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애자 친구가 애인이 생겼다는 이야기를 듣고.

샘을 알고 지낸 지는 횟수로 2년이 되어 간다. 샘이라는 존재를 처음 알게 된 것은 온라인 모 사이트를 통해서였고, 처음 샘을 만났을 때는 동성애자로 자신의 신분을 당당히 밝혔다. 그는 유난히 동양계 탤런트에 관심을 보였다. 종교적인 문제를 떠나서 샘을 이해하고 싶었다. 하지만, 늘 샘과 이야기를 하게 되면 부딪히는 문제는 종교적인 문제였다. 하지만, 그와 대화를 할 때는 철저하게 종교적인 문제를 빼놓고 이야기를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샘의 고민을 들어주기만 일 년을 했던 것 같다. 그런 어느 날 샘이 말했다.

"넌 다른 사람하고 좀 다른 것 같아."

"왜 그렇게 생각하는데?"

"날 혐오하거나 비난하지도 않고 있는 그대로 이야기를 들어주고 있잖아."

"우리 친구잖아. 그러니 들어주고 하는 거지."

어느 날 그와 채팅을 통해서 이야기를 나눈 것이 더 가까워지는 단계로 발전했다. 그리고 샘은 어느덧 내 동생처럼 여겨지게 되었다. 샘은 고민이 있으면 나를 찾는다. 그리고 고민을 들어주는 일밖에 없었지만, 그것으로 샘은 만족한다. 사실 샘이 원하는 건 고민을 해결해 달라는 것이 아니라, 고민을 같이 들어주고 함께 생각해 줄 사람이 필요했던 것 같다. 때로는 동성애를 이해하지 못하는 부모 사이에서 고민하는 그의 모습도 보았다. 샘은 아주 완고한 집안에서 자라온 장남이었고, 동성애자라는 사실을 알린다는 자체가 폭탄선언과도 같은 일이었다. 샘은 혼자만 그렇게 끙끙 앓으면서 동성애를 키워 오고 있었다. 그런 그가 모 사이트에 애인이 생겼다는 내용을 올렸다. 막상 축하를 해줘야 할지 어떨지를 망설이던것도 잠시, 그가 행복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WHAT makes me happy now is the fact that I found what I have been searching for SUCH A VERY VERY LONG TIME! I thought I won't ever find it.. Well. Peoples.. Don't give up on what U want... It might take times, But IN the end, IT WORTHS IT! 지금 나를 행복하게 하는 사실은 내가 오래도록 찾아왔던 상대를 찾았던거야. 난 결코 그런 상대를 못 찾을 줄 알았지. 그래요..여러분 원하는 게 있으면 절대 포기하지 말아요. 시간이 걸릴지도 몰라요. 그러나 결과는 값어치 있다는 겁니다.

위의 사진은 기사와는 상관이 없음을 알려 드립니다.

외출하고 돌아 와 보니, 샘이 남겨준 메시지가 있었다. 아마도 조언을 구하고 싶었던 모양이다. 

i am so dilemma

i met one guy in FB from indonesia

we liked each other

but we are so far away

i met him recently on 27th of December 2010

난 딜레마 겪고 있어.

모 사이트를 통해서 인도네시아 남자를 만났지.

우리는 서로 좋아해. 그러나 멀리 떨어져 있지 뭐야.

최근 2010년도 12월 27일 날 만났었지.

샘의 고민은 작년도 12월 말경에 만났던 남자와 장거리 연애를 해야 한다는 말을 하면서 고민에 빠진 이야기를 남겼다. 그에게 어떻게 답변을 해야 할지 고민이 되기 시작했다. "그냥 잘해 봐."  라고 말할까..아니면 "주변에도 좋은 사람 있잖아. 좋은 사람 찾아 봐." 라고 말을 해야 하나.. 이런 고민이 시작됐다. 결론적으로 샘이 원하는 건 나에게 조언을 받고 싶은 부분도 있었고, 자신이 사랑하게 된 사람이 생겼다는 사실을 알리고 싶었던 부분도 있을지도 모른다. 

필자가 샘에게 해주었던 말은 이러했다.

Hi Sam. It is hard to keep  up with a long distance relationship. If you want to keep this relationship going, you two need to work harder together. It means you and your lover have to contact each other as  often as you possibly can and also be thankful that you have each other. I think this is the best way to maintain a long distance relationship.
안녕. 샘. 장거리 연애를 유지하긴 힘들어. 만약에 원한다면 두 사람이 합심해서 노력을 해야 해. 말하자면, 서로 연락도 자주 하고 서로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갖는 거야. 내 생각인데 장거리 연예를 지속할 최선이라고 보여. 

글을 맺으면서

아마도 많은 기독교인으로부터 돌을 맞을 행동을 한 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도 행복해질 권리가 있다는 것이다. 사람은 세상에서 주어진 삶이 있고 그 주어진 삶과 몫대로 살아가게 마련이다. 어쩌면 샘에게 주어진 삶의 하나가 동성애와 연관이 된 삶이라고 볼 수 있겠다. 물론 종교에서는 인간이 선택할 권리가 있고, 그 선택의 잘못에 대한 결과를 책임지는 것은 인간의 몫이라고 말한다. 샘을 생각할 때는 종교적인 문제는 뒤로 돌린다. 인격적인 존재로 바라볼 뿐이다. 그래도 여전히 마음이 쓰인다.

※위의 글은 댓글 창을 닫겠습니다. 좋은 주말 되시고 맛있는 것도 많이 드시길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