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한국 가게나 일반 식료품 가게를 들리면 먼저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 그건 우리 집으로 시집을 온 올해로 2년 차 주부가 된 한국에서 온 며느리였다. 우리 큰 아들 한울이 와 한 달간의 데이트 끝에 결혼까지 골인했다. 처음 둘이 만났을 때의 러브스토리 일절도 없었고 무뚝뚝한 한울이었다고 며느리는 말했다.
"엄마.. 한울이는요. 데이트할 때도 자기가 좋아하는 곳만 갈려고 해요. 상대방의 의사는 묻지도 않아요. 그래서 좀 삐쳐 있었더니 요즘은 나한테 먼저 물어봐요."
"그러게 남자는 다 가르쳐야 안 다닌까. 그냥 알아서 해주면 얼마나 좋을까."
이런 대화를 주고받았던 일이 생각났다. 그런 그들이 서로 사랑하고 이해하는 데는 시간이 많이 걸리지 않았다. 살면서 사랑이라는 감정이 생겼다고 말했던 며느리였다.
오후에 전화를 했더니 한우리는 부인이 아프다고 이야기한다. 그래서 전화 좀 바꿔 달라고 했다.
"어디가 아픈 거니? 죽을 사 가지고 갈까?"
"엄마. 괜찮아요."
"다른 게 아니라, 어제 한국 가게 갔는데 할머니가 요리를 기가 막히게 하신다. 한국 팥죽을 해놨더라고. 그래서 너 생각나서 사 왔어. 먹을래?"
"네."
"안 들려. 너네 집에 들르지 말까?"
"엄마.. 주세요."
"ㅎㅎㅎ 알았어. 조금 있다가 들릴 테니까. 그냥 한울이 아래층 주차장으로 보내라. 집안은 안 들어갈 거야."
이렇게 주고받았던 전화 내용이었다. 결국은 한울이 아파트까지 왔었다.
한울이가 나왔는데.. 어라. 우리 며느리도 같이 나왔네.
우리 며느리는 아픈 상태인지라 사진을 안 찍었다. 그리고 우리 집의 유일한 사진의 초상권을 가지고 계신다. ㅋㅋㅋ
한울이 와 며느리
"한울아. 너 부인한테 잘해야 한다. 너 하나 믿고 여기 온 거잖아. 그 러닌까. 네가 잘해야 부인도 마음이 편할 거야. 알았지?"
한울이가 말을 안 하고 잠시 후에 한다는 말이 이랬다. 하하하
"엄마.. 부인이 나한테 잘해야 하는 거 아니야?"
하하하
"저런.. 넌 무조건 부인 말만 들어 알았지."
"넵!"
오랜만에 본 엄마는 부인을 챙겨주라는 잔소리만 잔뜩 해주고 갔다. 그런 엄마의 모습이 싫지 않은 눈치였다.
To 한울아 추수감사절 때 엄마한테 했던 말 정말 감동이었어. "엄마 사랑해요."라고 한국말로 또박 말을 해줬지. 부인이 그렇게 하라고 해서 못 이기는 척하면서 나한테 사랑한다고 말했지만 그 말 진심이 담겨 있다는 걸 다 안다. 너의 사랑이 엄마의 삶에 원동력이 되어 주고 있단다. 사랑한다 한울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