?f=2&id=62969&s_mcd=0263&s_hcd=01

      희망적인 건, 부군께서 가내 기강을 지키시려는 의지와 노력을 보이시는 거네요. 역시 군인은 믿음직...

  7. 키이 2019.06.14 03:11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사실 저는 저번 조카님 글로부터도 잘 씻지않고 학습을 하려하지않는다면 혹시 조현병은 아닐까라고 예상도했었어요.. 힘내세요

  8. 리뷰하는 마범 2019.06.14 03:57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물론 조카분도 힘드시겟지만 주변에 있는 분들도 힘들시텐데 힘내세요.응원합니다

  9. 오렌지훈 2019.06.14 06:11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저도 응원메시지 보냅니다. 힘내시고 좋은주말되세요.공감하고 갈께요

  10. sword 2019.06.14 06:40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 데보라님이... 너무 걱정되네요...

    저 위의 분이 말씀하신것 처럼... 하... 거기에 ;;; 제가 너무 걱정이 되네요;;;;...

    그래도 한국보단 넓은 미국이니까... 그나마 넓게넓게 사람들에게 덜 부딛히며 괜찮을 수 있겠지만
    약을 제대로 먹는 것에 대한 단단한 교육은 꼭 제대로 이루어지길요...
    가족분들이 짊어지시게 될 무게가 너무 무거워 걱정됩니다 ㅠ_ ㅜ....

  11. peterjun 2019.06.14 07:43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걱정입니다....
    단순히 잘 케어해준다는 마음만 가지고는 어려울 것 같고,
    제대로 케어를 해야만 할 것 같아요.
    그러기 위해선 뭐가 필요할지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도 방법일 것 같아요.

  12. 휴식같은 친구 2019.06.14 09:45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조현병은 약을 안먹게되면 상당히 위험하다고 합니다.
    걱정이시겠어요.
    한국에선 조현병환자의 사건으로 경각심이 많이 생기기도 한상태네요.

  13. 욜로리아 2019.06.14 10:12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조현병이란게 있다는걸 저는 최근에 알게 되었는데 데보라님이 더 자세히 설명해주신거 같아요
    저도 남편이 그랬다면 서운했을텐데 하지만 남편분이 똑 부러지게 확실하게 해주시는거 같아요.

  14. 욕망의 효블리 2019.06.14 10:50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에구..데보라님 많이 힘드시겠어요. 조현병약이 효과는 좋은데 먹으면 한없이 졸음이 온다고 하더라구요.
    저도 응원할께요. 힘내세요!

  15. 차포 2019.06.14 11:16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그거 미국서 LTE 잡힌답니까? 제가 갤럭시 A5 (2017) 이라는걸 미국서 티모빌 유심을 넣으니까 3G만 잡히더군요.....

    그리고 이거 정말 잘 생각 하셔야 하는데..저는 조카분 귀국 하시게 하는게 좋을듯 합니다. 가능한 빠른 시간에요.

  16. 라디오키즈 2019.06.14 16:34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아고. 걱정이 많으시겠네요. 약만 잘 먹어도 충분히 증상이 완화되고 좋아질 수 있다고 하던데... 점점 더 좋아지고 있다는 소식을 전해주시길 기대하고 있을게요. 꼭 나아졌으면...

  17. 곰팅씨 2019.06.14 17:42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잘 극복하시길 응원할께요~~~~

  18. 비르케 2019.06.14 18:50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자기 자식 데리고 있어도 힘들때 많은데 조카는 더 쉽지 않고 더군다나 건강하지 않다면 한계가 있을것 같습니다
    요새 한국에선 조현병력 가진 분들의 사건사고가 많다보니 위에 걱정하는 댓글들이 많네요
    데보라님이 따뜻하게 잘 해주시겠지만 조카분한텐 자꾸 바뀌는 환경, 다른 문화, 의사소통의 한계가 더 나쁜 결과를 낳지 않을까 우려되긴 합니다

  19. Laddie 2019.06.14 20:09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조카분의 증상이 빨리 완화되어
    미국생활에 잘 적응했으면 좋겠네요

  20. Anchou 2019.06.15 04:34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데보라님께서 큰 결정을 내려서 품어주신 만큼 조카분께서도 새로운 가족들과 잘 적응했으면 합니다.
    이웃님들께서 강하게 말씀하시는건 그만큼 데보라님이나 조카분 걱정을 하시기 때문이겠죠?
    우리나라에서도 요즘 조현병과 관련한 강력사건들이 자주 발생해서 더 그럴거라 생각해요.
    하지만 약만 꾸준히 잘 먹으면 정상인과 같은 생활을 유지할 수 있다고 하더라구요.
    사소한듯 하지만 그 큰 역할을 잘 감당하실줄 믿어요! 항상 응원합니다. ^^

  21. 담덕01 2019.06.19 11:48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남편분의 조치(?)가 맞는 거 같긴 하지만 그냥 일반인의 대상이고
    조현병 환자의 경우는 어떤지 모르겠네요.
    저도 조현병에 대해선 아는게 없다보니...
    댓글들을 보면 쉽지는 않은 거 같은데...
    그래도 데보라님이나 남편분이 잘 대처하실거라고 생각해요.

    훌륭하신 분들이시잖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