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내딸은 친구의 생일잔치에 초대를 받고 갔습니다. 생일날 주인공이 된 예쁜 공주님은 바로 이탈리아 부부 아이라고 합니다. 그들이 결혼을 하게된 사연을 알고 싶어졌습니다. 예상하지 못했던 결혼 이야기를 들었던 필자로선 놀라운 일이었습니다.
나: 두분이 어떻게 만나신거에요?
그녀: 그 당시 저는 이탈리아 시실리에서 살았지요. 저의 부모님과 시부모님은 잘 알고 있는 사이였습니다. 저희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두 집안이 정략결혼을 하자고 정해놓은 사이였다고 합니다.
나: 어머나, 정말 부모님 결정에 따르신거에요?
그녀: 네. 그당시 나이가 12살이였고, 남편은 미국에서 살다가 이탈리아로 돌아 왔었어요.
나: 그럼 남편을 보시고 마음에 드셨나요?
그녀: 하하하. 보시다시피. 정말 마음에 들었어요.
나: 그럼 언제 결혼을 하셨어요?
그녀: 결혼은 이탈리아 나이로 18세 되어서 결혼을 하게 되었지요. 남편과 나이 차이가 7살이나 납니다.
나: 어머나. 정말 신기해요. 요즘 세상에도 정략결혼을 하긴 하나 보네요.
그녀: 다 그런거 아니에요. 예전에는 이탈리아 풍습으로 해서 그렇게 정약 결혼을 하긴 했는데요. 자식들이 거부 하면 부모도 어쩔수 없는거죠. 다 정략결혼을 따르는건 아닙니다.
이탈리아 사람들은 예전에는 그렇게 정략결혼을 했었다고 한다. 하지만, 지금은 옛 풍습으로 남아 있을뿐 그것을 지키는 사람은 일부에 불과 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녀는 정략결혼을 한것에 대한 후회가 없었다고 했다. 부모가 선택해준 배필이 마음에 들었던점도 없지않아 있었지만, 무엇보다도 부모의 결정에 믿고 따른것이라고 본다.
정략결혼을 생각하면 우리 친정 어머님 생각이 간절히 난다. 우리 어머님도 정략결혼을 하신분중에 한분이셨고, 사실 우리 아버지 얼굴도 보지 않았고, 결혼한 당일날 얼굴을 봤다고한다. 이정도면 정말 이 사람을 믿고 평생을 살아 갈수 있었을런지 의문이 가는 사건이기도 했지만, 우리 어머님은 평생을 아버님 한분만 모시고 살았으니, 그 인생도 나쁘다고 말할수도 없을것 같다. 가끔 가다 아버님 생각나면 하시는 말이 있다.
"나이 어려서 몰랐을때 시집을 왔으니 살았을 망정이지, 나이들고 철이 들었다면 이렇게는 못살았을 것이다."
정말이지, 우리 아버님 만큼 고지식한 분도 없을것이다. 그러니 그런말도 나올법 하다. 평생을 속도 많이 태우고 사셨을것이란 생각도 들었다. 그런 아버님이 3년전에 어머님만 남겨두시고 다시는 올수 없는 먼 하늘나라로 가셨다. 어머님 혼자 남아서 살아 가는 모습을 보면 안탑갑고 그래도 아버님이 살아 계실때가 좋았다는 말을 늘어 놓을실때면, 정략결혼을 했었지만, 끈끈한 부부의 정으로 평생 끈을 놓지 않고 살아 오신 어머님의 모습이 닮고 싶어졌다.
요즘은 서로 사랑하는 마음이 중요하고, 아무리 짝을 지어준들 서로 마음이 맞지 않는다면, 정략결혼을 해도 오래 버티지 못할지도 모른다. 오늘날 처럼, 이혼이 자주 늘어 가는 추세에 정략결혼이란 것도 나쁘지 않다고 본다. 서로 양가의 기준에 맞추어서 서로를 맺어준 인연이 단순한 만남이 아닌 집안의 끈으로 연결되어 오래도록 지속될수도 있고, 어쩌면 단순하게 집안끼리의 결혼으로 전락할수도 있지만, 모든것은 서로간에 얼마나 결혼이라는 약속을 잘 지키고 서로에 대한 의무를 잘 하느냐에 달려 있지 않나 생각된다.
오랜 세월이 흘러도 지켜야할 기본이 있듯이 우리가 결혼이라는 틀에 갇혀서 잊혀져 버렸던 옛날의 풍습을 더덤어 보게 된 사건이 아니였나 생각된다. 우리 옛날 선조님들도 정약결혼을 하셨는데 말이다. 그땐 어땟을까? 생각만해도 끔찍하다고 할지 모르지만, 어쩌면 부모가 정해준 배필로 평생을 함께 한다는 의미를 따져 보면 그것도 나쁜 풍습만은 아니라고 보여진다.
요즘같은 세상에 정략결혼 이야기를 한다면 웃을 사람도 없지않아 있을지도 모른다. 말로만 들었던 정략결혼를 직접한 부부의 모습은 참 보기 좋았고, 무엇보다도 그들은 서로에 대해서 존중해주고, 많은 배려를 해주고 있었다. 그들도 우리 부모님처럼 평생을 함께 하는 부부로 남아있기를 바래본다.
덧글: 댓글로 정략결혼에 관한 이야기를 해주셨는데요. 위의 이탈리아 부부는 정략결혼한 부부가 맞습니다. 서로 상대방의 부모가 잘 아는 사이도 맞거니와 물론 가문끼리의 연결된 결혼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 부분을 언급하지 않은것은 저의 실수임을 인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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