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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ing in America/The Two of Us

정말 도둑놈이네.

by Deborah 2020. 9. 8.

 

정말 도둑놈이네.

 

 

세상은 눈뜨고 코를 배어 간다는 속담이 있다. 그런 경험이 오늘 한 것 같아서 좀 속이 상하고 억울한 그런 포스팅이 될 것 같기도 하다. 이런 사례를 올리는 이유는 미국에서 혹시 필자와 같은 경험을 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올려 본다. 

여러분도 알다시피 미국 생활은 한국과는 달리 보험이 없으면 병원 가면 바가지를 쓰게 되는 상황을 접하게 된다. 그런 한 단면을 오늘 목격하고 말았다. 사건의 시작은 대충 이러하다.

 

※여기서 익명으로 등장하는 이름을 소개하면 대충 이러하다. 서린(며느리), 한울( 큰아들 이름)

 

 

아침에 핸드폰으로 문자 알람이 뜨기 시작했다. 확인해 보니 우리 며느리(서린)로 부터 온 문자 메시지 었다.

서린 문자메시지: 엄마.. 한울이 아파요. 머리에 열이 있는데 어떡하죠? 코로나 바이러스면 어떡하나 고민이 되어서 문자 드려요.

바로 문자를 받자마자 서린한테 연락을 했다. 서린은 바로 전화를 받았다.

 

서린은 한숨도 못 잔 목소리로 전화를 받는다.

서린: 아. 엄마. 한울이 열이 좀 있어요. 병원에 데리고 가야 하는데. 어떡하죠?

엄마: 응.. 내가 데리고 가야지. 잠시만 병원 문을 어디 열었는지 알아봐야 해. 아.. 나도 응급실 갈 상황이 생겼다.

서린: 엄마는 왜요? 어디 아프세요?

엄마: 응 사실은 방광염이 또 터져 버렸나 봐..ㅠㅠ 이거 몹시도 아프다. 병원에 의사가 약을 줬는데 제대로 안 받는다. 다시 약을 받아 와야 할까 봐. 응급실 가야 처방을 받으니 어쩔 수 없다.

서린: 그럼 한울 하고 같이 가셔요.

 

 

한 참 후에 응급실 문을 여는 시간을 알아봤더니, 근처 응급실 문을 연 곳은 아침 8시부터 영업을 한다고 나왔다. 그래서 서린한테 이야기하고 그 시간대에 아빠하고 같이 간다고 했다.

 

필자는 잠을 자고 있는 남편을 깨우고 아들 집으로 가자고 했다. 눈을 비비면서 아침 일찍 마누라가 웬 소란을 피우느냐고 했다. 자초지종을 설명을 하고 아들 집에 가야 한다고 했더니 모닝커피와 아침 식사를 한 후 가자고 한다. 남편은 식사를 다 마치고 투정을 부리는 아내의 귀찮음도 싫지 않은지 아주 사랑스럽게 대해주고 있었다. 그렇게 아들 집부터 가는 줄 알았더니, 아내 먼저 응급실에 내려 주려고 했다.

(잠시 오해가 있는 듯하여 부연 설명을 하자면, 아들이 아픈데 밥을 먹고 간 것은 미리 가도 응급실 문을 열어 놓지 않았기에 그렇게 한 것임을 밝힌다.)

 

 

아내: 왜. 아들 집 안 들려?

남편: 뭐.. 난 당신 생각해서 이리로 먼저 온 건데? 싫어?

아내: 아.. 고마워요.

남편: 다 자기부터 생각하는 걸 모르나 봐.

아내: 미안해요. ㅠㅠ 고마워요. 그러니 얼른 아들 픽업해서 오세요.

 

대충 이런 대화를 나누었던 것 같다. 남편은 잽싸게 아내를 응급실 앞에 내려놓고 아들 집으로 향했다. 응급실 안에 들어 가보니 직원이 있었다. 그런데 당장 안 받아 주고 12시 넘어서 오라고 한다. ㅠㅠ 그래서 당장 환자를 받아 주지 않는 곳이 어떻게 응급실이냐고 따졌더니 요즘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예약제로 운영된다고 한다. ㅠㅠ 기가 막힌 상황에 혀를 내두르고 말았다. 그래서 12시 예약을 했다. 아들 이름으로 예약하고 나왔다.

남편께 연락하고 예약제만 가능하다고 하자, 필자를 픽업해서 집으로 갔다. 그리고 시간이 흐른 후 큰딸 아라와 함께 아들을 픽업해서 12시 예약 시간에 맞추어서 코로나 바이러스 테스트를 아들이 받게 했다. 결론은 아들은 데스트를 용감하게 다 받고 나왔다. 문제는 받고 나왔는데 돈을 계산하라고 하는데 청구서를 보고 헉하는 소리가 나올 뻔했단다. 그것도 그럴 것이 200불을 내놓으라고 하니 기도 안 차는 노릇이었다. 남편한테 상황을 설명하니, 한 마디로 이러했다.

"정말 도둑놈들이네." ㅠㅠ

정말 도둑놈 맞아요 ㅠㅠ 보험 안된다고 200불을 물어내라는 것이 어느 나라 심보인지. 울먹는 겨자 식으로 아들은 200불이 지갑에서 털리고 말았다는 이야기다. ㅠㅠ 아흑.. 아들의 귀한 200불 돈 벌려고 얼마나 힘이 들었을지. 상상이 간다. 그래서 남편한테 우리가 200불 아들한테 주자고 하자, 남편이 그런다.

 

"음.. 200불을 누가 줘야 하지?'

"우리가 줘야지."

"노노.. 아니지. 당신이 200불 줘야 해."

"헉.. 뭐야.. 부부는 일심동체야. 돈도 같이 내야지. 그럼 당신도 부담해야 하는 거야."

"하하하 너 말하나는 잘한다. 우리 부인 말재간에 당할 길이 없구나."

결국 남편은 200불을 아들 주라고 돈을 줬다. 그렇게 해결된 이야기지만, 이렇게 미국의 의료 시스템의 에러가 많다는 사실을 알리고 싶었다. 솔직히 보험 없이 코로나 바이러스 테스트해주는 곳이 있다는 사실도 이번에야 알았다. 혹시나 글을 보시는 분이 미국에 거주한다면 꼭 인터넷으로 찾아서 보험이 적용되는지 아니면 공짜로 바이러스 테스트가 가능한 곳을 찾아보시라고 권한다.

 

 

★미국에 거주하시는 분이라면 코로나 바이러스 테스트를 무료로 해주는 곳이 있다. 바로 CVS Pharmacy인데, 여기는 drive-thru 형식으로 창문을 통해서 테스트를 받을 수가 있다. 각 주마다 CVS 약국에 문의해서 코로나 바이러스 테스트를 하면 무료로 받을 수가 있다.


 

응급실 있는 주변 경치

 

 

업데이트: 좀 전에 아들로부터 연락이 왔는데, 코로나 바이러스 테스트 비용은 회사에서 부담해주기로 했다고 한다. 그래서 필자의 생돈이 안 줘도 되어 기분이 좀 풀렸다. 아들은 테스트 결과 음성으로 판명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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