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Living in America/The Two of Us

남편이 낙하산 점프를 하는 이유

by Deborah 2012. 7. 27.

미국에서 가장 큰 공수부대( Airborne)라고 하면 82사단을 예를 들수있지요. 남편이 82사단에서 군목으로 일을 하다보니, 낙하산 점프를 자주 하게 됩니다. 오늘은 특별히 군목을 위한 낙하산 점프의 날이라고 해서 특별한 점프를 하는 날이기도합니다. 


남편은 멋진 점프를 선 보이겠다고 말을 했지요. 자랑스런 남편의 점프실력도 볼겸, 우리 가족은 아침 5시 30분에 일어나서 6시에 점프가 있는, 뛰어내리는 곳 (Drop Zone)으로 향했지요. 남편은 2번째 점프 비행기에서 맨 앞 순서라고 했지요. 한참을 기다렸지요. 9시쯤이나 되었을까요. 하늘을 보니 비행기가 떠 있는겁니다. 비행기에서 하나 둘씩 뛰어 내리는 낙하산의 모습이 마치 바다의 젤리 물고기를 연상케 했지요.


아무리 기다려도 남편은 보이지 않습니다. 마지막 비행기에서 낙하산 점프를 하는 많은 군인들의 모습이 하늘에 수를 놓고 있었지요. 여러명의 군인들은 낙하산을 고이접어서 들고 오는 모습이 보입니다. 아이들은 왜 아빠는 보이지 않느냐고 합니다. 3시간을 넘게 기다렸으니 불평을 토해낼만도 하지요.


한참이 지나고 나서 보니, 구급차에 남편이 실려 오고 있었지요. 그나마 다리 발목이 낙하산 작치를 할때 비틀렸나봅니다. 응급차에 실려온 남편을 모습이 안타까웠지요. 남편은 곧바로 응급실로 가게 되었고, 엑스레이를 찍어보니 발목에 완전이 금이 가버렸더군요. 다음주에 수술을 해야할 정도라고 하니 마음이 착잡합니다. 


다리를 다치고 난 후에 남편이 한 말이 생각납니다.


"난 다른 사람들이 낙하산 점프할때, 다칠수도 있다는 말을 믿지 않았지. 내가 다치고보니, 그것도 있을수 있는 일이구나 하고 생각이 들어."

"그럼 당연하지. 언제나 사고는 일어나게 되어 있어. 그래도 그만하길 다행이다."


남편은 사고는 절대 나지 않을거라고 생각했지요. 그러나, 사고는 나고 말았습니다. 의사선생님의 말로는 남편이 몇개월정도는 기부수를 해야 한다고 합니다. 당분간 낙하산 점프는 꿈도 못 꿀듯하네요. 그래서 남편에게 그랬지요.


"자기야. 잘된거야. 이젠 낙하산 점프를 하지 않아도 되잖아."

"아니..난 내가 낙하산 점프를 해서 군인들의 사기가 높아 진다면, 낙하산 점프를 할거야."


 

군목의 경우는 낙하산 점프를 하지 않아도 되지만, 군목이 같이 낙하산 점프를 하게 되면 처음 점프를 시도하는 군인들의 사기를 높인다고 합니다. 그래서 군목이 낙하산 점프를 적극적으로 하게 되고 낙하산 점프를 하려고 할때, 군인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눌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하지요. 이런것이 남편이 낙하산 점프를 하는 이유였지요. 오늘이 남편의 낙하산 점프를 열번째 하는 날이었습니다. 안탑갑게 사고가 났지만, 앞으로도 기회가 된다면 낙하산 점프는 계속 하고 싶다는 말을 합니다. 지금은 다리 부상 때문에 집에서 며칠간 쉬고 있어요. 하루속히 다리가 나아지길 바랄뿐입니다.




남편의 열번째 낙하산 점프 하던날 사진들


아빠를 기다리는 동안 찰칵.."예뻐! 우리 나린이"


어렵게 사진을 찍어 보는 잘난 우리 아들..한울이 사진. ^^


남편이 낙하산에서 뛰어 내리는 모습을 찍었는데.. 너무 작게 나왔어요. 남편은 왼쪽에서 첫번째 낙하산이에요.


이거 봐요. 마치 젤리 물고기 같잖아요. 오늘 낙하산 점프에 참여한 인원이 200명이 된다네요.


아주 자랑스럽게 걸어 오는 군인들 모습. 남편도 저렇게 걸어서 오길 기다렸건만..ㅜㅜ



구급차 등장. 남편이 저 구급차 안에 있었지요.


낙하산 점프를 무사히 마치고 씩씩하게 걸어 오는 군인


아픈면서도 애써 웃어 보이는 남편.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