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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ing in America

친정엄마의 방문이 달갑지 않은 이유

by Deborah 2009. 12. 29.



주변에 돌아 보면 늘 사고가 많은 친구가 있습니다. 오늘 그녀의 사연을 들어 보면서 저도 곰곰히 생각해 보게 되는 일이 있었습니다.


친구: "엄마가 집을 방문 하는게 신경이 쓰여 미치겠다."


나: "왜. 친정 엄마가 오면 좋잖아."


친구: "좋은건 둘째 치고, 방문을 하시면 잔소리를 그렇게 하신다."


나: "뭐. 다 ..너 잘대라고 하는거 아니겠니. 너무 마음 상하지 말어."


친구: "이건 정도가 지나칠 정도니 그렇지.. 엄마 생각에 마음에 안드는건 무조건 다 버리고 하니 미치지."


나: "에고..그럼 따로 정리를 해놓으면 되잖아."


친구: "문제는 그게 아니야. 매년 방문을 하시면 감나라 대추나라 간섭을 하시고 정말 미치겠다."


친구의 이야기를 들어 보니 친정 엄마의 방문은 한 마디로 스트레스를 동반하는 방문이 되고 말았다고 한다. 친정엄마가 방문을 한다면 다들 기뻐하고 좋아할 일이지만, 그것도 잠시 잠깐 이라고 한다. 집안 구석 구석을 마치 검사관처럼 조사를 하시고, 마음에 들지 않는 구석을 발견하면 무조건 버리라고 하신다고 한다.


딸의 기분도 생각치 않고, 무조건적으로 행동 하시고 내맽는 말은 상처가 된다고 말한다. 친정엄마 입장에서 본다면 딸이 잘 해놓고 살면 이런 잔소리도 없겠지만, 잘 살지 못하는 딸을 보면 마음에 상처도 있을 것이고, 그런 딸이 안타까운 마음을 이렇게 상대적인 행동으로 보여진 경우가 아닌가 생각된다.


매년 홍역을 앓다시피 해야하는 엄마와의 만남이 이제는 달갑지 않다고 까지 했다. 물론 떨어져 지내던 친정엄마의 방문은 기쁨으로 다가 오기도 전에 엄마가 방문을 한 순간 부터 잔소리를 끊임없이 들어야하고, 좋은 말 보단 훈계를 더 들어야하는 장성한 딸 입장에선 달갑지 않은 방문일 수 밖에 없다.

며칠전에 그녀 집을 방문을 했다.


친구친정엄마: 이것도 버리지 않고  그냥 놔 뒀니? 다 버려.


친구: 엄마.. 그건 필요한거야. 병원에서 서류할때 필요하단 말이야.


친구친정엄마: 애들 버릇이 하나도 없구나. 애들을 버릇 없이 키우지 말랬지.


친구: 엄마.. 잔소리 그만 하면 안되나? 친구도 방문했는데 말이야.


친구친정엄마: 잔소리좀 안하게끔 해놔 봐라..그럼 잔소리 안 하마.

이런식의 대화가 10분 간격으로 오고 가고 있었다. 이런 대화를 듣는 필자의 마음도 즐거울 턱이 없었지만, 손님이 왔다는 사실도 망각하신채 딸의 잘못을 질책하기에 바쁘신 친구의 친정엄마를 보면서 우리 어머니와 많이 비교가 된다는 사실을 발견 할 수 있었다. 우리 친정어머니는 필자가 하와이에 살던 때에 방문을 한적이 있었다. 그 시절을 돌이켜 보면 아련한 추억으로 남아 있다. 그 시절 어머니와 함께 저녁 마다 산책을 하던 길 하며 망고가 떨어진 길을 걸으면서 어머니와 나누었던 대화들이 생생하게 기억하고도 남음이 있었다. 문득 친정 엄마 생각이 나기 시작했다.




지금은 너무나 멀리 계신 친정어머니이기에 늘 가슴 속에 간직하고 살아야하는 마음이 늘 허전하기 그지 없다. 필자 생각엔 가까이 있어 엄마의 잔소리를 듣기 싫다던 친구의 말이 다 투정으로 들리는건 무엇 때문일까.. 그래도 내가 견딜수 있었던건 친구의 엄마와 비교가 되어서였을지도 모른다. 정말 친정엄마가  방문해서 모든일에 관습을 하고 스트레스를 준다면, 나라도 친정 어머님이 방문하는걸 원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사실, 좋은 방문을 하고 딸 얼굴도 보고 손자, 손녀들 보려고 오셨지만, 나중에 남는건 딸에게 상처만 안겨다 주고 가는건 아닌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 사실, 부모는 자식을 어떻게 하던 도와 주고 싶고, 자식이 사는 집에 가서 가만히 있지를 않으신다. 무조건으로 치우고 정리도 해주고 싶고, 늘 자식에게 뭔가를 주기를 원하는 마음이 가득해서일지도 모른다. 이런 마음을 잘 이해를 못하는 것이 대부분의 우리들이다. 그래서 부모의 마음을 헤아리기가 힘들다고 하는지도 모른다. 부모가 우리에게 주는 은혜는 깊은 바다와도 같다고 말하면 맞을 것이다. 그정도로 우리 마음 깊이 스며들듯이 사랑을 전달하고 계신 분이 바로 어머님이라는 존재가 아닌가 생각된다.


주변에 이런 친정 어머님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사실 이런 엄마가 옆에 있다면 다 큰 딸로선 여간 부담이 되는 일이 아닐지 모른다. 어머님은 다 큰 딸이라도 자식 취급을 하기에 그런식으로 하실지는 모르지만, 딸도 이미 자식을 둔 상태이기에, 마음에 상처가 된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시고 말을 한마디를 하셔도 따스한 말을 건낼수 있으면 좋으련만.. 그렇게 하지 못하고 있는 친구네 실정을 보고 있노라니.. 나도 가슴이 아팠다. 다 큰 딸에게 잘해주고 싶은 마음이야 다 같으련만.. 그래도 너무 지나친 사랑이 화를 부르고 있음을 보고 있노라니, 딸 입장에선 그것도 마음에 탐탁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 마음 한켠으로는 아픔으로 다가 간다는 사실이다. 그 딸이 엄마가 여전히 사랑하기 때문에 그런 잔소리도 할 수 있다는걸 알았으면 좋으련만, 그것 보다는 당장 들려오는 잔소리가 듣기 싫다는 투정만 해대는 친구의 모습이 생각난다. 그래도 어머님이 옆에 있을때가 좋은것이다. 지나고 나면 다 후회되고 보고 싶어지는 것이 바로 부모인것을 ..


글을 마치면서 문득 시골에 계신 어머님 생각이 났다. 지금쯤 무엇을 하고 계실까? 멀리 있는 딸은 엄마 생각에 오늘도 눈시울을 붉힌다. 엄마가 그리운 날이 오늘인것 같다. 그래서 엄마의 소중함을 더 깨닫게 되는 순간이 바로 지금인것 같다. "엄마.....보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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