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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ing in America

늑장을 부리는 아내

by Deborah 2008. 11. 17.

하루 이틀도 아니고 남편에게서 들려오는 잔소리 중의 하나가 "너 때문에 늦었어"라는 말입니다.
미혼 때는 한 번도 지각을 해 본 적이 없다는 남편은 오늘도 투덜 됩니다.
오늘 크리스마스카드 사진을 찍으려고 월마트를 갔지요. 아침 일찍 서두른다고 해서 갔었는데. 이미 다른 분들이 사진을 찍으려고 줄을 서 있었습니다. 우리 앞으로 한 분이 사진을 찍는다고 하더군요. 필자 생각에는 시간이 좀 있겠다 싶어서 사진을 찍자고 했습니다.  여러분도 잘 아시겠지만, 월마트가 사진 찍기에 좋은 환경을 갖춘 건 아닙니다. 사진관 자체는 좁았고 사람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결국, 우리는 한 시간 반이라는 시간을 기다려야 했습니다. 먼저 사진을 찍는 아이가 잘 웃지를 않아서 시간이 더 걸린 듯합니다. 참다못한 남편이 한마디 합니다.
야 ..도저히 안 되겠다. 이러다 비행기 시간이 늦겠어.
나중에 사진 찍자.
지금 가 야해. 가야 할 시간이란 말이야.

남편의 이런 말에 대한 대답으로 조금이면 끝난다고 계속 말을 걸어본다.
남편의 인상은 돌아가고 나도 모르게 불안 해져 옴을 느낀다.
그리하여, 사진을 다 찍기는 했으나, 이제는 찍은 사진을 골라야 하는데 시간을 보니 도저히 사진을 골을 수 없게 되어 버렸다. 사진관에 있는 아주머니께는 나중에 연락하겠다고 하고 나와 버렸다.

결국, 남편은 나에게 또 한마디 하고 말았다.
"너 때문에 또 늦게 되었잖아. 이러다 정말 늦어 버리면 어떻게 할 거야?"
내 생각에는 시간이 충분했다고 생각했지만 결국에는 남편 비행기 시간을 못 맞출 수도 있다는 생각에 할 말을 잃게 하였다. 비행기장에 바래다주고 왔지만, 비행기를 제대로 타고 출장을 갔는지 의문이다. ㅡㅜ 아직도 연락이 없는 것을 보니 무사히 비행기를 타고 간 것 같다. 시간을 철저히 지키는 생활에 익숙해 지지 않았던 시절을 생각해 보면 당연히 그럴 수도 있겠지라는 생각도 든다. 한국에서 살 때는 시간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는 강박관념 자체가 없었던 것 같다. 학교 다니던 시절도 십분 정도 늦은 것은 예의로 생각할 정도 나태함을 보인 것도 사실이다.

남편의 경우를 예를 들어 보면 살아온 환경적인 모든 면에서 철저히 시간을 지켜왔고 부모들의 그런 모습을 보고 배워 왔던 것 같다. 부부는 살아가면서 서로 닮고 배워야 한다고 하는데 시간을 지키는 것만큼은 이상하게 잘 되지를 않는다. 특별한 날에도 간신히 시간을 맞추어 모임 장소에 갈 때면 늘 잔소리를 듣는다. 다음에는 이렇지 말아야지 해도 그것이 좀처럼 지켜 지지 않는다. 이런 나의 모습을 보던 외국 친구는 나를 이해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처음에는 무엇 때문인가 했더니 이 친구의 친구 또한 늑장을 부린다고 했다. 수많은 세월을 그 친구한테 시간 때문에 당해 온 것들을 알기에 친구가 오기로 한 정시에 안 나타나는 것을 자연스럽게 받아 드린다고 했다.
그녀의 친구는 약속 시간보다 늘 삼십 분 내지는 한 시간을 늦게 오는 것은 기본이라고 한다. 심지어는 그녀의 결혼식 날에도 늦게 나타나서 마음을 졸였다는 이야기를 들은 기억이 난다.
외국 사람들은 시간에 대한 관념이 철저하다. 몇 시에 보자고 하면 먼저 와서 기다리든지 아니면 정각에 시간에 온다. 위의 이야기를 보듯이 늑장을 부리는 것은 유독 한국 사람들만의 특권이 아닌 것을 잘 알 수 있다.

항상 늑장을 부리는 아내 때문에 힘들어하는 남편을 보면서 어떻게 하면 나의 나쁜 버릇을 고칠 수 있을까? 하고 생각해 봤다. 


약속 시간보다 몇 시간을 앞서서 준비하자.
약속시간 몇 시간 전에는 모든 하던 일을 마무리 짓도록 하자.
약속 시간보다 미리 가 있는 연습을 해 보자!
지키지 못할 약속 시간은 아예 하지를 말자.
약속 시간에 일찍 나감으로 인해서 상대에게 새로운 이미지를 심어 준다는 것을 기억하자.
약속 시간은 지키라고 있는 것이기에 제때 지킬 수 있어야 한다.
상대방의 기분도 생각하면서 약속 시간을 잡자.
약속 시간 때문에 상처받을 수 있는 상대의 마음을 생각하자.


이런 생각들로 마음을 채운다면 쉽게 약속 시간을 어기는 일은 없을 것이고 늦게 가는 일도 벌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여러분 약속 시간에 늦었거나 약속을 제때 지키지 못한 기억은 없나요?  만약 그런 일이 있으시다면, 어떻게 하셨나요? 상대에게 사과를 먼저 하고 다음부터는 절대 그런 일이 없어야겠다고 다짐들은 하셨겠지요. 하지만, 반복적으로 그런 일이 계속 된다면 어떻게 하실 건가요?


약속 시간을 지키는 일은 참 중요한 일인 것 같습니다. 그 사람의 신뢰를 나타내 주고 필요할 때 그 사람이 큰 의지가 되어 줄 수 있다는 확신을 가져다줍니다. 반면에, 약속 시간을 어기거나 제때 나타나지 않는다면, 상대에 대한 실망이 클 것이고 그로 말미암은 대인 관계의 손해 보는 일들이 늘어 갈 것입니다. 혹시 여러분도 저와 같은 늑장을 부리는 나쁜 버릇이 있다면 오늘부터라도 하나씩 고쳐 가 보는 건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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