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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ing in America/Marathon Stories

우리 커플의 마라톤 여행기

by Deborah 2017. 3. 25.

남편의 코구멍만 보이는 사진임 ㅡ.ㅡ 지못미..ㅡㅡ;;;


우리들의 그리스 마라톤 여행은 작년 5월달에 시작 되었다. 그리스에서 매년 개최되는 마라톤 경기는 이번에는  데살로니키 시에서 주최를 하게 되었다. 필자의 체력이 마라톤을 뛰기에는 역부족임을 안 남편은 16km 달리기를 권장 했었다. 나름 훈련도 하고 잘 뛸 수 있을거라는 생각과는 달리 체력이 노령화된 필자의 몸과 팔은 제각기 놀고 있었다. 


위의 마라톤은 여러 종류별로 진행이 되었고 걷는 분들도 계시고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진행 되었다. 원래 본 핵심은 마라톤이 중심이 되었지만 그외의 행사들이 볼만 했었다. 남편과 아침 일찍 호텔에서 식사를 한 후 여행사 측에서 우리를 픽업하러 호텔까지 왔었다. 남편은 마라톤에 참여하는 분들과 이동을 했고 필자는 16km 달리기에 참여하는 분이 있는 곳으로 차량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곳에 도착하니 인류는 하나라는 것을 실감하게 되었다. 하지만, 동양인은 나 혼자인것 같아서 외롭기 그지 없었다. 모두들 준비 운동을 하느라 바삐 움직이고 있었고, 그런 관경을 지켜 보고 있는데 어떤 남자분이 인사를 살갑게 하신다. 알고보니 흑인 분이셨는데 필란드에서 사시고 달리기에 참여 하기 위해서 오셨다고 말하면서 매년 이런 대회에 참여 한다고 했다. 아주 친절하게 대해주고 해서 긴장을 풀수 있었던 것 같다.

내 마음 속으로는 그랬다. 

"헉..이거 결승점을 끊지 못하면 우짜지..? 앙..괜히 한다고해서 사서  고생 중이닷.

이런 생각이 가득 했었다. 내 마음 아는지 모르는지 출발 신호를 알리는 총성이 울려 퍼지고 수많은 인파들이 마치 아프리카의 소때들이 지나가는 것처럼 우르르 달리기 행렬에 발을 맞추기 시작했다. 나도 어떨결에 따라 나섰지만,  어디로 가는지도 모른채 그들이 가는 곳으로  달렸다. 헥헥..숨이 가프다..ㅠㅠ 중간에서 쉬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았으나, 남편과 완주를 하겠다는 약속을 지키고 싶어서 끝까지 쉬지 않고 달렸다. 더디어 결승점이 눈앞에 보이자 젖먹던 힘까지 발휘해서 마지막 완주를 했다. 

16km 완주를 했던 필자와는 달리 남편은 여전히 달리고 있는 중이였다. 남편이 들어 오기를 기다렸다. 에디오피아 출신의 남자가 마라톤 경기의 첫번째로 우승자로 결승 테이프를 끊었다. 뉴스와 모든 미디어는 결승점을 끊었던 그에게  관심이 집중 되고 있는듯 했다. 

어느새 필자는 그리스인들과 하나가 되어 마라톤에 참여하신 분들을 격려하고 응원했다. 정말 그랬다. 선수 한 분이 들어 올때마다 손이 뿌셔지도록 박수를 쳤다. 그리고 내가 그날 배웠던 마술의 언어를 그들에게 해대기 시작했다. 그말은 바로...브라보였다.. 

브라보!! 브라보!! 다른 말은 몰랐다. -0-:::: 브라보만 줄창 외치면서 그들을 향해 진심으로 박수를 쳤던 한 동양인 여자를 본 마라토너들은 하이파이브를 신청 하는가 하면 또 어떤 분은  엄지 손가락을 치켜 들면서 마음에 든다는 신호까지 보냈다. 또, 어떤 잘 생긴 이탈리아 마라토너는 나를 향해 윙크를 날랐다..하하하 마음이 잠시 혼돈이 오기 시작했다..-0-;;; 이남자 미친거 아니야? 라고 생각이 들었지만 그냥 웃으면서 브라보!! 라고 해주었다. 이탈리아 남자들이 바람끼가 있다는 사실은 이미 들은 기억은 있었지만, 실제로 작업을 당하고 보니 황당했다. 하지만 만국의 공통어였던 그 브라보 덕분에 필자는 마라토너의 눈길을 더 받은 셈이 되고 말았다. 

한참이 지난 후...4시간 30초에 -_-;;; 남편이 결승점으로 들어 왔다. 남편과 같이 결승점을  달리면서 그를 향해 웃으면서 말했다.


자기야 . 힘내! 이제 다 왔어!

옆에서 뭐라고 쪼잘대는 아내의 말은 아랑곳없이 열심히 결승점의 테이프를 끊고 있던 남편이였다. 


나중에 남편이 한다는 말이..

난 숨이 가파서 죽을 지경인데.. 자꾸 말을 시키면 어떻게 해?

아..미안..난 몰랐잖나. ㅋㅋ그래도 완주한거 축하해. 자기 버킷 리스트 하나 완성했네.

응 고마워. 자기도 완주한거 축하해.


이렇게 우리 부부는 자축하는 분위기 속에서 그리스인들과 축제의 현장 속에서 하나가 되었다. 그리고 우리는 마라톤 경기를 통해서 서로 격려해주고 응원 해주면서 공감대를 형성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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