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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ing in America

이민생활과 교회 이야기

by Deborah 2010. 7. 27.

5살짜리가 찍었던 나린이 사진

일요일은 늘 한결같이 짜여진 틀 속에서 보냅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애들 깨우고 , 밥 먹이고, 그리고 난 다음 교회 갈 차비를 합니다. 교회는 부대 안에 있는 Chaple Next라는 곳입니다. 처음 이곳에 왔을때, 한국인 전도사님을 미국 식료품 가게에서 만났지요. 그분이 한국 사람인것을 눈치를 채고 연락처를 달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연락처를 드렸지요. 나중에 연락이 왔는데요. 전도사님 다니는 교회로 오라고 연락이 온거였어요. 그런 상황을 보더니 남편이 옆에서 뭐라 합니다.


" 거봐라. 한국 사람들은 너한테 친구가 되어 주기 위해서 손을 내미는게 아니라, 무조건 자신들이 다니는 교회로 이끌기 위해서 다정하게 구는것 같어. 그러니, 한인 교회 나오라고 한다고 덜컥 나가지 말어. 알았지?"


남편이 이런 말을 하는데는 다 이유가 있어요. 예전에 제가 된통 당한 사건이 있었기 때문이지요. 한국분들은 일단, 외국에서 살게 되면 무조건 교회로 이끌고 보는 것이 급선무라고 생각하는것 같아요. 한국 마트에서 처음 만난 미미(가명) 엄마가 제게 이런 말을 했습니다.


"언니.. 언니야는 한국 사람 많이 사귈려면 교회 나가야 한데이. 그래야 한국 사람 많이 볼수있다 아이가."
"왜 그런데요?"
"몰라서 묻나. 다들 직장 다니기 바쁘고 한데, 일요일은 교회로 다 나오거등 그래서 그런거지영."


미미엄마는 외국에서 산지가 10년이 넘은 경상도 아줌마였고, 나보다 몇살 어리다는 이유로 대뜸 언니라 부르며 먼저 말을 붙여왔죠. 참 붙임성이 있는 사람이였는데, 미미엄마는 덧붙여서 꼭 큰 교회를 가라는 말까지도 해줬어요. 큰 교회를 가야 하는 이유가 더 많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고, 사귀기도 수월하며 아이들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도 있어 편리하다고 귀뜸을 해 줬어요.


미국 이민 생활하시는 분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처음 미국에 왔을때는 신앙이 없었는데, 이곳에서 교회를 다니면서 신앙을 갖게 되고, 하나님을 알게 되었다고 말하는 분들을 많이 봐 왔지요. 외국에서도 한인 교회의 분열은 아주 심합니다. 장로의 행패로 인해서 목사가 해고 되기도 하고요. 때로는 목사님 따라서 교회를 다 나가니 그 교회는 페허처럼 되어 버린 곳도 많답니다.


말이 많고 속도 시끄러운 곳이, 현지 한인 교회의 실정인것 같습니다. 이것은 한 단면을 이야기 하는 것이니, 혹여나 오해가 없으시길 바라며, 신앙 생활을 하는 것은 좋지만, 한인 교회를 가기 싫어 하는 사람한테, 자꾸 전화를 해서 나오라고 하는건 실례가 아닌가 싶네요. 그렇게 해서 인원수만 채우면 뭐 합니까. 진정한 신앙인으로서 자세가 안 되어 있을때는 전도라는 명목하에 사람들을 끌어 들이는 일도 하나님은 기뻐하지 않을거란 생각도 들어요.


채플 넥스트에서 만난 아이들

외국 이민 생활 결코 쉽지 않지요. 그래도 사람들 만나서 정을 느끼고 훈훈한 한국의 메마른 정서를 느끼고 싶어서 한인 교회 나갔다가 실망하신 분들도 본 기억이 나네요. 외국에서 만난 한국분들 그냥 다정하게 말한마디만 건네줘도 얼마나 고맙고 반가운데요. 꼭 교회나오라고 하니, 참 민망합니다. 외국생활 하면서, 우리 동포애를 많이 느끼는 곳이 이제는 교회라는 특정 단체가 되고 말았네요. 


특정 소수의 이민 생활은 교회와 뗄레야 뗄수 없는 관계로 되어 버리고 말았네요. 교회도 좋은 곳을 가면 좋은 사람을 만나듯, 어디를 가나 자기하기 나름인것 같습니다. 우리 살아가는 외국생활 힘들지만, 서로 이해하고 다정한 말 한마디라도 건넨다면 정말 좋겠어요.



덧글: 혹시 오해의 소지가 있을지 몰라서 마지막 부분을 약간 수정을 했습니다. 그리고 모든 기독교인들이 다 그렇다는것이 아니라는 점과 교회를 다니지 않아도 잘 사시고, 잘 지내는 분들이 있다는 사실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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