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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ing in America

외국에서 운전하다 겪은 황당한 일.

by Deborah 2011. 2. 3.
운전하다 보면 때로는 사고도 나고 또는, 사고를 낼 때도 있지요. 오늘은 외국인과 겪었던 황당한 운전에 관련된 이야기를 나누어 볼까 합니다.

한국 미장원에 들러서 부탁한 설문지를 받아서 주차장을 빠져나왔어요. 그리고 길거리로 빠져나가려고 일단, 교통이 분주한 거리인지라, 어느 정도 차가 빠져나가기를 대기하고 기다렸지요. 그런데, 달려오던 차가 필자의 차 범퍼를 스쳐 지나갔습니다. 사고를 낸 차는 앞에서 멈춰 섰고, 흑인 아저씨가 차에서 내리더군요.

"아줌마..차를 이렇게 앞으로 많이 빼어 놓으니까, 내가 범퍼를 부딪칠 수밖에 없잖아요. 아줌마 과실이에요."
"뭐라고요? 당신이 내 차를 들이 받아잖아요."
"어쨌든 아줌마 잘못이에요. 아줌마가 차를 그렇게 도로 가까이 대기하고 기다리는 것이 잘못됐다고요."

정말 사람을 잡더라고요. 필자가 잘못했다고 하면서 내 과실이라고 계속 우기는 거에요. 남편한테 연락했죠.

"자기야. 저기 흑인 아저씨가 내차 앞에 범퍼를 부딪혔는데.. 저 아저씨는 내 잘못이라고 자꾸 우긴다."
"뭐야.. 들이받은 사람이 잘못이지. 자긴 잘못 없어. 그러니까.. 경찰 올 때까지 기다려."
"지금 어디 가야하는데.. 시간이 얼마 안 남았어. 어쩌지.."
"당신이 알아서 처리 해.. "

남편은 알아서 처리하라는 말만 했고, 필자는 그 당시 어디를 급하게 가야 했어요. 그런데 이상하게 사고를 낸 흑인 아저씨는 전화통을 붙들고 계속 시간만 끌고 있는 겁니다.  속이 상했지요.
"아저씨..지금 앞에 범퍼 조금 그런거니까.. 그냥 봐 줄 테니 다음부터는 그러지 마세요."
"아줌마가 잘못 했다니까..난 잘못 없어."
"음..지금 급히 가야 할 곳이 있어서 그냥 가는 걸 고맙게 생각해요."

이쯤 이야기를 했으면 알아들었을 것인데도, 흑인 아저씨는 무조건 나의 잘못이라고 우겨대고 있었습니다. 무조건 우기면 다 된다는 식으로 보였고, 내가 여자라는 점을 이용한 것인지도 모른다는 생각마저 들게 했지요. 볼일을 보고 집으로 왔어요. 그런데 남편이 난리가 난 거에요.

"자기 정말 멍청하다. 거기에서 경찰이 올 때까지 기다려야지. 그냥 오면 어떻게 해.. 차 앞에 범퍼도 우리 돈으로 다 해야된다.. 아..또, 돈 들어가게 생겼네.."

남편은 멍청하다고 말하면서, 왜 경찰을 기다리지 않았냐는 식으로 따져 물었지요. 필자로선 급한 일이 있었기에 그럴 수 밖에 없었다고 말을 했지만, 도저히 이해가 안 간다는 식으로 남편은 말했어요. 정말 운전하다가 이런 경험은 처음 있는 일인지라, 너무 당황도 되었고요. 특히 흑인 아저씨 우락부락한 모습 때문에 기가 눌린 것도 사실이랍니다. 뭐 필자의 잘못이 많이 있는 부분도 있고요. 문제는 흑인 아저씨의 태도가 정말 기분 나빴다는 겁니다. 외국에 사시면서 운전 경험 하신 분 중에서 저처럼 이런식으로 대처하는 분은 없을 거에요. 이런 식으로 경험을 해보니, 별사람을 다 겪는 것 같네요. 참... 그래요.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전화 번호라도 교환하고 했으면 좋았는데, 그러지 않고 끝까지 버틴 것은 아마도 내가 그렇게 물러 나기를 바랐는지도 모르겠네요. 결국, 그 사람이 원하는 데로 해주고 말았으니, 이런 황당한 일이 또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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