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신앙 & 기도/신앙 에세이

내려놓았다고 생각했지만, 아직도 내가 쥐고 있었습니다|하나님께 맡기는 연습

by Deborah 2026. 8. 15.

 

 

내려놓았다고 생각했지만, 아직도 내가 쥐고 있었습니다|하나님께 맡기는 연습

 

상처를 지나 오늘의 우리가 되었습니다

우리 인생에 상처가 없는 사람은 없습니다.

수많은 사람을 만나고 헤어지는 과정 속에서 우리는 기뻐하기도 하고 아파하기도 합니다. 때로는 이해할 수 없는 일을 지나면서 마음이 무너질 때도 있습니다.

그런데 지나고 보면 그 모든 시간이 지금의 나를 만들어 가는 과정이었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오늘은 특별히 내 삶에서 함께하며 힘이 되어주었던 분들과 귀한 나눔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한 가지를 다시 배웠습니다.

내려놓는다는 것은 단순히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 맡기는 연습이라는 사실입니다.

내려놓음과 기다림은 우리의 관계에서도 중요한 믿음의 훈련이 됩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아래 글에서 조금 더 자세히 나누었습니다.

관계가 끝난 후에도 하나님을 기다려야 할까?|기다림과 집착을 구별하는 법

 

내려놓았다고 생각했지만

나는 그동안 많은 것을 하나님께 기도로 올려드렸다고 생각했습니다.

직장 문제도, 아이들의 결혼 문제도 하나님께 말씀드렸습니다.

“하나님, 주님께 맡깁니다.”

그렇게 기도하면서 정말 내려놓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오늘 나눔을 통해 돌아보니, 나는 마음으로만 내려놓았을 뿐 여전히 내 손으로 결과를 붙잡으려고 했던 것 같습니다.

하나님께 맡긴다고 기도하면서도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일이 이루어지기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내가 생각한 때에 응답이 오기를 바랐고,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문제가 해결되기를 기대했습니다.

그것은 맡김이라기보다 어쩌면 하나님께 기도하면서도 결과는 내가 붙잡고 있었던 모습이었는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하나님 앞에서 다시 내려놓는 연습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내 생각을 내려놓고, 내 방법을 내려놓고, 내가 정해놓은 결과까지도 하나님께 맡기는 연습입니다.

특히 관계의 문제에서는 내가 원하는 결과와 하나님의 뜻을 구별하는 일이 더욱 어렵습니다.

관계가 끝난 뒤에도 하나님의 뜻을 분별해야 하는 이유

 

함께 기도해 준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하나님께서는 좋은 믿음의 사람들을 보내주셨습니다.

성경공부반에서 만난 자매들은 힘든 일이 있을 때마다 함께 기도해 주었습니다. 마음이 어려워 문자를 보내면 따뜻한 말로 격려해 주었고, 때로는 아무 말 없이 함께 기도해 주었습니다.

혼자였다면 쉽게 지쳤을 시간들을 함께 걸어준 고마운 사람들입니다.

오늘도 각자 음식을 하나씩 준비해 와 함께 나누었습니다. 특별히 내가 많은 것을 준비하지 않아도 풍성한 식탁이 만들어졌습니다.

그 모습을 바라보면서 다시 하나님께 감사했습니다.

하나님은 우리가 생각하지 못한 방법으로 필요한 사람을 보내주시고, 필요한 위로를 허락하시는 분이라는 것을 느꼈습니다.

함께 음식을 나누고 서로의 삶을 이야기하는 평범한 시간이었지만, 그 안에는 하나님께서 주신 아름다운 만남의 축복이 있었습니다.

빅토리아의 이야기를 들으며

그 자리에서 빅토리아의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빅토리아는 성경공부반에서 만난 친구입니다. 저보다 신앙의 연륜도 깊고 삶의 경험도 많아서 개인적으로 존경하는 분이기도 합니다.

그녀는 고등학교에서 스페인어를 가르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특별한 언어적 재능을 주셔서 세 개의 언어를 구사하는 능력도 가지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새로운 학교에서 스페인어 교사로 일하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그런데 새로운 직장에 대한 이야기만 나눈 것이 아니었습니다.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겪었던 어려움, 다른 교사들과 부딪히면서 마음이 힘들었던 순간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자신도 하나님 앞에 내려놓는 연습을 했다는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특히 그녀가 많은 문제 앞에서 하나님께 긍휼을 구하며 기도했다는 이야기가 제 마음에 깊이 남았습니다.

문제를 내 힘으로 해결하려 하기보다 하나님께 가지고 가는 것.

상대방을 바꾸려고 하기보다 먼저 내 마음을 하나님께 맡기는 것.

내가 통제할 수 없는 상황을 인정하고 하나님의 도우심을 구하는 것.

그 이야기를 들으면서 나 역시 다시 한번 배웠습니다.

내려놓음은 삶에서 연습하는 믿음입니다

지금 나는 초등학교에서 특수반 아이들을 돕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내가 가르치고 지도하는 대로 따라와 주지 않을 때도 있습니다. 같은 말을 여러 번 해야 할 때도 있고, 내가 생각했던 것처럼 일이 진행되지 않을 때도 있습니다.

예전 같았으면 마음이 먼저 조급해졌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이제는 그 순간 조용히 마음속으로 기도합니다.

“주님, 도와주세요.

오늘도 주님께서 함께해 주세요.

제가 올바르게 가르치고 지혜롭게 이끌어 갈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그렇게 기도하고 나면 상황이 갑자기 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아이들이 갑자기 말을 잘 듣는 것도 아닙니다.

그런데 달라지는 것이 하나 있습니다.

내 마음입니다.

내가 모든 것을 해결해야 한다는 부담에서 조금씩 벗어나게 됩니다.

그리고 하나님께서 나보다 먼저 그 자리에 계셨다는 사실을 기억하게 됩니다.

이것이 어쩌면 하나님께 맡기는 믿음의 실제적인 모습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하나님께 맡긴다는 것은 손을 놓는 것이 아닙니다

내려놓는다고 해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직장을 위해 노력하고, 아이들을 위해 기도하고, 내가 해야 할 일을 성실하게 감당해야 합니다.

다만 그 결과까지 내가 책임지려고 하지 않는 것입니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최선을 다하고,

내가 할 수 없는 것은 하나님께 맡기는 것.

그리고 하나님께서 일하실 시간을 기다리는 것.

그것이 내가 지금 배우고 있는 내려놓음입니다.

돌아보면 하나님께서는 내가 모든 것을 움켜쥐고 있을 때보다 오히려 손을 펴기 시작했을 때 새로운 길을 보여주셨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조금 다르게 기도하려고 합니다.

“하나님, 제가 원하는 대로 이루어 주세요”라는 기도에서

“하나님, 제가 원하는 것을 내려놓고 주님께서 가장 선한 길로 인도해 주세요”라는 기도로 조금씩 바뀌어 가고 있습니다.

오늘도 내려놓는 연습을 합니다

아직 완전히 내려놓은 사람은 아닙니다.

때로는 다시 걱정하고, 다시 붙잡고, 다시 내 생각대로 일이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하지만 괜찮습니다.

믿음은 한순간에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매일의 삶 속에서 조금씩 배워가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오늘도 하나님께 내가 붙잡고 있는 것을 하나씩 내려놓습니다.

직장도,

아이들의 미래도,

사람과의 관계도,

앞으로의 삶도.

그리고 다시 하나님께 말씀드립니다.

“주님,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성실하게 하겠습니다.

하지만 제가 할 수 없는 것은 주님의 손에 맡기겠습니다.

제가 움켜쥐고 있던 손을 펴게 하시고,

내가 원하는 길보다 주님이 준비하신 길을 신뢰하게 해주세요.

오늘도 제 삶의 모든 자리에서 주님이 일하시도록 제가 한 걸음 물러서게 해주세요.”

오늘 나에게 주신 하나님의 은혜는 거창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좋은 사람들과 함께 음식을 나누고,

서로의 삶을 이야기하고,

한 사람의 믿음의 이야기를 들으며,

내가 아직 내려놓지 못한 것이 무엇인지 깨닫게 된 것.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감사한 하루였습니다.

내려놓음은 끝이 아니라 하나님을 더 깊이 신뢰하기 시작하는 순간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나는 오늘도 그 믿음을 연습하고 있습니다.


 

함께 보면 좋은 글

1. 기도했는데도 관계가 끝난 이유|하나님의 응답은 거절일 수도 있습니다

2. 관계가 끝난 뒤에도 하나님의 뜻을 분별해야 하는 이유

3. 다시 연락이 왔다면 하나님의 뜻일까?|재회를 앞두고 꼭 점검해야 할 것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