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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ing in America

아들의 학교가 사라진 사연.

by Deborah 2011. 4. 20.

토네이도가 오기 전의 학교 모습. 이제는 이런 학교 모습을 볼 수가 없게 되어 버렸다. 하루아침에 학교를 잃게 되어 버린 안타까운 사연.



아들의 학교가 사라졌다.

지난 4월 16일 노스캐롤라이나는 토네이도 피해를 보게 되었다. 그런 가운데, 작은아들 가온이가 다니던 초등학교가 건물이 심하게 무너지고 도저히 학교를 갈 수 없는 상황이 되어 버렸고, 이틀을 학교에 가지 않았던 가온이는 기쁘다고 말했지만, 막상 학교 건물이 무너지고 폐허가 되어 버린 상황을 보더니 마음이 아픈 건 어쩔수 없나 보다.

학교 측에서는 임시방편으로 인근 초등학교 건물을 빌려서 봄방학 전까지만 다니게 했다. 봄방학 후에는 시에서 마련한 임시학교를 다녀야 한다. 아들의 학교는 하루 아침에 토네이도를 맞이해서 그렇게 사라져 버렸고, 다시 건물을 세우는 데는 1년 6개월이라는 긴 시간을 기다려야 한다는 이야기를 학교 비상대책 학부모 간담회 개최된 때에 알려주었다.

비상대책 학부모 간담회를 통해서 모여든 학부모들 앞에 나선 교장 선생님의 이야기가 가슴 아프게 했다.


"학교가 다 쓰러진 곳을 보면서 울었습니다. 눈물을 안 흘릴 수가 없더군요. 그래서 우리는 집을 잃었습니다. 하지만, 1년 6개월을 시간이 지나면 다시 우리의 집을 다시 찾게 될 것이고 여러분의 자녀는 예전 학교로 돌아갈 것입니다."


아들의 학교 교장 선생님은 울먹이는 목소리로 "우리는 집을 잃었습니다."라고 하는 말을 하는데, 눈물이 왈칵 쏟아져 나오려고 했다. 교장 선생님은 학교가 무너지는 참사를 보고 그래도 감사하는 것은 주말에 이런 일을 겪어서 다행이고, 우리 학생들이 하나도 다치지 않았다고 하면서 그것을 위로 삼았다. 하지만, 1년 6개월이라는 긴 시간을 다른 곳에서 600명의 아이와 함께 학교생활을 해야 한다는 것이 마음이 편치 않을 것이고 선생님들도 마음이 아플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남편과 학교 비상대책 학부모 간담회에 참여하고 나오는데, 신문사 기자가 남편에 몇 가지 질문을 하기 시작했다.

기자: 학교가 사라지고 없는 상황인데, 이런 상황을 어떻게 보시는지요?

남편: 천재지변인지라 정말 황당하고 이런 일이 일어났다는 것이 유감이에요.

기자: 지금 학교 측에서 내린 결정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요?

남편: 아들의 교육을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이런 상황에도 학교 측에서 1년 6개월 동안 임시방편으로 다니게 되는 학교가 마련되었다는 사실이 기쁘다고 말해야겠어요.

기자: 다른 불편한 점은 없어 보이는지요?

남편: 물론 불편함도 감수해야겠지요. 우선, 직장을 다니는 학부모 같은 경우는 걱정을 많을 거에요. 애들을 평상시에 맡기던 곳보다 거리가 먼 곳에 임시 학교가 있다고 하니 말이죠.

기자:자제분이 이곳 학교에 다니고 있나요?

남편:네. 9살 된 아들이 다니고 있지요.

기자: 성함에 어떻게 되시는지요. 그리고 아들 성함도 말해주세요.

이렇게 남편은 인터뷰했다. 한 가지 인터뷰하는 과정을 보면서 느낀 점이라면, 재난과 피해가 있는 곳에는 이렇게 뉴스 보도진들이 많이 몰려든다는 사실과 아들이 다니던 학교가 사라졌다는 생각 자체가 마음을 아프게 했다.


살다가 이렇게 토네이도를 근처에서 체험하기는 처음이었다. 우리 집은 무사하고 아이들도 무사하지만, 집 근처의 건물들은 무너지고 토네이도가 지나친 자리는 악몽의 자리로 남았다. 하루아침에 집을 잃은 사람들도 많이 있고 우리집 근처에 있는 곳에는 22명이라는 목숨을 잃게 되는 비극적인 참사였다.


티브이에 나왔던 아들의 학교 소식





※제가 한 동안 블로그 활동을 하지 않아서 염려들 많이 하셨지요. 5월달에 다시 복귀 하도록 할게요. 걱정 하시는 분들 계실까봐 이렇게 글을 남기게 되었네요. 모두 행복한 시간 보내시길 바라겠습니다. 그럼 5월달에 만나 뵙도록 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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