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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ds

선물이 없는 크리스마스를 보내는 아이

by Deborah 2010. 12. 24.






남편은 이번 크리스마스 때 중대한 결정을 내렸습니다. 아이들과 내가 보는 앞에서 말합니다.
"이제부터 크리스마스는 선물 교환을 하지 않는다. 그러니 선물은 기대하지 않는 게 좋을 거야."
이런 말을 한지가 오래되었지요. 작년 크리스마스 때 한 이야기로 기억하고 있었지만, 아이들은 정말 아빠가 실천에 옮길 줄 몰랐나 봅니다. 




 




이번 크리스마스는 아이들에게 선물을 주지 않겠다고 선포하신 남편의 이야기를 듣던 아이들은 실망의 눈치가 역력했습니다. 남편은 늘 크리스마스가 상업화되어가는 모습이 안타까워 우리 가족이라도 실천을 해야 하지 않느냐고 합니다. 큰아들 한울이는 매년 크리스마스 때가 되면 선물을 받아 왔기에, 실망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엄마 올해는 크리스마스 분위기 안 난다."

"왜. 선물이 없어서?"

"응. ㅜㅜ"

"너도 알지 왜 아빠가 그렇게 결정 한 것인지."

"나도 다 알아. 예수님 생일인데 왜 우리가 선물을 주고받고 하느냐는 거지."

"잘 아네."



 
그래도 서운한 건 어쩔 수 없나 봅니다. 아이들은 선물을 받지 않는다는 자체가 서운함으로 다가온 크리스마스였고, 남편은 선물을 주지 않는 것이 잘 한 것이라 판단이 되었나 봅니다. 중간에 서 있는 필자의 입장에선 두 입장을 고려해서 남편과 상의를 하게 되었지요.



"자기야. 그냥 선물 하나만 주면 안 될까? 여태까지 해온 선물을 주는 행사를 안 한다는 것도 그렇지 않나. 아이들이 너무 실망하고 있잖아."

"이미 내가 결정한거잖아.내가 결정 할 땐 아무 말이 없더니만, 이제 이러는게 뭐야."




남편은 자신을 따라주지 않는 부인이 야속하던지 계속 자신을 믿고 따라와 달라고 합니다. 한편으로 선물 하나도 못 받고 크리스마스를 보내야 하는 아이들 모습을 보니 안쓰럽기 그지없는 크리스마스가 될 것 같습니다. 이런 사정을 친구한테 하소연해봅니다.




"그럼 이렇게 하면 되겠네. 크리스마스 지나고 난 다음에 아이들을 가게 데리고 가는 거야. 그러면서 올해는 학교생활도 잘해주고 착하게 했으니까 선물을 하나씩 준다고 말이지."

"음 그러면 남편이 뭐라고 하지 않을까?"

"그런 선물은 크리스마스와는 연관이 없는 다음날 하니 상관이 없지. 남편이 뭐라고 한다면 아이들이 말 잘 듣고 한 것에 대한 선물이라고 말하면 되지 않을까."




친구의 말을 들어보니 그렇네요. 몇십 년을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아온 아이들에게 이제는 크리스마스 선물이 없다고 알짤 잘라 버리는 건 상처를 주는 행동으로 보입니다. 친구가 전해준 비법으로 크리스마스 다음 날 아이들 데리고 나가서 선물 하나씩을 사줘야 할까 봅니다. 남편도 이해해줄 수 있을지 의문이지만, 아이들에게 상처를 주기는 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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