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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og & event

다시 시작된 사랑 by 설보라(발렌타인 이벤트 우수작품)

by Deborah 2011. 1. 31.

제4회 발렌타인 이벤트 우수작품으로 뽑히신 설보라님의 글입니다. 감상하세요. 댓글 창은 닫아 놓겠습니다. 모두 행복한 연휴 되시길 바랍니다.
 





다시 시작된 사랑

결혼 3년후에 생겼던 아픈추억이 있다. 그때 그 사건이 있은 후 그대로 결론이 났더라면 지금의
나는 없다. 
신랑과 나는 많은 나이차이가 있다는 것을 이미 한번 글로 올린적이 있는데, 8년차이로
연하남이다. 결혼전에 경상도 남자의
특유의 결단력과 밀어부침으로 첫 데이트
에서 애인하자며
할래! 말래! 하며, 나를 향한 그 강한 눈빛을..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

그러면서 시작된 사랑으로 같이 있고 싶은 생각이 들면서 결혼 말이 오가고, 드디어 신혼생활을
시작한다.
그냥 소꿉장난같은 생활로 3년간 정신없이 보냈다. 신랑이 나이는 어리지만 같이 살면서
느끼는 점은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며 강하게 밀어부치며 얘기했던 그의 말처럼 한번도 나이를
가지고
불편해 한적은 없었던 것 같다. 귀여우면 귀여운데로 애교도 부리면서, 생활의 동참으로
같이 걱정하며 행복해 하는
동질감속에서 그럴 겨를도 없이 시간이 잘 갔으니 말이다
.
이제
얘기하려는 것은 3년후에 생겼던 일이다.

3년차에 신랑이 하는 일이
많이 어려워져서 노심초사하며 긴장과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던 해였다. 
일 관계로 서울로 출장이 잦아 지면서, 3~4일에 한번씩 집에 오게 되었으며,
그렇게 해서 한 5개월이
되어가고 있었다. 점심시간이기에 사무실에서 나오면서 신랑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런데 받는
사람이 신랑이 아닌 낯선 여자다. 누구냐니까 잘 아는 사람이라고 한다. 바꾸라고 하니 지금 옆에
없고 잠깐 자리를 비웠다고 하면서 나한테 얘기하라고 한다. 이건 뭐야? 순간 좋았던 기분이 엉망이
되면서 머리 속이 그만 하얗게 변해 버렸다. 그리고 가슴이 너무 뛰었다. 온 몸이 떨려 온다..
간신히 걸음을 옮기며 집으로 걸어 갔다. 꿈에도 생각 못했던 일이 지금 벌어지고 있는 것을 직감하며
얘기를 하려는 찰라 신랑이 전화를 바꿔 받는다.
"누구야?" 하니까
"거래처 아는 사람인데 잠시 자리 비운사이에 중요한 전화인 줄 알고 받았나봐, 집에 가서 얘기할게"
그러고 끊었는데 다시 전화가 온다
여자가, "누구세요?" 한다.
"집인데요"  그러다 보니 화가 난다.
"왜? 남의 전화를 사용하는 거죠?.." 
여자가 다시 얘기한다.
"오늘은 내가 오는 전화 받기로 했는데요." 
더이상 얘기하기가 싫어 옆에 바꾸라고 하니까 전화가지고 실갱이를 하는 것 같다
신랑이 전화를 받는다.
"지금 중요한 얘기 중이니까 집에 가서 얘기하자"  
"당장 집으로 와! 지금 뭐하자는거야?"
"알았어!"
신랑 말을 끝으로 전화를 끊고 나서는 머리 속이 텅 비어간다. 하늘이 노래진다는 말이 이런
뜻이구나 하고 실감을 하면서 마음이 너무 떨려 점심이고 뭐고 그냥 멍하니 앉아 있었다.
이제 어쩌지? 도대체 무슨일이 일어 난거지? 그가 왜? 한번도 그를  의심한 적이 없는데..
그래! 빨리 정신차리자. 신랑이 왔을 때 할 얘기를 ..내가 어떻게 행동해야 되는지를..
수습을 어찌해야 되지? 온갖 생각으로 머리속이 정신없이 오락가락한다.
사무실에 전화해서 지금 급한 일로 좀 있다 들어간다 하고 퇴근 무렵에 가서 '백'만 들고 나왔다.
이미 내 정신이 아니다. 이런 일을  처음 겪는 나로서는 충격이었다. 상황을 대강 짐작을 할 만한
일이기에 여자가 나한테 적의를 가지고 전화를 한다는 자체가 용납이 되지 않았다.
 
신랑은 그 즉시로 대전으로 내려왔다. 난 마음이 떨려서 얼굴은 굳어진 채, 아무 말도 못하고
있었다. 그가 얘기한다. 잔뜩 기가 죽은 얼굴로..
"미안해! 내가 잘못했어!" 무릎을 꿇는다.
"어찌 된 상황인지 얘기해봐?"
"일 관계로 중국바이어를 만나는데 통역을 해주는 사람이야. 일을 하다보니 알게 됐고 내가 좋데."
"어쩔건데?"
"알아서 해결할게!" 
"서로가 신용이 첫째라고 말한 사람이 어쩜 이럴 수가 있어? 어떻게 여자가 나한테 전화로  따져?"
아무소리 못한다. 조용히 몇마디 묻고는 그날은 그냥 잤다. 그리고 며칠 후 그가 와서 바로 가야
된다고 한다. 서울에서 여자가 대전이 집인걸 알고는 못 내려가게 하는 것 같다. 그래서 싸우다가  
그가 얘기를 한다.
"당신에게 이미 난 신용을 잃었어! 내가 노력한다고 해도 당신은 한번씩 생각을 할 것이고 그럼
계속 싸우게 될거야 그러니, 우리 그만두는 것이 좋을 것 같아."
"당신은 나한테 그럴 권리가 없어. 그만 둬도 내가 그만둬, 내가 얘기 할때까지 아무소리 하지마!"

그렇게 얘기를 하고는 잤다. 아침에 그는 출근하고, 난 아무 정신이 없어서 사무실에는 나갔으나
일을 할 수가 없었다. 사무실에 몸이 안좋다고 얘기하고는 집으로 왔다. 와서는 하염없는 눈물속에
자신을 감당 못하고 그렇게 한참을 울었다. 사랑한 마음만큼, 그가 미웠다. 그냥 마음이 너무
아파왔다. 가슴에 대못을 친양 통증으로 아려왔다. 내가 나를 달래고 싶었으나 우선은 울게
내버려 뒀다.
'가슴이 너무 아파! 나! 너무 아프단 말야! 이 바보 같은 남자야!' 엉엉~~ 엉엉~~
계속 통곡은 나를 지치게 했다. 이러면 안되는데, 그래! 정신을 차리자. 그러면서 생각을 가다듬어
갔다. 그러나 둘의 어두운 마음은 걷히질 않고 있었고, 힘이 들었다. 일단은 신랑이 마음을
접어가고 있는 것 같았다. 내가 알고있는 이상은 이 가정을 다시 행복하게 꾸릴 자신이 없는지..

신랑한테 "한번은 용서할테니 다 정리하고 다시 잘해 봐! 이제 한참 재미있게 살아갈 결혼생활인데
여기서 끝내기는 우리가 너무 쉽게 접는 것 아니야?" 했더니
"이미 당신한테 죄를 지어서 난 자신을 잃었고, 평생을 그렇게 살기가 싫어, 일단은 내가 나갈께!"
그래서 신랑은 서울로 난 대전에서 지내면서 전화는 하루에 몇번씩 하던 것을 며칠에 한번씩 한다.
한 달뒤에 이혼하자고 왔었고, 그 전에 여자가 나한테 전화와서는 이혼할거냐고 묻는다.
"내가 미쳤니? 이혼하게.. 너! 간댕이가 부었구나? 어디라고 함부로 전화를 하는거야?
나 자꾸 화나게 하지 마라. 가만히 안 있는다. 앞으로 전화 하지 마라." 며 끊었다. 
신랑한테 이혼하구 같이 살자고 하는 것 같았다. 이렇게 된바에야 어떻게 결혼생활을 할거냐고..
신랑은 대전에도 일이 있기에 오면 집에서 자고 가곤 했다. 신랑한테서 다시 이혼얘기가 나오길레
최후통첩을 했다.
"일단은 피해자는 나니까 내가 결정해야만 결론이 나, 지금의 내 상태로는 아무것도 결정하지 못해! 
좀 정신을 차리고 나서 얘기할거니까, 그때까지 당신은 자격이 없으니 기다려!"

그 뒤로 난 나대로 마음을 추스리기 위해 여기저기 상담도 받아보고 마음 치료를 위해 7일에
한번씩 심리치료를 받았다. 상담사가 얘기한다.
"이런 상황에서 여사님처럼 이렇게 차분하게 대처하는 사람도 드물어요, 대체로는 흥분해서
우왕좌왕하고 막 화를 내고 하는데, 잘 하실것 같네요. 훌륭합니다." 한다. 
그러면서 차츰 진정을 하였고, 그때가 7월이었으니 연말안에는 결정을 하리라. 신랑의 마음이
돌아서지 않는다면 그때 해도 늦지 않으리...일단은 내 마음을 추스리고 비워가는 연습을 하였다.
어느정도 안정을 찾아가는데...

신랑이 서울에 간지 2달이 되가면서, 간단한 문자가 오고 괴로운 맘을 담은 긴 문자등. 
장문 메일도 온다. 여기 장문 메일의 핵심내용이다.
-[세상을 하직하는 것 같이 얘기하고는 잘 살으라는 내용, 이 못난놈 때문에 속상하게 해서
미안하다. 당신은 날 절대 용서하지마! 그리고 아프지말고, 잘 살아. 당신한테 해 줄수 있는
방법이 이 방법밖에 없는 것 같아. 당신한테 미안해!!]-
메일을 보고나니 기분이 이상해진다. 술 먹고 이상한 행동을 하는 것은 아닌지.. 
아니겠지 하면서, 답 메일을 보냈다.
-[쓸데없는 말 하지 말고, 그런 말 믿지도 않으니 정신 차리고 잘 살아!]- 
조금은 걱정이 되긴 했지만 쉽게 그럴 행동을 할 사람이 아닌걸 알고는 접었다.
이미 마음의 혼돈이 오는걸로 미루어 짐작만 하고...

그리고는 며칠후에 다시 간단한 메일이 온다.
-[내가 잘못한 것 용서해 준다면 다시한번 당신하고 잘하면서 살고 싶어! 나 받아줄수 있어?
 빠른 답변 부탁해요!]-
답 메일을 보냈다.
-[왜? 사람 헷갈리게 해! 난 이미 마음의 정리 다 끝냈어. 결론만 내리면 되는데..
이제와서 무슨소리야, 중간 생략하고~
그러면, 다 정리하고 와! 다시 잘한다면 한번은 받아준다고 했잖아! 알았어!]-
그리고 나서 전화가 왔다.
"지금 집에 갈께!" 하고.. 
2달의 방황을 끝내는 순간이다. 나의 고통도 여기서 막을 내렸다.
그후 지금까지 거의 10년동안 잘하면서 행복하게 살고 있다.

집에 왔을 때 신랑이 해준 얘기다.  
"당신이 이일로 한번씩 생각날 때마다 화를 내거나 그러면 내가 못 견딜 것 같아서 망서렸어~
그리고, 그때는 내가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방황했었나봐, 내가 왜 그랬는지 모르겠어, 미안해!
앞으로 잘할께! 참아줘서 고마워!"
"난 이미 한번은 용서하기로 했고, 더 이상은 이 문제를 거론 하지 않을거야, 생각하기도
싫으니  다시는 얘기하지 마!"
그 뒤로는 두번 다시 그 얘기는 입에 담지 않았다. 한 번씩 어쩌다 생각은 났지만, 이미 신랑은
내 옆에서 잘하고 있었고, 다시 옛날의 다정함으로 돌아갔으니 거론할 이유도 없거니와 생각도
하기 싫었다.

그 뒤로 여자한테서 2번인가 전화가 왔었다. 집에 있는지 확인전화였고, 다른 말로 내 마음을
휘젓고 싶었는지 엉뚱한 얘기를 하길레 한 마디하고는 끊었다.
"다 아는 사실이야, 가정있는 남자 만나면 너만 손해야! 앞으로 좋은 사람 만나서 잘 살아!
다시는 전화하지마라! 안 받는다" 했다.
그뒤로 몇번인가 전화가 왔지만 받지 않았다. 참 끈질긴 여자다.

그 뒤 신랑은 핸 번호를 바꾸었고, 사무실도 다른데로 옮겼다. 여자가 연락할 방법이 없으니
나한테 한번씩 하는 것이다. 이 긴 사연을, 마음 깊숙히 담아 두었던 얘기를 하게 된 동기는
미국에 있는 데보라님께서 '아름다운 사랑이야기 이벤트'를 하신다기에 담았던 얘기를 쏟다
보니 긴 글이 되버렸다. 실은 결혼전에 다른 사랑 얘기를 하려다가 음악 내용이 아니길레
신랑얘기로 바꾸었는데..
신랑얘기를 하다보니 속 깊은 내용이어서 그런지 마음이 좀 허전하기도 하다.

내가 하고 싶은 얘기는 결혼생활을 하다보면 누구나 다 위기는 있기 마련이고, 그것을 어떻게
대처해 나가는지가 중요한 것 같다. 그래서 그 위기를 어떻게 넘겼는지 얘기하고자 한 것이다.
마음의 상처없이 무난히 넘길수 있었던 것은 혼자 조용히 해결하려 하지 않고, 동기간이나
친구보다는 전문가한테 심리상담을 받으면서 많은 얘기를 나누며 위로를 받았던 것이 
내게 큰 힘이 되면서 치유를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 또한 내 잘못이 없었기에 내가 마음 먹기
나름이었고 신랑을 용서하던지 아님 결정을 내리던지 가만히 내 마음을 들여다 보면서 서두름
없이 서서히 생각하며 정리를 했던 것이 결론을 내리는데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상담사도 그렇게 하기를 조언을 했고, 나도 그런 마음이어서 잘 넘겼다고 본다.
 
만약에 같이 있으면서, 서로에게 상처되는 말을 했다면 좀 힘들지 않았을까? 내 옆에 있기
힘들어 해서 그는 나갔고, 난 조용히 그의 결정을 기다리면서 나를 비운것이 서로에게 현명한
결정을 하게 된 것이 아닌가 하고 지금도 그렇게 생각한다. 일단 마음을 비운 다음에 신랑이 
왔고, 그래서 순조롭게 다시 시작을 할 수 있었다고.. 그 뒤로 보름정도는 조금 서먹했으나
차츰 진정을 하면서 행복한 가정생활을 되찾았고, 지금까지 잘 영위해 온걸로 안다.

그때 안 좋은 결론을 내렸다면 결혼이란 몇겁의 인연으로 만나는 것인데.. 그 다음이 쉽지 않았을
것을 생각하면 아찔하기도 하다. 신랑하고는 잘 맞는 사람이고, 지금은 편안한 동지같은 때로는
친구같고 오빠같은 그런 감정 으로 잘 살아가고 있으니...이런 생활하기도 쉽지 않을텐데..
난 그래도 행복하구나 하면서 사랑을 얘기하는지도 모르겠다.

♡♡ 해마다 발렌타인데이를 맞이할때마다 제과점에 가서 아주 맛있는 초코렛으로 사와서 예쁜
편지지에 사랑을 담은 글과 함께 신랑에게 주고 있다. 그러면 신랑은 하나 먹은 뒤 나를 준다.
같이 먹자구.. 결국에는 내가 거의 먹는 셈이지만 다른 초코렛보다 더 맛이 있는 이유는..?ㅎ
그러면 신랑은 화이트데이에 맛있는 사탕을 메모지와 함께 주곤 한다. 
다 먹을 때까지 난 행복해 한다.♡


★ 이글은 이웃블로거님이신 Deborah님이 발렌타인데이 이벤트로 "아름다운 사랑이야기"로 
참여하게 
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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