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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ing in America/The Two of Us

마스크 미 착용으로 보이컷을 당해야했던 사건

by Deborah 2020. 8. 17.

 

마스크 미 착용으로 보이컷을 당해야 했던 사건

 

 

 

긴 밤을 잘 잤다. 아침에 일어나 거실의 새벽 공기와 차가운 컴퓨터 자판을 두드리는 소리가 요리하게 들린다. 고요한 정적을 깨우는 소리 그리고 알람을 알리는 폰의 소리도 요란하다. 일요일 아침은 느긋하게 준비하고 교회를 가야 하는 것이 정석이지만, 남편은 2주간 리저브 훈련을 떠나신다. 그 지옥 같은 2주를 잘 견디고 오시려는지 의문이 든다.

 

 

며칠 전 남편이 겪어야 했던 일을 종합하면 마음도 아프고 세상 사람이 코로나 바이러스를 무서워하고 있다는 사실을 실감하게 된다. 그 배경은 대충 이러했다. 필자가 한국 마트에서 장을 마친 후, 쌀을 사놓고 가져오지 못했다. 그래서 남편 직장에 전화를 해서 마트에 들려서 쌀을 가져오라고 했다. 20분이 지나니 전화가 걸려 왔다.

 

 

남편: 자기야. 사람들이 나한테 쌀을 안 주려고 하네.

필자: 뭐.. 그럼 한국분 바꿔 봐. 참 그리고 돼지불고기 소스도 좀 사줘.

 

 

전화 상대가 한국분의 목소리로 변한다.

 

마트 직원: 안녕하세요.

필자: 네.  미안하지만 저희 남편께 쌀 좀 전해 주실 수 있을까요? 아.. 그리고 돼지불고기 소스도 찾아 주시면, 남편이 계산할 거예요.

마트 직원: 쌀은 가져가도 되는데요. 지금 남편분이 마스크를 하지 않아서 문제가 있네요.

필자: 아 그래요. 그럼 계산을 밖에서 하면 안 되나요?

마트 직원: 잠시만요. 남편분 바꿔 드릴게요.

 

뒷 배경은 남편이 다른 외국인과 무슨 말다툼을 하는 것 같았다. 남편의 목소리가 들린다.

 

남편: 왜, 돼지 불고기 소스를 사라고 해서 지금 곤란한 상황에 처했잖아.

필자: 아. 마스크 안 하고 들어 갔구나.

남편: 응.. 한국분은 그냥 조용히 계산을 해주시려는데, 외국분이 시비를 걸면서 마스크 안 쓴 사람한테는 물건을 팔지 말라고 하네.

필자:일단 밖으로 나와. 그 안에 있지 말고.

남편: 안 그래도 나왔어.

필자: 마트 직원한테 설명할 테니까. 전화 좀 바꿔 줘.

 

마트 직원과 다시 통화

 

마트 직원:네 전화 바꿨습니다.

필자: 죄송해요. 미안하지만 울 남편 밖에서 계산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마트 직원: 안 그래도 그렇게 하려던  참입니다.

 

남편이 한국 마트에는 마스크 필수라는 사실을 모르고 갔던 것이 화근이 되어서 물건 판매 보이컷을 하라는 외국인의 딴지 걸림을 받았다. 속이 많이 상했던 남편이다. 산책하면서 대화를 나누어 보았지만 서로 간의 의견차를 좁힐 수가 없었다. 그래서 마음은 그렇다. 남들이 하는 마스크라 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보호하는 차원에서 해야 한다고 말이다. 

 

 

살다 보니 겪지 말아야 할 해프닝도 일어나고 있다. 이것이 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끼친 사회적 현상이라고 보인다. 하루속히 바이러스가 종식되기를 간절히 기도한다.

 

 

 


 

당신은 간다고 굿바이라고 말했지만, 난 그 의미를 잘 있고 몸조심해로 들었어.

 

사랑의 수만 가지 언어 중에서 가장 많이 쓰는 단어는 난 너를 사랑해라는 말인 것 같아.

 

신혼처럼 살고 싶어 하는 당신과 나의 삶은 행복이라는 두 글자가 가슴에 새기어지고 있어.

 

 

훈련 가는 모습을 바라보면서 생각했어. 이 사람 2주간 보지 못하는구나. 그럼 밥도 안 해도 되는구나. 하하하 아니.. 밥은 해야겠지만 그래도 당신이 없으면 대충 해서 먹게 된단 말이지.

 

 

멀어져 가는 너의 모습을 생각하면서. - 2020년 8월 16일 아침 리저브 훈련 가는 너를 배웅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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