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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ds

설거지 하는 아들이야기

by Deborah 2010. 8. 21.


우리집은 아이들에게 특정한 집안 일을 시킨다. 각자 분담을 받은 일을 잘 처리 하지 못할 경우에는 벌칙이 따르기 마련이다. 오늘은 우리 막내아들인 가온에게 설거지가 주어졌다. 가온이에게 설거지를 시킬것인가에 대해서 남편과 대화를 나눈적이 있다. 남편은 설거지는 꼭 시켜야하고, 아이들 빨래도 손수해서 입을수 있도록 세탁하는 법도 가르쳐야 한다고 말했다.


"가온이 나이가 아직 어리잖아. 그런데도 설거지를 시키면 할 수 있을것 같아?"
"당연하지. 투정을 부리고 못한다고 말하더라도 시켜야 아이들은 하는 방법을 배우는거야."


남편은 아이들이 처음에는 다들 일을 시키면 투정하는것은 당연한 일이라면서, 그냥 모른척하라고 한다. 시간이 지나면 아이들도 설거지 하는 요령도 터득하고 배운다고 하는 남편의 말이 예사롭게 들리지 않았던 시절이 있었다. 처음 아이들에게 설거지를 시킨때가 5살때 였던것 같다. 그 당시로선 설거지 시키는것에 반대를 했지만, 남편은 아이들이 하게끔 내버려 두라고 말을 했었고, 제대로 설거지를 하지 못한 아이들을 탓하기 보다는 칭찬을 많이 해주라는 말도 아끼지 않았다. 그렇게 하다 보니, 아이들이 어느듯 성장하고 설거지라는 것이 이제는 재미있는 놀이가 아니라, 일이라는 것을 인식하고 난 후로 부터는 설거지를 하기 싫어하는 눈치가 역력하다. 설거지를 하라고 하면 꼭 이런 대꾸 한두번은 듣게 된다.


"엄만. 맨날 나만 설거지 시켜. 난 어제도 설거지 했단 말이야. 내가 설거지 하는 사람으로 남았으면 좋겠어?"


하하하 아주 맹랑하게 대꾸를 하던 한울이가 생각난다. 한울이가 가장 싫어하는 가사 분담 중에서 1위가 설거지라는 점을 감안했을때, 우리 부부는 한울이에게 많은 설거지를 시켜온 것도 사실이다. 반면에 막내아들인 가온이 경우는 설거지를 많이 하지는 않았던것 같다. 올해 들어서 설거지를 많이 시켜온 것은 사실이지만, 오늘처럼 설거지 하기 싫다고 입이 튀어 나오는 경우는 늘 있는 풍경인지라, 그냥 모른척하고 넘어 가려고 했었다. 그러나, 아들은 어리광 피우듯이 말했다.


"엄마. 나 혼자서 설거지를 다 해야 해? 한울형이 도와주면 안돼?"
"너 혼자 하는 법도 배워야 하지 않겠니?"
"엄마  설거지 하기 싫어. 엉엉..엉."


일단, 울기부터 시작하는 가온이를 보면서 막내아들이라서 그런가, 아니면 한국인의 특유한 피가 흘러서 그런가를 곰곰히 생각해 보았다. 그건 어느쪽의 피가 흘러서 그렇기보단, 가온이 성격이 그런것 같다. 어릴때부터 때를 쓰는 버릇이 여지것 연결이 되어 왔었고, 징징 짜면서 우는 모습도 한두번 목격한 것은 아니였지만, 그래도 마음은 늘 짠하기만 했었다.


아이들에게 설거지를 시키는 것 부터 빨래하는 법, 그리고 청소를 하는법도 부모가 당연히 가르쳐야 할 부분중 하나라고 본다. 어떤 집은 아이들은 절대 공부 외에는 아무것도 시키지 않는다고 말을 하기도 하지만, 나중에 커면 이런 것을 가르치지 않은 부모 탓을 많이 하기 마련이다. 배우면 무엇이든지 아이들은 나중에 활용한다는 생각을 하면, 작은 집안일 부터 가르치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


특히, 외국에 살면서 한국인 엄마인 경우는 아이들에게 많은 것을 시키지 않는다. 청소도 아이들에게 시키면 제대로 하지 않는다면서, 그럴바엔 내가 직접 청소하는것이 더 낫겠다고 말하던 M씨의 말이 생각난다.


"우리 애들한테 청소하는 법을 가르쳐 줘도 내 마음에 들게 하지 않으니 문제지. 결국엔 일거리를 두번 만드는 겪이 되고 마는거야. 그럴 바에는 내가 하는게 더 낫다고 보는데."


즉, 아이들로 부터 받는 스트레스도 있지만, 청소 때문에 아이들이 엄마한테 대꾸하는 것도 듣기 싫다는 말을 한적도 있었다. 고분고분하게 말을 들어주면 좋으련만, 나이가 들어 갈수록 아이들은 반항을 하고, 시킨 일을 몇번씩 반복해서 말을 해야 하는데도 지쳤다는 한국인 엄마 이야기도 들은 기억이난다.


정작 우리가 아이들에게 가르칠 수 있는 것은 올바른 가치관도 있지만, 그것에 못지 않게 가르쳐야 할것이 바로 아이들이 어떤 환경에도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 주는것도 부모의 몫임을 잃지 말아야겠다. 내가 한국엄마라서 그런지, 그런 면에서는 많이 약하다는걸 느낄 수 있었다. 자식교육도 꾸준하게 일관성을 유지하면서 교육해야함을 절실히 느낀다.






어때요? 아이들에게 설거지를 시키고 계시나요? 아들이라고 설거지 시키지 않는 그런 일은 없기를 바랍니다. 아들일수록 더 많이 가사일을 시켜야 한다는걸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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