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교에서 친하게 지내게 된 상담사 리즈와 함께 산책을 나섰습니다. 리즈는 우리 집 근처에 거주하고 있었네요. 그동안 우리 집 근처에 살고 있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답니다. 이렇게 서로에게 관심이 없으면 어떤지를 알지 못하지요. 요즘에 친하게 지내는 직장 동료입니다. 사람을 만나는 공간이 한정되어 있다 보니, 이렇게 학교에서 만나는 분들과 교제를 하게 됩니다.
사실, 같은 동업에 종사하는 사람과 아주 친하게는 지내기 힘들어요. 미국에서는 직업상 상사와 친하게 외부에서 만남을 갖고 지내는 것을 좋게 보지 않습니다. 프로 정신이 부족하다고 보는 경향이 없지 않아 있어서요. 그래서 대도록이면, 직장 상사와는 학교의 외에 만남을 갖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단합을 하는 외식자리 같은 경우는 예외입니다. 이번에 새로 직장을 알아보게 되었는데요. 직장 상사 몰래 다른 곳을 알아봤답니다. 솔직히 제가 다니는 곳보다 월급도 더 많고 집에서 5분 거리입니다. 당연히 그쪽으로 관심이 가지 않겠어요. 이력서를 냈지만, 인터뷰 연락이 올 줄은 몰랐답니다. 정말 오랜만에 인터뷰를 잘 마치고 했는데요.
이것이 다가 아니었던 거죠. 인터뷰한 곳에서 직장 상사한테 연락해서 추천서를 써달라고 했나 봅니다. 저한테 문자가 와서 어떻게 된 일이냐고 물더군요. 저도 황당했지만요. 솔직히 월급을 많이 주고 해서 관심이 가서 인터뷰만 했다고 말입니다. 직장상사가 저에 대해서 좋은 말을 많이 추천서에 적었던 모양이에요. 지난 화요일 연락이 와서 그곳에서 저를 채용하겠다는 의사를 밝힙니다. 그래서 전 거절했어요. ㅠㅠ

선생보조 직장이야 다른 곳에서도 오라는 곳이 많은 것을 알게 되었답니다. 이번에 선생님으로 새롭게 직장을 구하고 있는지라, 선생보조 직분에서 다시 일하기는 싫더라고요. 그럴 바에야 지금 일하는 곳에서 친분 있는 분들과 함께 지내는 것이 더 좋을 것 같다는 판단이 섰습니다. 남편은 이런 기회에 봉급을 조정해 달라고 이야기를 해보지 않았냐고 말하더군요. 저야 그렇게 성격이 따지고 하지 않아서 그냥 넘어갔네요. 조금은 아까운 직장이긴 합니다.

산책을 하다 보면 여러 가지 이야기도 많이 하게 됩니다. 서로 간에 알고 싶은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직장에 관련된 이야기는 빠짐없이 대화의 안주거리로 등장하게 됩니다. 이번 학기에 어느 선생님이 다른 학교로 가게 된다는 이야기를 들었네요. 어떤 선생님은 다시 학교에 머물고 싶었지만, 재 채용을 하지 않아서 다른 학교를 알아봐야 한다고 해요.

우리 선생님들도 매년 철새처럼 다른 곳으로 이동하시는 분들도 많아요. 제가 일하는 곳에 꾸준히 머물고 계신 선생님들 보면 참 존경스럽습니다. 우리 학교 중학교 1학년 수학을 담당하시는 선생님은 20년을 학교에서 꾸준히 머물고 계셨다네요. 그 선생님을 보면 저도 모르게 가볍게 머리를 숙여 인사드립니다. 다른 선생님은 그냥 고개를 들고 "안녕하세요.. 좋은 아침입니다."라고 말하죠.

리즈가 입고 온 옷인데, 어떻게 해석하냐고 하길래, 혹시 만화 주인공 이름 아니냐라고 했어요. 나중에 주변 한국 가게에서 일하는 일본인 총각한테 물어보니 저의 해석이 맞더군요.

초원의 빛
윌리엄 워즈워스
한때는 그리도 찬란한 빛이었건만
이제는 속절없이 사라진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초원의 빛이여, 꽃의 영광이여
우리는 슬퍼하지 않으리
오히려 강한 힘으로 살아남으리
존재의 영원함을
티 없는 가슴으로 믿으리
삶의 고통을 사색으로 어루만지고
죽음마저 꿰뚫는
명철한 믿음이라는 세월의 선물로
Splendor in the Grass
William Wordsworth
What though the radiance which was once so bright
Be now for ever taken from my sight
Though nothing can bring back the hour
Of splendor in the grass
Of glory in the flower
We will grieve not rather find
Strength in what remains behind
In the primal sympathy
Which having been must ever be
In the soothing thoughts that spring
Out of human suffering
In the faith that looks through death
In years that bring the philosophic mi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