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ddle school bullying: 미국 중학생들의 왕따를 목격하다.
그 꽃이 다른 세상의 꽃들과 다르다고 해서 차별해서는 안된다.
누군가에게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꽃일테니까.
You should not discriminate because the flowers are different from those of other worlds.
뭐든 적당히 넘치지 않을 정도만 하면 되는 줄 알았다.
뭐든 그냥 눈에 튀지 않고 평범하게 지내면 되는 줄 알았다.
뭐든 남들 눈에 오래도록 기억되는 사람이 아니면 되는 줄 알았다.
뭐든 그냥 그렇게 하루를 주어진 그날 일을 마치기만 하면 되는 줄 알았다.
그런데.. 문득 이런 생각의 조각들이 하나,둘씩 머리를 스쳐 지나가고 있었다. 이틀전 중학교 3학년 수학과목 교사로 와 달라는 연락을 받았다. 나름 인터넷을 검색해서 요즘 미국의 중3 수학 교과서 내용들이 어떤지도 살펴봤다. 원래 대체교사직이란 그렇다. 원 과목의 선생님을 대신하는 일인지라, 대게의 경우는 자습시간들로 이어졌다. 내가 하는 일은 조용히 자습을 시키고 수업시간을 아무 탈 없이 아이들을 보살피것이 주된 업무였다.
이번 아이들은 골탕을 먹이려고 작정한 것 같은 장난끼의 눈빛으로 나를 바라봤다. 나의 간략한 소개를 하고 자습을 시키고 있는데 옆좌석 친구와 계속 말을 주고 받길래 한마디 해주었다.
너희들은 왜 선생님이 다 아는 문제지를 풀라고 하는지 아니? Do you know why the teacher asks you to solve a work sheet problem that you already know?
그건 이런 과정들이 나중에 직장생활을 하게 되면 큰 도움이 되는 일이야. 상상해봐. 너의 선생님이 직장의 보스라고. 보스가 너에게 일을 맡긴거야. 근데 넌 일을 하기 싫어서 안하잖아. 그럼 현실 에선 넌 당장 해고감이야. 그러니 좋은 연습을 한다고 생각하고 문제지를 풀어 보렴.
물론 머리 회전이 빠른 아이들은 눈치껏 했지만, 아직 철이 없는 아이들인지라 장난치고 노는것이 더 좋았던 모양이다. 그래서 문제를 일으키는 아이는 옆반으로 보냈다. 이렇게 1교시 수업이 끝이났다. 문제는 마의 5교시 수업이였다. 이반의 인원수도 압도적으로 많은데다 대체적으로 말하기를 좋아하는 눈치였다. 문제지를 이해를 못해서 못하겠다고 가르쳐 달라고 손을 드는 아이가 있었다. 직접 문제지를 푸는 방식을 차근히 설명을 해주고 보니, 반에서 제일로 똑똑한 아이였다. 이 아이는 선생님의 수학실력을 테스트를 한 것 같다. ㅎㅎㅎㅎㅎㅎㅎ
하하하 대체교사직을 많이 다녔지만 이렇게 실력테스트까지 받을 줄은 꿈에도 몰랐었다. 정말 웃고 넘어가야하는 그런 상황일 수밖에..
아이들끼리 주고 받는 대화내용을 들어보니 도저히 안될것 같아서 한마디를 해줬다.
지금이 성교육 시간이 아니잖니? 그리고 옆에 있는 남학생도 임신은 남자와 여자일때만 할 수있다는 정도는 알거야. 만약 그 상대가 동성애자라면 임신을 할 수가 없다는거지. 그만하자. It's not time for sex education, is it? And even the boys next to you know that pregnancy is only possible when you're a man or a woman. If he's gay, he can't get pregnant. Let's stop this conversation.
이말이 끝나자마자, 그 반의 학생들은 한 아이에게 주목하고 말했다.As soon as it was over, the class paid attention to one child and said.
선생님. 쟤 동성애자 인데요? Teacher. He's gay.
뭐?? What?
지목 받은 그 아이를 향해서 전체의 시선이 집중되면서 큰소리로 웃기 시작했다. 나의 한마디 발언으로 이렇게 한 아이가 놀림을 받고 있었다. 얼굴이 발갛게 달아 오르고 시선을 바닥에 떨어트리고 있었던 그 아이에게 다가 가서 한마디 해줬다.
미안해. 선생님이 실수를 했구나. 괜찮니? I'm sorry. I made a mistake. Are you okay?
선생님 이런일을 너무 많이 당해서 괜찮아요. 그리고요. 저 동성애자 아니에요. It's okay because I've been through so many things like this, teacher, and I'm not gay.
응 그랬구나. 그럼 고개들고 당당하게 있어야지. 괜찮아. 내가 놀리는 녀석은 혼내 줄게. Yes, I see. Then you have to stand still. It's all right. I'll kick out the guy who teases you.
이렇게 반아이들이 특정한 아이를 놓고 놀리는 상황을 그대로 볼 수가 없었다. I couldn't allow them fooling around with a particular child like this.
지금 니네들이 이 학생에게 한 짓이 뭔지 알아? 그걸 왕따라고 하는거야. 조용히들 해. 한번더 웃고 놀리면 교무실 교장실로 가는 줄알아! Do you know what you've done to this student? It's called bullying. Keep quiet. If you laugh and tease him again, you'll go to the principal's office!
이렇게 큰소리로 엄포를 주는 말을 했더니 수업시간 종이 끝날때까지 무사히 넘어 갈 수가 있었다. 다른 반으로 이동하려는 왕따를 받았던 그아이와 이야기를 잠시 나누고, 마지막으로 꼬옥 안아주고 다독거려줬다. 선생님이 너의 마음을 다 이해 해주지 못해서 미안하다고 말해주고 싶었다.
문득 이런 생각이든다. 부모님들은 자신의 아이가 학교에서 동성애자라고 왕따를 당하는 아이의 마음을 알기나 할까? 물론 그 아이는 부모에게는 말하지 않는 비밀로 마음속의 짐처럼 매일 하루를 그렇게 일상적인 일처럼 학교를 다녀야 하는지도 모른다.
어떻게 그날 중학교 수업이 끝이 난건지도 모를정도로 머리가 아파져 왔다. 그리고 왕따를 당했던 그 남학생의 슬픈 눈이 그날 남은 하루의 그림자처럼 따라 다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