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늦었어. 지금 뭐 하는 거야. 운동할 시간 있으면 좀 깨워 주지."
" 안 늦었어. 지금 차 안에 들어가 있어. 엄마가 학교 데려다 줄 게."
"엄마. 지금 몇 시인 줄이나 알아? 7시 30분이야."
"아니라닌까..섬머타임제(일광절약시간제)가 있어서 시간이 한 시간 늦어진 거야."
"엄마. 지금 시계는 7시30분이야. 지각하면 엄마가 책임져!"
큰아들 한울이는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엄마에게 큰소리로 말합니다. 정말 엄마가 늦잠을 자도록 내버려두고 운동만 하는 줄 알았나 봅니다. 연이어 작은아들 녀석도 학교버스가 오는 곳에서 기다려도 버스가 안 온다면서 울상이 되어서 왔네요.
"엄마. 버스가 안 와. 버스가 갔나 봐."
"아니야. 가서 기다려. 그래도 안 오면 아빠한테 학교 데려다 달라고 해. 알았지."
"네."
울먹이는 막내아들 가온을 달래면서 학교버스를 타라고 보냈지요. 그런데도 한울이는 뒤 좌석에 앉아서 엄마가 잘못했다는 겁니다. 녀석이 엄마를 안 듣는것 같아서 한 마디 했습니다.
"한울아. 엄마가 틀리면 10불 주고. 네가 틀리면 엄마한테 5불어치 봉사를 하는 거야. 어때? 내기할래?""음."
내기를 하자는 말에 꼬리를 내리는 아들 녀석을 보니 반은 엄마 말이 맞는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해서 정황을 살펴서 내기하겠다고 결정을 내릴 태세였지요. 이런저런 이야기를 큰딸 아라와 주고받으면서 학교에 도착하니, 웬걸요. 많은 학부모는 아이들을 학교에다 내려다 주는 거에요. 이 장면을 본 필자가 가만히 있을 리가 없었지요.
"한울아. 이제 엄마한테 5불어치 봉사하는 거다."
"엄마. 난 내기 한다고 결정 안 했는데. 엄마 혼자서 한 이야기야."
역시 아들 녀석은 나름대로 머리를 굴렸나 봅니다. 내기를 한 적이 없다고 하네요. 오늘은 서머타임제가 아직도 시행되고 있는 미국에서는 지금도 어느 분은 시간을 제대로 맞혀 두지를 못해서 지각을 한다거나, 아니면 중요한 약속을어긴다거나 하는 그런 일들도 종종 일어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드네요. 우리 가족만 이런 일화가 있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정말 아들하고 내기를 한 이유는 아들의 버릇을 고쳐 주고 싶었어요. 아들은 엄마 말을 잘 안 듣는지라, 오늘 어떻게 나오는지 보려고 했지요. 역시 영리한 아들은 엄마의 꾀임 수에 넘어가 주지를 않는군요. 제가 더 분발해야겠어요. 아이들이 엄마 머리 위에서 행동한다는 사실을 깜빡했지 뭐에요. 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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