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살 때 아들의 모습. 이때는 엄마가 아들의 세상 전부였다.
아들은 자고 일어나면 엄마 사랑해
잘 때도 굿 나이트하면서, 엄마 사랑해를 노래처럼 외쳤다.
아들이 말하는 사랑한다는 그 말
필자에게는 아들이 두 명이 있다. 두 아들 중 가장 살갑게 다가오는
막내아들은 큰아들이 주지 못한 많은 것을 대신해주고 있다.
예를 들면 큰 아들은 중학교 때부터 엄마를 안아주는 일을
거부하기 시작했고 사랑한다는 말도 하지 않았다.
많이 서운했고 그래도 장가를 들면 철이 들었을까 하고 생각했거만,
여전히 엄마 안아 주는 일과 사랑한다는 그 말은 차마 쑥스러워하지 못했다.
그런 그로부터 어제 전화가 왔다.
아들: 엄마..
필자: 왜.
아들: 저기 내일 우리 집에 들러서 차를 점검 센타에 맡겨 주시면 안 될까요?
필자: 응 해줄게
아들: 엄마..
필자: 왜.
아들: 아라는 잘 있어요?
필자: 너도 알잖아. 늘 그렇지 뭐. 조금 힘들긴 하다.
아들: 음. 그렇구나. 힘내 엄마..
필자: 그래 고마워 아들
아들: 엄마..
필자: 왜.
아들: 동생들 이번 학교도 안 가고 온라인 수업한다고 하는데 어때요?
필자: 응 잘하고 있는데 가온이가 문제다.
아들: 왜요?
필자: 응 대학교 간다는 설렘이 가득했는데 온라인으로 돌렸으니 실망이 이만저만이 아니야. ㅠㅠ
아들: 아 ..이해해요. 나린은 잘하고 있나요?
필자: 응 지금 아빠의 특별 명령에 의해서 홈스쿨로 바꿨어. 이미 학교에서 온라인 한다고 하니 그게 나을 것 같아서.
아들: 아.. 그렇구나.
주절주절..
이런저런 이야기를 계속 시도하고 있었던 큰 아들이었다. 그러더니 마지막 굿바이라는 말을 끝내고 해주는 말이 있었다.
아들: 엄마. 안녕. 그리고 사랑해요.
엄마: 오..? 아.. 너도 잘 가. 나도 너 사랑해.
이렇게 전화를 끊고 보니, 아들의 사랑한다는 그 말이 내 가슴에 메아리처럼 울렸다.
그리고 그 말 때문에 밤새 설렘에 잠을 설쳤다.
사춘기 소녀도 아닌데, 웬 아들의 사랑한다는 말을 가지고 저러느냐는 분도 있겠지만,
그 말이 아들 입으로 듣고 싶었던 간절함이 있었기에 마법의 말이었다.
그래서 당장 달려가서 아들을 안아주고 싶었지만, 결혼한지라 그냥 마음으로 안았다.
아들이 말한 사랑한다는 그 말의 의미는
엄마의 마음을 이해한다는 뜻이고
엄마한테 매일 사랑한다는 표현을 해주지 못한 미안함이 함께 했고
자식이 곧 생기니 부모의 마음을 헤아려주는 자상함이 있었다.
아들의 그 말 때문에 기운이 나고 힘들어도 잘 견딜 수가 있었다.
알고 보니 다 며느리가 뒤에서 코치를 한 덕분에
사랑한다는 말을 용기 내어했던 모양이다.
그랬으면 어떠랴. 아들이 사랑한다고 한다는데. ㅎㅎㅎㅎ
아들의 사랑한다는 그 말은 우주의 모든 기운을 끌어당기는 오묘한 말이었다.
우리 삶은 사랑을 공기처럼 느끼면서도 때로는 한 마디의 외침이 더 강한 울림으로 전달 될 때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