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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ing in America

미국경찰의 굴욕

by Deborah 2011. 1. 8.
오늘은 남편과 데이트가 있는 날입니다. 데이트하기 위해서 필자가 사는 도시의 다운타운을 갔습니다. 식사를 마친 후, 남편의 아파트로 가기 위해서 운전을 하고 있었지요. 남편은 왼쪽 턴 라인에 차를 대고 신호대기를 받고 있었지요. 빨간 신호등이 파란불로 바뀌었습니다. 건너편의 차는 직전 하는 신호를 받았고 우리쪽은 아무런 빨간 신호도 없는 상태였지요. 당연히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왼쪽 회전을 하면서 양보를 해야 하는 것으로 알고 차를 몰고 갔지요. 문제는 직진 하는 차량이 가던 길을 멈추는 거에요. 아마도 남편의 차가 계속 달려 오고 있는 줄 알았나 봅니다. 그냥 쭉 직진 하면 되는데 말입니다. 직진 하던 차가 멈추더니, 다시 직진해서 갑니다. 이쯤 하면 왼쪽 차량 양보라인에 서 있기 때문에 문제가 없는 줄 알았지요. 그런데 뒤를 보니 알록달록한 불이 켜진 경찰 차량이 따라오고 있는 겁니다. 남편은 경찰이 따라 오는 것을 알고, 가까운 주차장이 있는 곳으로 차를 몰고 가서 세웠습니다. 잠시후, 뒤따라오던 경찰도 같은 주차장에다 차를 세웁니다. 그리고 경찰이 다가옵니다.



"실례하겠습니다. 아까 좌회전을 하셨던데요? 좌회전에 빨간 불 들어온 것 보셨어요?"
"네? 좌회전에 빨간 신호가 없었어요. 파란 신호가 직진으로 되어 있기에, 양보로 알고 그렇게 했는데요."
"아니에요. 좌회전 화살표시로 된 빨간 신호가 있었어요. 아까 직진하는 차량이 멈춘 건 아시죠?"
"네.. 그 사람은 왜 멈춘 지는 모르겠지만, 전 교통법규를 준수했는데요. 제가 직접 봤습니다. 좌회전 빨간 신호는 없었어요. 그래서 직진하는 차량을 양보하고 턴을 했지요."

이렇게 두 사람이 이야기를 하더니, 경찰은 필자를 쳐다보면서 물었어요.
"아주머니도 보셨죠? 아까 왼쪽 빨간 화살표시가 되어 있었잖아요."
"빨간 화살표시가 없었어요. 제 눈으로 직접 봐서 압니다."

남편과 미국경찰의 실랑이가 계속되고 있었죠. 그런데 남편이 한 마디 경찰에게 던집니다.

"저의 말을 못 믿으신다면, 신호등 사진을 찍어서 법정에다 제출하겠습니다."
"신분증 제출하시죠?"
경찰은 남편의 말을 무시한 채, 신분증을 가지고 가서 신원조회를 하고 있었지요. 그러는 사이, 남편이 말합니다.
"자기야 카메라 있지?"
"응.."
"내가 사진을 기필코 찍어서 증명을 해 보일 꺼야."
"와 자기 대단해."
"내가 안 찍을까 봐. 정말 한다면 하는 사람이야."

필자가 생각하면 그냥 재수 없이 걸렸다 생각하고 넘어갈 수 있는 문제인데도, 남편은 진실을 무시하는 경찰관에게 본때를 보여주고 싶었던 모양입니다. 신원조회를 몇 시간을 하는지, 경찰관은 아직도 함흥차사입니다.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 경찰관이 왔습니다.

  "음..아저씨. 이번에는 티켓을 끊지 않았어요. 그냥 경고장입니다."
"내 말이 맞죠? 좌측 화살표시에 빨간 신호등이 안 들어온 것 맞잖아요."
"저도 아저씨처럼 턴을 하려다 말았습니다. 위의 경고장은 돈 내고 하는 건 아니니 안심하세요. 다음에는 잘 보고 운전하시길 바랍니다."
"그래도 못 믿으시나요? 가서 확인을 시켜 드릴까요?"
"아뇨 됐습니다. 경고장이니 안심하세요."

정상적으로 본다면 좌회전 화살표 신호가 있을 때만 턴을 해야 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좌회전 신호등이 고장이 난 상태였으니 안전법칙대로 운전한 것이었지요. 경찰관이 곰곰이 생각해보니, 자신도 왼쪽으로 턴을 하는 빨간 신호가 고장이 난 걸 나중에 기억해낸 모양입니다. 경찰관에게 사진을 찍어서 법정에 자료로 제출하겠다고 말한 남편이 눈부시게 빛났던 순간이었고,  그 말에 경찰관은 딱지도 발부하지 못하는 굴욕적인 순간을 맛보았지요. 미국경찰관을 한 방에 날려 버린 사건이 아닌가 합니다. 


글을 맺으면서
미국 경찰관은 자신의 잘못은 인정하지 않았지만, 딱지를 발부하지 못한 굴욕적인 장면을 목격하는 순간이었죠. 필자로선 아주 통쾌한 순간이었습니다. 미국에서 생활해 본 분이라면 잘 아실 겁니다. 미국 경찰은 몰래 숨어서 범인을 잡듯이 속도를 내는 차량을 잡아냅니다. 그리고 딱지 요금을 엄청나게 때립니다. 그래서 경찰이 있는지 없는지 잘 보고 다녀야 합니다. 물론 교통법규를 철저히 지키시는 분이라면 염려하지 않아도 되겠군요. 이렇게 오늘은 남편이 경찰을 한 방에 날려 버린 통쾌한 날이었습니다. 제 속이 다 시원하네요. 하하하.........


위의 이미지는 기사와는 무관함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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