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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imal Stories

고양이를 버리려다 들켜 버린 미국인 부부

by Deborah 2011. 3. 15.













차마 불쌍한 고양이 사진을 찍을 수 없어 다른 사진으로 대체합니다.





오늘은 동물병원을 잠시 들러서 우리 집 애완견인 찰리를 데리러 갔습니다. 워싱턴 디씨를 다녀온 후에 찰리는 임시로 동물병원에 맡긴 것이었지요. 동물병원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안으로 들어가려고 하는데, 이상한 대화가 오고 갑니다. 물론 영어로 미국인 부부가 말을 주고받았는데, 듣고 있었던 필자로선 충격적일 수밖에 없었네요.

"고양이를 어쩌란 말이야. 그냥 버리라고?"
"누가 버리래? 지금 시간이 없잖아."
"그럼 어쩔건데?"

알고 봤더니, 미국인 부부는 고양이를 버리려고 하는 눈치였어요. 동물병원 앞에다 버리면 그래도 누가 가져가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말을 한 것인지 모르겠지만, 정말 이건 아니다 싶었지요. 저와 눈이 마주친 미국인 부부는 한마디 하더군요.

"죄송하지만요. 이 고양이 데리고 갈 수 없나요?"
"네? 무슨 고양이를?"
"여기 새끼 고양인데요. 아직 어려요. 하나는 겨우 목숨만 부지하고 다른 하나는 살아남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저보고 어쩌라는 건가요?"
"이 고양이를 그냥 저기 동물 병원 안에까지 가지고 가시면, 안에서 해결할 거에요?"
"음.. 어머나.. 이렇게 해놓고 가시면 안 되죠?"
"사실은요. 울 양반이 병원 약속이 잡혀서 여기 오래 못 있네요. 그만 가봐야겠어요. 부탁해요."
"아니.. 저한테 이렇게 떠밀고 가시면 안 돼요."

이미 미국인 부부의 차는 주차장을 떠나고 있었지요. 정말 몰상식한 사람이더군요. 불쌍한 두 마리의 새끼 고양이를 그냥 밖에 둘 수 없어서 동물 병원 안으로 가지고 들어왔더니, 직원이 한 마디씩 합니다.

"세상에 저런 몰상식한 사람도 있군요. 이렇게 다 죽어가는 불쌍한 고양이를 내 버리고 가다니..ㅜㅜ"
"지금 고양이가 이상해요."
"아까 그분들이 여기 다녀갔어요. 우리 보고 처리를 해달라고 하는 걸 안 된다고 했더니, 아주머니한테 고양이 새끼를 떠넘기고 갔군요."
"네. 그래요. 가만히 보니 고양이 새끼가 정상이 아니네요. 한쪽 다리에 발톱이 없네요. ㅜㅜ 불쌍해라."
"네. 바로, 고양이가 정상이 아니라서 저렇게 버리고 간 거랍니다. 정상적 고양이라면 버리지도 않았겠지요."
"정말 속상하네요. 저런 사람이 있다는 사실이 말입니다. 고양이도 생명이 있는데.."
"그러게요. 우리가 동물 보호소에 연락해서 데리고 가라고 할 수밖에요."

고양이가 정상적으로 태어나지 않았던 이유로 인해서 태어난 지도 얼마 되지도 않은 고양이를 버리려고 했던, 미국인 부부가 참 야속하더군요. 만약 그들의 자식이 저렇게 태어났다면 매정하게 버릴 수 있을런지도 묻고 싶어요. 사람들은 동물이라고 해서 아주 목숨을 가벼이 여기는 것 같아서 마음이 아팠습니다. 남편에게 전화해서 고양이 한 마리 키우자고 했더니, 남편은 리오 때문에 안 된다고 반대를 합니다. 아픈 고양이를 뒤로 한채로 돌아서는 마음은 정말 아팠습니다. 세상에나.. 고양이가 불구로 태어났다고 해서 버림을 받고 정상적으로 태어났다면 키우고 그런 거였다면, 왜 애완동물을 키우는지 모르겠습니다. 불구로 태어나도 생명을 가지고 있는 사랑스러운 애완동물임을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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