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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ing in America

스트레스 일기장을 아시나요?

by Deborah 2010. 8. 6.


미국의 고등학교 체육담임 선생은 스트레스 일기장이라고 해서 아이들에게 일기를 쓰게합니다. 그날 스트레스를 받는 내용을 일기장에다 써 넣는거지요. 결국 스트레스의 원인을 파악하고 스트레스를 줄이자는 취지하에 쓰게된 일기장에 관한 내용을 나누어 볼까합니다.


필자가 잘 알고 지내던 H양의 어머니의 이야기를 들어 보니, 스트레스 일기장이 그냥 단순 일기장이 아닌것 같았어요. H양의 어머니는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나 봅니다. 그러다 보니, 아이들에게까지 영향을 미치게 된것이지요. H양은 그날 스트레스 일기장에다 이렇게 썼어요.

 
" 엄마때문에 스트레스 받아서 미치겠어요." 


일기장 내용을 알게된 H양 어머니는 자신때문에 딸이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자체가 마음에 많이 걸렸다고 해요. 그렇다고, 스트레스를 받지 않게 했으면 좋겠지만, 이미 벌어진 상황이고 해서 마음이 좋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러나, 그녀가 우려하는것은 다른것에 있더라고요.


"딸이 나 때문에 스트레스 받는건 이해를 하지만, 그것이 문제가 되어서 학교에서 오라고하고 하면 골치가 아픈데."
"그럼 그 일기장을 선생님이 매일 검사를 한다는거야? 가정사 내용이 그대로 일기장에 담겨져 나오겠군."
"그러니 문제지. 우리집 안의 일들을 학교 선생님들이 간섭을 하는거나 다름 없으닌까 말이야."


그녀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스트레스 일기를 쓰라고 하는 궁극적 목적이 스트레스로 인해서 자살하는 청소년들이 많이 늘어 가고 있다는 시점에서 그것을 방지 하기 위한 차원에서 쓰게된 스트레스  저널이라고 하지만, 결국 부모에게는 올가미 식으로 전달 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이죠. 아이들에게 매로 훈계한 상황이 스트레스 저널에 쓰여지게 되면 소셜워커가 참견하게 되고 그러다 보면 아이들을 정부에서 데려갈 수 도 있는 그런 현상을 맞이 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를 그녀로 부터 들었네요. 참 슬픈 현실속에서 살고 있는것 같아요. 아무리 스트레스 저널이라고 하지만, 그것을 이용해서 가정에 불리한 조건으로 작용하게 된다면, 그것 만큼 슬픈 현실도 없을거란 생각이 드네요.


우리아이들은 어떻게 엄마를 생각하고 일기를 써 내려갈지 궁금해요. 스트레스 일기 때문에 스트레스를 더 받았다는 H양의 엄마 심정도 어느정도 이해가 가네요. 부모 입장에선 아이들에게 최선을 다 한다고 하지만, 아이들이 어떤 언어를 일기장에다 쓰느냐에 따라서 학교측에선 부모에 대한 잘못된 판단을 내릴수도 있다는 생각도 들고요. 마치 학교에서 학생들 일기장을 통해서 그들의 가정생활을 감시하는 듯한 그런 묘한 인상을 그녀로 부터 받았네요.



요즘은 아이들 학교에 보내는 일도 겁이 많이 납니다. 우리 아이들이 어떻게 부모에 대한 이야기를 선생님께 전달하는지도 궁금해지고요. 아직까지 큰 일들은 없지만요. 그래도 미국이닌까 더 조심하고 꺼진 불도 더 살펴 봐야 하는건지도 모르겠어요. 한국에 계신 부모님들은 이런 일기장 때문에 마음 고생은 하지 않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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