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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ds

한글을 쓰는 아빠 이야기

by Deborah 2009. 2. 4.


3년전 여름 날에 시카고 근처 공원에서 찍었던 사진


한글을 쓰는 아빠 이야기.

올해로 결혼생활 14년째 접어 들어가는 주부랍니다. 남편은 외국인인지라 한국말보다는 미국말을 더 잘하죠.
그런 남편이 한글을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처음 그를 만났을 때부터 한글에 대한 애착과 공부를 하고자 하는 열의가
대단했습니다. 한글을 꾸준히 배우고 읽기 쓰기를 했다면 지금쯤이면 유창해야 할 실력이 늘 제자리걸음일 뿐입니다.
그 이유를 분석해 봤더니 여러 가지가 있었습니다.

그가 한글을 제대로 배울 수 없었던 결정적인 이유

1. 미국에 살다 보니 미국 언어와 더 친숙해져 한글에 대한 관심이 뜸해졌다.
2. 어느 생활권에 사느냐가 많이 좌우된다. 지금 한국에 산다면 더 배우려고 노력을 했을 것이다.
3. 꾸준함이 부족했다. 무엇이든 꾸준히 하면 늘어나게 마련인데. 하다 말다 하니 늘 제자리걸음이다.
4. 선생이 신잖아서? 하하하.. 제가 제대로 교육을 못 시킨 탓도 있다고 나름대로 자학을 해 봅니다.
5. 한글을 쓸 이유가 없었기에 그랬다. 정말 외국에 살면 한글 쓸 이유가 없지요.


늘 입버릇처럼 남편은 말합니다.
"한글을 배워야하는데.. "
"그럼 공부를 해야지. 이 사람아. 한글이 그냥 배워지남."
"알았어요. 사부님.."

여호와는 나의 목자 시니 내가 부주함이 없어리로다. 내잔이 넘짐이다.<<<이건 뭔지 하하하..아마도 내 잔이 넘치나이다. 이렇게 해야하는데. 몰라서 저렇게 적어 놨나 보다. -_-;; 한글 선생이 부실한 탓으로 돌릴 수 밖에요. -0-


이렇게 한국어로 말은 하지만 그러기도 작심삼일 좋아하는 컴퓨터 게임을 하기 바쁘다.
그래도 용케 이런 글을 썼다." 여호와는 나의 목자 시니 내게 부족함이 없어라." 이렇게 적어야 하는데..
"여호와는 내게 목자 시니 내게 부주함이 없어라 "로 적어놨다. ㅎㅎㅎ
그래서 설명을 해 줬더니 웃는다. 남편을 행동을 보면서 느낀점은, 바로 우리가 영어를 배우는 것이
똑같은 이치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외국에 살지 않으면 영어를 쓸 이유가 없고 자연적으로 공부하겠다는 동기 여부가 불확실하기에 의지가 금방 꺾여져 작심삼일이라는 말 그대로 삼일만 채우다 영어 배우는 것도 끝이 난다.
무엇인가를 할 때는 그 동기 부여가 참 중요한 것 같다. 즉 말하자면 그것에 대한 목표 설정이 되어 있지 않은 경우에는 무작정 배운다는 것은 목표 없이 향해 하는 돛단배와 같다. 나중에는 어디로 가야 할지를 몰라 우왕좌왕하게 될 뿐이다. 영어를 왜 배워야 하는지에 대한 목표 설정이 중요하다. 이것을 꼭 배워서 외국인에게 한국을 멋지게 소개하리란 꿈을 가지고 있다면, 그것이 바로 목표다. 그래서 우리는 꼭 무엇이든 목표를 설정해서 하는 것이 참 중요하다.
남편의 한글 배우는 목표는 분명한데 의지박약이 문제인 것 같다. 그와 동시에 선생이 제대로 그 역할을 못해주니 그런 점도 있으리란 생각도 해 본다.  공부란 누가 시켜서 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알아서 찾아서 할 때만이 진정한
공부의 의미를 찾고 배움의 보람을 느낀다. 남편도 언젠가는 한글을 완벽하게 마스터해서 필자와 나란히 커플 블로그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하하하하. 그 꿈이 언제 실현이 될지는 미지수지만, 꿈은 야무지다.

먼 훗날 드보라와 함께 블로그를 할 멋진 남편을 기대하면서 글을 마칩니다.
모두 행복한 날 되시고 건강 유의하세요. ^__^
이글을 보시는 진희띠..메일 꼭 확인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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