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을 오늘은 감상을 못하는 줄 알았습니다. 그냥 블로거의 꽃 사진이 올라오면 부러움의 시선으로 쳐다보던 때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더디어 벚꽃을 찾았지 뭡니까. ㅋㅋ 할렐루야. 정말 벚꽃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낭군을 졸라서 하루의 시간을 아내를 위해 테이트 겸 벚꽃 구경을 하러 갔습니다.
이때까지는 아주 좋은 전개죠. 사랑하는 낭군님과 함께 벚꽃이라 봄에 즐기는 이만한 낭만도 없다 싶었어요. ㅠㅠ 그런데 어째.. 하늘이 우리의 데이트를 질투를 하셨나? ㅠㅠ 이 날은 바람도 너무 세차게 불어와서요. 사진 촬영하는데도 힘들었습니다. ㅠㅠ 낭군님과 콜로라도 스프링스 다운타운 거리를 걸어가면서 벚꽃을 찾았습니다.
며칠 전에만 해도 멀쩡하게 보였던 벚꽃이 어디로 사라진 걸까요? 아무리 찾아도 보이지 않습니다. 비디오 촬영을 하면서 주변을 둘러봐도 벚꽃의 행적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부인은 호들갑을 떨면서 벚꽃 찾아 삼만리 하는 동안 낭군님은 그냥 부인의 행동을 보면서 느긋하게 걸어가고 있었어요. 조바심이 났는데요. 한참을 걸었어요. 그리고 발견한 벚꽃 나무.. 그것도 한 거루입니다. 두 거루의 벚꽃이라면 말도 안 하지요.
낭군님은 벚꽃을 보면서 말합니다. "이걸 보자고 날 꼬신 거야?" 하하하.. 새침을 때면서 말했지요. "아.. 얼마나 멋있어요. 여기 꽃 보세요. 활짝 핀 것이 나만을 위한 한 그루의 꽃을 주님이 준비해주셨네요." 하하하 낭군님은 이런 벚꽃도 보이지 않았더라면 부인이 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셨나 봐요. 그래서 위로의 말을 건네주더군요. "응.. 예뻐다. 그래도 한 거루의 벚꽃 나무를 찾았으니 다행이지?"
낭군님의 위로 덕분에 실망스러운 벚꽃 나무를 쳐다보면서 위로함을 받았네요. 그리고 사진 촬영을 했어요. 누가 알겠어요. 이것이 한 그루의 벚꽃만 주변에 있었다는 사실을 말이죠. 한참 길을 걸어서 찾은 한 그루의 벚꽃이 주는 기쁨은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만난 것과 같은 느낌이었답니다. 걷느라 다리가 아팠지만, 그래도 벚꽃을 만나서 촬영할 수 있어 좋았던 날입니다.
하나님이 만드신 모든 세상은 아름답습니다. 그 세상을 망치는 것은 우리 인간이라는 생각을 잠시 해봤어요. 자연도 잘 가꾸고 하면 그만큼 우리에게 아름다운 보답의 선물을 제공해주고 있으니까요.
아래의 동영상은 그날 생 고생하면서 촬영했던 내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