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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ing in America

외국에서 맞이하는 외로운 추석

by Deborah 2010. 9. 22.


오늘이 추석이라는 이야기를 이웃님 블로그를 통해서 알았습니다. 필자는 한국식 달력이 없기에 인터넷이라는 공간을 통해서 소식을 접하곤 합니다. 외국에서 맞이하는 쓸쓸하고 외로운 추석날, 성경공부 반을 갔었습니다. 그곳에서 한국분을 만났지 뭐에요.

"혹시 한국분 아니세요?"
"어머나. 네. 맞아요."
"성함이 어떻게 되시는지요?"
 
서로의 이름을 물어보면서 한국인이라는 생각에 동족애가 느껴지는 순간이었습니다. 그녀는 한국식 이름도 있었고, 외국인들이 부르기 쉽도록 외국 이름도 있었습니다. 성경공부 반에서는 외국이름으로 알려졌나 봅니다. 그녀와 이야기를 하다 보니, 만남이 아쉽기도 해서 예전에 한국 음식 잘한다는 야미식당을 같이 가자고 권했지요. 그래서 그녀와 함께 점심을 같이 먹게 되었습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도란 나누다 추석이야기가 나왔네요.

"사모님. 추석인데, 어떻게 지냈나요?"
"사실, 추석이라는 의미가 전혀 없어요. 실감을 못하겠어요."
"저도 그래요."
"어제 엄마한테서 전화가 왔더라고요. 그런데 제가 없을 때, 전화하셔서 전화도 받지 못했지요. 그것이 매우 안타까웠어요."
"맞아요. 시간대가 다르니, 전화 하기도 어렵지요."

서로 고개를 그뜩 하면서 마음을 이해를 하기 시작했어요. 외국생활을 하다 보면, 정말 마음에 맞는 한국분을 만나기 힘들어요. 일리노이주에 살 때는 정말 친한 시카고에 있는 언니분이 있었지요. 그분께 마지막 인사를 드리지 못하고 온 것이 아주 죄송스럽기도 했어요. 지금은 잘 계실 거라는 믿음 안에 산답니다. 그렇게 이민생활을 하다 보면, 정말 정을 두고 친한 친구처럼 지내고 싶은 그런 사람이 한둘은 있더라고요. 그런 분을 오늘 만나게 되어 기뻤어요.

서로가 공통점이 많이 있어서 그랬는지도 모릅니다. 왜 그러잖아요. 사람은 서로의 위치가 맞고, 생각이 통하면 쉽게 친구가 된다는 말입니다. 외롭다고 느껴진 순간에 만났던, 한국 군목 사모를 통해서 한국에 대한 향수를 잠시나마 잊을 수 있었던 사건이었네요. 그래도 여전히 외롭다고 느껴지는 순간이 있다면, 한국의 명절 때가 아닌가 하네요.

저녁때는, 블로그에서 알고 지내던 동생이 스카입으로 들어왔습니다. 지금은 캐나다에서 언어 연수를 하고 있다던 그는 오늘이 추석이라는 사실을 실감할 수가 없었다고 하네요. 

"누나. 송편 먹고 싶어요."
"정말, 넌 외국에서 언어 연수 하는 것이 처음이니까 한국이 더 그립겠다."
"홈스테이 맘이 음식을 참 잘해요. 잘 만들어주고 하는데요. 그래도 한국 음식이 그립죠."

오죽할까나. 젊은 나이에 영어를 배우겠다고 왔지만, 막상 와 보니, 명절 때였고, 부모님과 가족들 생각이 간절하리라는 생각이드네요. 짧은 시간이었지만, 즐거운 대화를 나눌 수 있었네요. 잠시나마 외로움을 달래는 시간이였기를 바래봅니다. 


외국에 사는 우리는 이런 생각을 가장 많이 하는 것 같습니다. "그저, 부모님과 형제들은 잘 있겠지."  내가 없어도 그들은 잘 먹고, 잘 살아간다는 생각 하나로 위안을 삼습니다. 외국에 계신 분들 외로운 추석을 보내고 계시지는 않는지요. 모두 즐거운 추석명절을 맞이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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