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가온(둘째 아들)은 집은 그냥 모텔로 같이 잠만 자는 곳으로 변해가고 있었다. 친구 집에서 자고 오는 날의 횟수가 늘어 가고 있었고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 수가 없다. 다 큰 성인이 된 아들을 두고 왜 외출을 하냐고 물어볼 수도 없는 노릇이다. 이번에는 다른 날처럼 외박을 하고 집을 들어오지 않았다. 아침 9시쯤 들어와서 교회 갈 준비를 한다고 한다. 그래서 빨리 준비하고 교회 가자고 했다. 아들과 딸 둘, 남편 이렇게 우리 가족은 교회로 갔다. 교회에서 예배 보는 도중에 아들이 귓속말로 뭐라고 했다.
아들: 엄마. 나 친구 도와줘야 해. 가도 돼?
엄마: 무슨 일인데 그래?
아들: 친구가 집에서 쫓겨났데?
엄마: 친구 누구?
아들: 응.. 여자 아이인데, 무슨 일이 있나 봐. 그래서 도와 달라고 문자가 왔는데 어떻게 해?
엄마: 예배 마치고 가면 안되니?
아들: 지금 아주 급한 상황이라고 하는데.
엄마: 그럼 아빠한테 상의해서 말해. 내가 데려다줄게.
아들은 잠시 화장실을 다녀왔었다. 아빠와 대화를 하기 위해 예배실을 빠져나갔고, 잠시 후 돌아와서 한다는 말은 승낙했으니 자신을 데려 달라고 한다. 아들을 태우고 운전하면서 곰곰이 생각해 봤다. 왜 그 친구라는 그녀가 집에서 쫓겨났을까? 참지 못한 호기심이 발동해서 물어본다.
엄마: 아들.. 친구라는 여자 애는 왜 집에서 쫓겨났데?
아들: 응.. 부모님이 원하지 않는 곳에서 일을 했나 봐.
엄마: 음.. 혹시 스트리퍼(Stripper)로 일한 거야?
아들: 응. 그렇다고 하네.
엄마: 세상에나.. 휴... 넌 그냥 그 친구 도와주고 해야 한다. 그 이상은 안돼.
아들: 네 알았어요.
아들이 예배 도중에 도와주려고 가는 친구는 알고 봤더니 부모가 도저히 허락할 수 없는 장소에서 일을 하고 있었다. 집을 내쫓은 부모의 심정도 조금은 이해가 갈 것 같기도 하다. 세상에 어느 부모가 자녀가 어둠 세계의 일을 하고 있는데 그것을 용납할 사람이 얼마나 될까? 물론 프로로 자부심을 가지고 일하는 사람도 있다는 이야기도 들었지만, 그런 분은 드물다. 특히 그곳에서 일하는 것은 단순히 돈을 빨리 많이 버는 방법이라고 생각한 것 같다. 하지만 세상이 그리 호락하지 않다는 것을 어린 나이에 경험할 것이다.
마음이 많이 무거웠다. 그 여자 아이의 인생이 어떻게 변화될지는 불 본 듯이 알 것 같기도 하다. 세상일은 아무도 예측할 수 없지만, 타락의 길을 걸어가는 친구를 도와주는 일 글쎄 그것이 최선일지 의문이다. 물론 도와주는 것은 좋다. 하지만 아들이 그런 곳을 출입하지 않을까 염려되기도 한다. 조심스럽게 남편이 아들한테 훈계를 했다.
"집에서 쫓겨난 친구의 이삿짐을 도와주는 것은 괜찮지만, 그렇다고 그녀와 친하게 지내어서 일하는 장소까지 찾아가는 일은 하지 말았으면 한다."
남편은 아들한테 그기까지만이 친구의 관계라고 정의를 내렸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좋은 친구 나쁜 친구 다 할 것 없이 만난다. 그중에서 우리의 선택이 모든 것을 결정한다. 아들이 올바른 선택을 하고 이제 그만 방황하고 집으로 왔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아들의 마음을 무엇이 혼란스럽게 하는지 집은 이제 쉬는 공간도 아니고 잠시 머무는 곳으로 되어 간다는 사실이 가슴이 아프다.
"아들아.. 오늘은 어디에서 뭘 하면서 다니고 있니?"
업데이트: 아들은 아침에 집에 왔고, 자초지종을 물어보니 그 여자는 지금 부모가 허락하지 않는 일을 그만두고 새로운 건전한 직장을 잡고 일을 하고 있다고 한다. 미리 그만두기를 참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처음 호기심으로 돈을 쉽게 버는 방법으로 일을 했지만, 그것이 옳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한다. 그녀도 인생에 좋은 경험을 했을 거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