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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lebrities

팬질에 못마땅한 남편

by Deborah 2010. 12. 24.




남편이 그랬다.

"넌 팬질을 하는데 무슨 팬카페 가입까지 하고 난리를 치냐?"

"뭐 어때서. 할 거면 열심히 하는 게 낫지 않나?"

"당신처럼 하는 게 집착하는거야. 정신건강이 안 좋아."

"적당히 하라는 소리 알아. 알았어. 당신 더 많이 사랑하면 되잖아. 설마 질투하는 건 아니지."

"아니.절대 질투 아님. 왜냐..내가 박시후보다 훨씬 잘생겼기 때문에. "

"하하하..미치겠다. 누가 들으면 정말 맞는다고 하겠다."





외국인 남편을 20대 초반에 만나서 세상 물정도 모를 때, 미국까지 건너와서 살았다. 그러니 한국 남자에 대한 막연한 동정이 남아 있었는지도 모른다. 팬 카페 같은 것이 존재한다는 사실은 알았지만, 다들 팬카페 가입한다고 해도 그 당시로선 코방귀를 뀐다고 생각할 정도였다. 왜냐면, 내게는 팬이라는 의미는 아무런 의미가 없었기 때문이었고 그 정도로 동경의 대상 내지는 멋지다고 생각해본 연예인이 없었다고 생각했었다. 




2010년 9월에 나왔던 MBC 단막극 <주부 김광자의 제3활동>을 보면서 마치 나를 보는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내가 마치 김광자의 전철을 밟고 있는듯한 착각에 빠져들었다. 그렇다고 나는 김광자처럼 그림을 멋지게 그려서 팬카페에 올려놓는다거나 아니면 프래쉬 동영상을 만드는 그런 컴퓨터 기술은 없다.  아주 평범하고  드라마를 통해서 본 한 연예인의 매력을 많이 느꼈다는 것이 사실일 것이다.


처음 박시후를 알게 된 사건은 바로 인터넷 검색을 통해서였다. 그 후로 어떤 드라마에 출연을 했고, 어떤 작품을 했는지 다 보고 나름대로 정말 멋진 연기자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 30대 초반이지만, 20대처럼 앳된 얼굴을 지니고 있는 그의 팬 카페는 그를 사랑하는 사람들로 모여들었다. 처음에는 팬카페라는 것이 어떤 것인지 조차 몰랐었다. 내가 이렇게까지 팬질을 해야 하나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막상 팬카페에 들어가서 가입을 하고 나니, 박시후라는 배우에 대해서 좀 더 잘 알 수가 있었던 것 같다. 그의 순수한 모습이 담긴 사진 한장 한장을 열람하면서, 박시후의 연예 성장 과정을 지켜보는 듯 했다. 누군가를 좋아한다는 것은 좋은 일이며, 그것이 현실과 구분되어서 생각한다면 별문제가 없다고 보는 견해다. 그런 면에서, 필자는 드라마 속의 김광자처럼 팬미팅 장소를 찾아가고 하는 일은 없을지도 모른다. 필자가 사는 곳이 외국이다 보니, 특히 팬미팅을 기대하기도 어려울뿐더러 마음으로 좋아하고 그렇게 생각하고 만다는 것이다.



진정한 팬질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게 되는 순간이었다. 내가 정말 온종일 죽치고 카페를 들락날락한다고 해서 팬질이 충성심을 보이는것이 아니라고 보인다. 그들은 박시후를 좋아하는 순수한 마음으로 모였고, 박시후에 대한 관심을 받고 싶은 마음이 있을 것이다. 그래서 팬 미팅이라는 것도 하는 것이고, 그것을 통해서 박시후의 또 다른 면을 만나게 되고 또 그를 향한 좋아하는 감정을 쌓아가게 되는 것인지도 모른다.




박시후 팬카페에서 내가 올렸던 글에 답글을 달아 놓으신 분이 있었다. 그분을 보니 블로그가 있어 방문을 했다. 그녀가 좋아하는 연예인은 당연히 박시후였고, 장래희망이 박시후와 나란히 사진을 찍는 것이라고 했다. 와. 난 이 정도는 아닌데. 정말 어쩌면 소박한 꿈일 수도 아니면 무모한 꿈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 우리가 상상하는 그 이상으로 팬질을 하는 분이 많이 있는 것 같다. 그들은 나름대로 팬질의 의미 동기를 부여하고 싶어한다. 내가 이만큼 누군가를 사랑한다고 말이다. 그것이 공인이라는 점에서 짝사랑으로 끝이 나지만, 가슴속에는 하나의 희망을 품고 살아갈 것이다.




결론은 박시후의 팬카페에 필자가 가입을 했다는 것이고, 앞으로 뭘 어째겠다는 것은 아니다. 그냥 이런 카페가 있다는 사실에 놀라워서 글을 올려 본다. 나이가 들어서 팬질 하는 것이 부끄럽냐고 묻는다면, 전혀.. 네버.. 그런 생각은 들지 않는다. 내가 팬질에 집착하는 이유는 뭔가에 집착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기에 애착을 두고 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것도 귀차니즘이 밀려오면 언제 쫑이 날지는 나도 모르는 일이다. 중요한 것은 내가 지금 하는 팬질에 대한 의미를 두고 싶었다고 한다면 너무 거창한 문구일까. 그래도 누군가를 향하는 좋은 감정은 신이 내려준 축복의 선물이라 여긴다.




박시후 팬카페 메인에 걸려 있던 사진을 캡처를 했는데, 이러다 강퇴를 당하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ㅎㅎㅎㅎ












다재다능한 박시후의 춤연습 동영상




팬카페에 남긴 그들의 이야기 - 시후랑(朗)카페가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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