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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ds

중요한 시험을 본 아들에게 했던 말

by Deborah 2011. 5. 17.
오늘은 큰아들 한울 학교에서 중요한 시험이 있는 날이었지요. 노스캐롤라이나는 EOG(END-OF-GRADE)시험을 봅니다. 학교로서는 아주 중요한 시험이죠. 즉 한국말로 해석을 해보면 기말고사라고 하면 될 것 같네요. 그런데 위의 시험이 학교 자체 평가를 한다는 점이 좀 색다르다고 할 수 있겠어요. 노스캐롤라이나에 있는 중학교가 다 참여하는 시험이라고 합니다. 학교 측에서 연락이 왔더군요. 학부모가 학생들 시험관이 되어 줄 수 없겠느냐는 것이었지요. 필자는 어린 나린이가 있어 시험관을 못 한다고 이야기를 했지요. 한울이는 그 말에 서운함이 가득했습니다. 그런 한울이가 오늘 시험을 본 거에요.

"한울아..사랑해.. 시험은 어땠어? 잘 본 거야?"
"음. 엄마 나를 사랑하신다면 시험에 대해서 묻지 마셔야죠."
"뭐?"

갑자기 아들이 한 말에 당황하고 말았지요. 방과 후가 되어 아이를 픽업하면 늘 해주는 말이 사랑한다는 말이었는데요. 오늘은 사랑한다는 말과 함께 시험 성적을 물어봤더니 반응이 별로 좋지 않습니다. 한울의 반응을 지켜보던 큰누나인 아라가 말했어요.

"한울이 ..너 .. 시험 잘 못 봤지?"
"아니야. 시험 문제는 쉬웠어."
"그런데..반응이 왜 그래?"
"엄마가 사랑한다고 해 놓고선 시험을 잘 봤느냐고 물어 보니까 그랬지."

앞으로는 사랑한다는 말만 해야겠어요. 사랑한다는 말 해놓고선 뒤에 연결되는 말이 마음에 들지 않으니 이런 심술도 부리는군요. 사랑한다면 그런 건 묻지 마세요. 라고 말했던 아들이 어느새 많이 컸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아마도 시험 스트레스가 많이 쌓였나 봅니다. 그렇다 보니 시험에 관련된 이야기를 하면 반응이 좋지 않군요.

나중에 한울이 기분이 풀어졌을 때, 한마디 해줬지요.


"아들아..널 사랑하니까, 엄마는 모든 것이 궁금한 거야. 즉 관심인 거지. 관심이 없다면 사랑이라고 말할 수 없잖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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