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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ing in America

공중도덕을 말하다 뒤통수 맞은 남편

by Deborah 2011. 3. 21.





버지니아에서 워싱턴으로 이동하기에는 지하철을 이용하는 것이 좋았습니다. 워싱턴에 도착하고 이틀째 되는 날, 만났던 메릴랜드에 사는 지인을 만났지요. 그분하고 지하철을 타고 다음 목적지로 향하는 중이었어요. 그런데 남편이 뭐라고 하는 겁니다. 알고 봤더니 지인의 행동을 보고 뭐라고 하는 거였어요.

"아. 여기서 그러면 안 된다고요?"
"응 언니 여기는 지하철이라서 음식을 먹으면 안 된다고 쓰여있네."
"난 몰랐지. 평상시에도 먹고 그랬는데. 그러면 안 되는 거였구나."

남편은 지인을 향해서 지하철에서 음식물을 먹으면 안 된다는 글이 적혀진 곳을 가리키고 있었지요. 저도 조금은 민망한 마음은 있었지요. 사실 공중도덕이라는 것을 철저히 어린 시절부터 배워온 미국사람들과 우리가 평상시 모르게 했던 것들이 여기서는 안 통한다는 사실을 말이죠. 그렇다고 지하철에서 뭘 먹는다고 신고하거나 하는 사람은 없어요. 참 웃긴것은 남편의 이런 지적을 완전히 깨버린 미국인 청소년의 모습을 보게 되었군요.

미국청소년이 지하철 안에서 큰 소리로 이야기를 하면서 샌드위치를  먹고 있는 모습을 발견한 필자는 한 마디 했지요.

"저 봐라. 미국애도 지하철 안에서 먹고 있잖아."

남편은 할 말을 잃어 버린 듯이 고개를 절래 흔들고 있었지요. 우리한테 훈계하던 남편은 꼬리를 내리고 말았던 사건이었지요. 필자는 썩소를 지어 보였고, 그런 필자와 눈을 피하고 있었던 남편이었습니다. 즉, 남편은 미국인의 비상식적인 행동을 통해서 뒤통수를 맞은 격이라고나 할까요. 미국인이 공중도덕을 잘 지킨다고 하지만, 그것도 일부인 것 같습니다. 이렇게 보아하니, 안 지키고 있는 사람도 있네요. 필자가 외국인을 바라보는 시각의 범위가 아직도 작다는 것을 알 수 있었네요. 지하철에서는 음식물을 먹지 않는 것으로 알고 그것을 매너로 지킨다고 말하던 남편의 말이 다 사실이 아님을 알 수 있었지요.


사람들은 그래요. 자신들이 보는 안의 범위에서 판단하고 결단해 버리는 행동을 보게 됩니다. 작은 것을 통해서 배운 것은 사람들이 다 그렇다는 겁니다. 외국이나, 한국이나 사람 사는 곳은 비슷하며, 공중도덕을 지키는 사람이 있지만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다는 사실이죠. 그래도 지하철에서 지켜야 할 최소한의 예의범절을 지킨다면, 서로가 편안하게 목적지까지 가게 되고, 인상을 찌푸리고 할 일도 없겠지요. 지하철의 예의범절은 꼭 필요한 것 같습니다.  



※ 위의 글은 예약 발행된 글임을 알려 드립니다. 남편이 수련회가 있어 사우스 캐롤라이나로 주말을 통해서 다녀올까 합니다. 여러분 멋진 주말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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