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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ds/Narin

친자식과 입양한 아이는 행동부터 다르다.

by Deborah 2010. 6. 9.

2008년도 5월에 에티오피아에서 입양한 사랑스러운 나린이.


어느 날 우리집 공주의 별명이 변하기 시작했다. 막내아들 가온은 나린을 부를 때마다 파프리카로 불렀다. 파프리카는 블루스 클루즈에서 등장하는 양념의 일종을 말하는 것이다. 왜 파프리카로 별명은 지었는가에 대해서 물어봤다.

"왜 나린이가 파프리카니?"
"엄만. 나린이 하는 행동이 파프리카 닮았어."
"뭣이?"

하하하. 가온은 나린이 파프리카처럼 톡 쏘는 맛을 지녔다고 생각했나 보다. 맵고 쏘는 그런 맛을 지니고 있는 파프리카. 나린이는 자신이 파프리카임을 인정했다. 그러면서 오늘은 엄마에게 주문을 외우듯 말한다.

"엄마. 파프리카 배고파."

파프리카 배고프다는 말은 자신이 배가 고프다는 말이다. 나린이가 제법 말을 잘한다. 그래서 오늘은 엄마를 손수 지도를 하기에 바빴다. 저녁 식사 준비가 바쁜 엄마를 불렀다.

"엄마. 빨리 와."
"왜 그래?"
"응. 아빠야. 아빠가 왔어."

아빠가 퇴근하고 왔으니 마중을 나가라는 신호였다. 마중을 나가려고 하는데, 웬걸. 하는 말이 가관이다.

"엄만. 여기 찰리 붙들고 있어. 내가 아빠 보고 올게. 나오면 안 돼."

저런. 날 보고 찰리가 밖으로 도망을 갈까 봐 붙들고 있으라고 불러댄 것이다. 이렇게 자신의 의사를 밝히기를 잘하는 나린은 오늘도 끊임없이 사랑을 표현하고 사랑을 받기를 원했다.

입양을 하면서 겪었던 가장 큰 문제점으로 대두된 것이 있었다면, 아마도 사랑에 대한 그들의 생각이 우리 아이들과는 아주 다르다는 것이었다. 이 아이들은 늘 사랑에 목마른 사람처럼 꼭 사랑을 확인한다. 특히 우리 가온은 늘 이런 말을 한다.

"엄마는 가온이 사랑하지? "
"그럼 가온이 사랑하고 나린이 그리고 한울이, 아라도 사랑해."

2002년도 6월에 한국에서 입양을 했던 막내아들 가온이. 


이렇게 말해주면 가온은 자신만이 특별한 사랑을 받기를 원했던 마음이 사그라든다. 엄마는 모두를 사랑한다는 말에 조금은 서운한 눈치가 보인다. 그래도 가온이는 엄마 사랑을 더 많이 받기를 원했다. 처음 나린을 집으로 데리고 온 날은 나린이를 많이도 꼬집기도 하고 몰래 때리기도 했었다. 야단을 쳐도 말을 듣지 않았다. 그런 가온이가,  나이가 한 학년 올라 가더니 좀 점잖아진 것 같고 이제는 나린이를 잘 챙긴다. 그것도 기분이 좋을 때만. 기분 나쁠 때는 알잘 없다.

또 하나의 입양을 하면서 느낀 점이라면, 입양을 두 아이를 하다 보니 마치 두 아이는 서로 간에 뭔가 모르는 동질성에 끌리는 부분이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그래서인지, 나린이 아프면 제일 먼저 와서 염려하고 걱정해주는 아이도 바로 가온이다. 가온이는 나린이를 사랑할줄 아는 아이고, 나린이가 오빠처럼 따르는 정말 좋은 오빠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둘은 서로에 대해서 많이 이해를 하면서 성장할 것이다.

아라와 한울은 생물학적으로 나의 유전자를 가지고 있는 아이들이다.



그런 반면에 생물학적으로 핏줄인 나의 두 자녀는 한울이 그리고 아라인데, 이 아이들은 행동하는 것도 좀 다르다. 입양을 한 아이들을 친 동생처럼 생각하고 행동할 때도 있지만, 단결을 하려고 하면 늘 둘이서만 붙어 다닌다. 즉 핏줄이 끌린다는 말이 맞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나린은 한울이와 늘 싸운다. 나이가 많은 오빠를 이기려고 하는것도 무모한 짓이지만, 늘 싸우면 상처를 받는건 나린이라는 점도 나린이는 잘 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빠와 경쟁의식으로 대한다는 것이다. 

아직 나린이는 자신이 입양했다는 사실을 모른다. 5살이 되면 알려주려고 한다. 우리 가온도 5살 때 알려준 기억이 난다. 그래서 이젠 자연스럽게 그런 입양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 때로는 고집 피우듯이 엄마 가슴에 못을 박아 대는 가온의 행동이 얄미울 때도 있다.

"엄마는 날 미워해. 엄마는 날 사랑하지 않아."

이런 말은 정말 독을 품은 언어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자신이 원하는 걸 엄마가 주지 않았을 때 늘 이런 식으로 말한다. 그러면 타임아웃을 시켜서 혼자 있게 한다. 그리고 반성을 할 기미가 보이면 기회를 준다. 반복되기도 하지만, 그래도 좋다. 우리 아이들은 늘 내 가슴으로 품어야 하는 자식이기에 어느 누구도 아프지 않은 자식은 없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 우리 아이들이 나중에 성장해서 나 자신을 사랑하듯 주변에 있는 사람들을 사랑한다면, 분명 그들의 삶은 아름다울 것이라는 결론이 내려진다.


내가 지금 해야 할 일은 올바른 가치관이 성립될 수 있도록, 이들에게 하나님 말씀과 사랑을 제대로 전달될 수 있도록 늘 가르치고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지도하는 것이 큰 일이라고 생각한다. 누구나 다 사랑을 받기 위해서 태어난다. 하물며 하루를 살다가는 하루살이도 사랑을 나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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