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한 지 1년 차 되었을 때의 사진. 우리 부부에게는 전설과도 같은 사진이다. 큰딸 아라가 아기였을 시절이었으니까.
우리 부부는 결혼한 지 16년째로 접어들었다. 16년을 같이 산 부부라면, 어느 정도 서로에 대해서 잘 알지 않을까 하는 생각들을 하는 분도 계실 것이다. 오늘은 뜬구름 없이 가끔가다, 남편이 툭 하고 던지는 말이 있어 나누어 볼까 한다.
나 사랑해?
"그럼 사랑하지.. 사랑하지도 않는데 살까 봐? " 라고 난 늘 말했었다. 하지만 남편이 나 사랑해? 라고 물을 때는 이유가 있었다. 남편이 말하는 사랑의 의미는 육체적인 스킨쉽이 줄어 들었을 때 하는 말이었다. 그런 것을 눈치를 채지도 못했던 나로서는 인제야 남편이 "나 사랑해?"라는 말을 할 때의 의미를 알 것 같았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사랑은 정신적인 사랑과 육체적인 사랑으로 구분한다고 하지만, 사랑은 모든 것을 다 합쳐진 것이 온전한 사랑이라고 보이며, 때로는 육체적인 스킨쉽이 줄어 들었을 때는 이런 소리를 듣는다. 혹시나 여러분 남편이 "나 사랑해?"라고 물어보면 당신의 육체적인 스킨쉽이 줄어들지 않았나를 곰곰이 생각해보면 좋을 것이다. 남편의 마음을 맞추고 살아간다고 살았지만, 결국은 마음을 알지 못하고 나 좋은 대로 평가하고 생각해온 날들이 많았음을 발견한다.
지금 뭘 생각해?
"그냥 이거 저것 생각 좀 하고 있었지. 별거 아니야." 라고 말했었다. 하지만 남편은 지금 뭘 생각해? 라고 물었을 때는 뭔가 알고 싶은 눈치였다. 그런 눈치도 못 채고 그냥 별거 아니라는 식으로 말을 받아넘겨 버린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던 것 같다. 남편이 물어보는 "지금 뭘 생각해?"의 의미를 따져 보니, 내 생각을 알고 싶은 마음도 있었겠지만, 마음을 알고 교감하고 싶었던 면이 가장 컸던 것 같다. 생각을 하고 마음으로 품고 그것을 행동으로 보여주는 것을 원하고 있었다. 그러나 정작 아내에게서 받은 말은 별것 아니라는 식의 회답을 받았으니, 그의 마음은 즐겁지 않았을 것이다. 당신 남편이 "지금 뭘 생각해?"라고 묻는다면, 당신이 생각하고 있는 것을 말해주는 것이 올바른 처신이고, 건강한 부부 생활에도 도움이 된다.
세월이 지나도 서로의 마음을 다 헤아릴 수 없는 것이 사람 마음이기에 서로의 마음을 알고 싶어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나는 남편에 대해서 잘 알고 있었다고 생각했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많은 것을 모르고 있었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한 남자의 아내가 아니면 한 여자의 남편이 되어 간다는 것은 서로의 마음을 알아 간다는 것이다. 인제야 조금씩 알아가고 있는 느낌이 드는 것은 무엇일까?
누군가를 사랑해서, 그 사람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눈이 있다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으니 그 사람과 많은 시간을 보내고 서로에 대해 느낌과 많은 대화를 함으로써 생각을 알고 그리고 마음을 알아 가는 것이라고 본다. 오늘도 그 사람의 마음을 알아보려고 내 쪽에서 한 걸음을 내 디뎠다. 그러면 어김없이 그 사람도 내게로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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