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Living in America

남편이 남겨준 사랑스런 쪽지.

by Deborah 2009. 12. 10.




"나의 사랑하는 아내야. 저는 잘지내서요. 지금 너무 바빠요. 당신 하고 아이들을도 보고싶어. 사랑해!"


남편이 요즘은 연락이 통 없다. 그래서 페이스북을 열어 봤더니 이런 메세지가 남겨져 있었다. 한글을 공부한다고 하더니, 한글 실력도 많이 늘어났다. 쪽지를 보면서 마음이 한결 따스해져 왔다. 그리고 눈물이 볼을 타고 흘려 내렸다.


나: "자기야~ 뭐해? 보고 싶어!"

남편: "어제 스가이프 해서. 당신이 안계서서. 오늘에 볼고예요. 사랑해!"


가끔 가다 페이스북에다 한글로 쪽지를 보낸다. 그러면 한글로 답장을 보내 주는 남편의 센스가 고맙기만하다. 어느날 보내온 쪽지는 위의 내용과 같다. 그냥 보기에는 별거 아닌것 처럼 보이지만, 남편이 외국인이라는 사실을 감안 한다면 여간 반갑고 사랑스러운 쪽지가 아닐수 없다.


사실 외국인 남편과 사는 삶이 일반인들과는 조금은 다른 삶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외국에서 살기에 주변에 많은 시선은 따라 오지 않더라도 문화적이 차이와 살아온 환경이 다른 두 사람이 하나의 가정을 꾸려 간다는 자체가 모험으로 보일수도 있다. 그런 생활 가운데서 남편이 한국인 아내를 배려하는 이런 사랑스런 메세지를 한글로 보내 왔을때는 정말 기쁨 그 자체였다. 남편도 내가 태어난 나라의 문화와 언어를 배우고 싶어한다.
 

남편과 나의 꿈이 바로 북한으로 가서 선교하는 꿈이다. 서로 같은 꿈을 꾸고 있다는 것이 좋고, 내가 그 사람의 꿈의 일부분이라는 사실이 기분 좋게 다가온다. 우리가 살아갈 날은 얼마 되지 않는다. 하지만, 살아가는 이 세상에서 한줄기 빛처럼 아름다운 삶을 살아갈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은 많으나, 우리의 의지가 너무 약할때가 많다. 주변에 닥쳐오는 많은 시련들이 우리의 꿈을 좌절 시킬 때도 있었고, 앞으로 어떻게 그 꿈을 향해 달려 갈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하지만, 그 사람은 믿음이 있다. 우리 둘이라면 해 낼수 있다는 믿음이 말이다. 그래서 우리는 하나일때 보다는 둘이일때 더 강해진다는 사실을 느낄수 있었다.


남편의 공백기간이 7개월이 되어 가고 있다. 지인들은 이런말을 아낌없이 해준다.
"이제 곧 남편이 돌아 올꺼에요. 힘내요. 몇달만 참으면 되요."
아.. 몇달이라.. 지금 이 순간으로는 도저히 몇달도 못 기다릴것 같은 마음이다. 하지만, 그 사람을 사랑하기에 몇달이라는 시간도 금방 지나가고 말것이다. 우리는 다시 만나면 또 행복한 가정을 만들어 갈 것이고, 또 여전처럼 언제 그랬냐는 식으로 말 다툼도 할것이다.


요즘은 눈물이 많이 나온다. 지금 옆에 볼 수 없는 그 사람때문에, 지금 내 옆에서 아이들이 자라는 모습을 볼 수 없는 그 사람때문에.. 그래도 참아야 한다는 생각이 간절히 들면서도, 어느 순간이면 물밀듯이 외로움이 밀려져 오면 눈물을 토해내고 만다.



이웃님들 다들 잘 지내고 계시죠? 겨울 감기 조심하시고, 늘 행복한 일들로 가득 하시길 소망합니다. 댓글도 많이 달아 주지 못하고 해서 죄송하고 미안합니다. 시간적 여유가 되면 성실히 블로그를 운영하도록 하겠습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