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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ing in America

바쁜 하루

by Deborah 2010. 9. 15.


오늘처럼 바쁜 날도 없었던 것 같다. 아침 5시 30분 기상해서 운동을 30분 동안 했다. 그리고 나니 아이들 학교를 데려다 줄 시간이 되어 버렸다. 우리 큰아들과 큰딸은 근처에 있는 학교에 다니지 않기에 매일 학교를 데려다 주는 운전수 노릇을 하고 있는 셈이다. 이렇게 우리 아이들 넷을 다 차에다 태우고 새벽 아침 공기를 마시며 아라와 한울이가 있는 학교를 향해서 달렸다. 도착하니 7시 08분 정도 시간이 되었다. 그리고 우리 막내아들 가온이 학교를 데려다 줘야 했다. 사실, 가온이는 혼자서 걸어서 학교에 갈 수 있는 거리임에도 어리광을 피우면서 학교를 안 간다고 떼를 써서 어쩔 수 없이 운전해서 데려다 주곤 했다. 어느 날인가 운동 삼아서 같이 걸어서 학교에 가자고 말을 했더니, 안 간다고 한다. 그래도 막무가내로 데리고 걸어서 학교에 갔다. 그런 아들이 그런다.

"엄마. 난 걷는거 싫어."
"왜 싫어? 걸으면 운동도 되고 얼마나 좋은데. 엄마 어릴땐 먼 거리를 걸어서 다녀야 했어."
"그래도 싫어요. 앞으로 차로 데려다 주세요."

벌써 편리한 것만 찾아대는 아들이다. 아이들도 편리한 문화에 빠져든 것은 없쩔수 없는 현실인 것 같다. 그리고 난 후에 집에 도착해서 나린이를 목욕시키고 나도 덩달아서 샤워를 했다. 나린이 옷을 입히고 난 후에 PWOC(Protestant Women of the Chapel) 라는 크리스천 여성들의 성경공부가 있는 날이다. 아침 일찍 가야지만, 나린가 무료로 아이를 돌봐주는 곳에 들어갈 수가 있다. 도착하니 아이들도 얼마 없었고, 그곳에서 알게 된 에스파란자(희망이란 뜻이란다.)가 반갑게 맞이하면서 미소를 짓는다.

"오늘은 일찍 왔네."
"그럼. 저번에 아이들이 너무 많아서 나린이 맡기는것도 힘들었잖아."
"맞자. 잘했어."



그녀는 성경공부하는 날 아이들을 봐 주는 아이를 돌보는 사람이다. 물론 PWOC에서 돈을 주고 고용한 사람이라고 한다. 그녀를 알게 된 것은 남편이 이끄는 화요일 성경공부 반에서였다. 그곳에서도 그녀가 아이를 돌봐주는 일을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남편이 계획한 화요일 성경공부는 무산이 되고 말았다. 성경공부 반에 참여하는 사람이 없었다. 즉, 군대에서는 집집이 돌아가면서 광고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았고, 성경공부라는 타이틀만 있을뿐 사람들이 성경공부가 화요일날 있는지도 모를정도였다. 

성경공부를 마치고 남편에게 전화해서 같이 점심을 찰리 샌드위치를 먹었다. 그리고 나니 아이들을 픽업할 시간이 다 되어 버렸다. 먼저, 가온이를 픽업하고 그리고 우리 큰아이를 픽업해야했다. 이렇게 시간이 빨리 지나간다. 오늘은 아라가 보컬 모임이 있는 날이라고 해서 남아서 기다려야 했다. 그리고 집에 와서 아이들 저녁을 준비하고 나니, 장교부인 커피 모임에 참석해야했다.

장교부인들 커피 모임은 아주 특별했다. 많은 사람이 대령의 집에 초대되어서 참여하게 되었고, 서로 인사를 나누면서 음식도 먹고 교제를 나누었다. 후반부에는 작은 게임을 했고, 그 게임에서 내가 이겼다. 그래서 선물로 바구니를 받았다. 바구니는 아주 특이한 것이 부대의 상징이 마크가 달려져 있는 바구니기에 기념으로 삼을만한 그런 특별한 선물이었다.

장교부인들과 작별인사를 나누고, 집으로 향했다. 집에 도착한 시간은 저녁 9시였다. 정말 오늘 하루는 이렇게 빨리 지나가 버렸다. 하루가 너무 빠르다고 느낀 적은 많이 없었지만, 오늘은 그런 느낌이 강하게 드는 날이었다. 

여러분도 그런 날 있지 않나요? 하루가 너무 빠르다고 느껴질 때 말입니다. 아마도 분주하고 일하고 뭔가 스케줄이 많이 있을 때, 그런 느낌을 들거란 생각이 드는군요. 그런 바쁜 시간 속에서도 가족이 늘 함께 버티고 있다는 것 자체가 기쁨이자, 행복이라 생각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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